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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증세 논란에 앞서 세출 줄일 방법부터 강구하라

중·고소득자에 대한 세부담 강화를 골자로 한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특히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이번 세제개편안은 중산층에 대한 세금폭탄’이라며 입법 과정에서 대폭 수정을 다짐하고 있다. 우리는 정부의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소득세제를 소득공제 위주의 감면 방식에서 세액공제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향은 맞지만, 그로 인해 봉급생활자와 중산층 세부담이 지나치게 늘어나지 않도록 세심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논란이 되고 있는 소득세제는 국회에서 과도한 세부담 증가가 특정 계층에 집중되지 않도록 수정하면 그만이다.



 문제는 정부나 정치권이 주장하는 세제개편이 어떤 방식으로 추진되든 각종 복지재원을 충당하기에는 세수(稅收)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그대로 시행되더라도 2017년까지 더 거둘 수 있는 돈은 총 8조1700억원에 불과하다. 정부가 대선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잡아놓은 국세수입 확충 목표인 48조원에는 한참 못 미친다. 여기다 여야 정치권의 주장대로 중산층의 세부담 증가를 완화한다면 국세청이 아무리 이 잡듯이 세금을 쥐어짜도 세수부족액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부자감세 철회’와 ‘고소득자·대기업에 대한 과세 강화’를 통해 세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공약가계부에서 밝힌 대로 ‘지하경제 양성화’와 ‘각종 비과세·감면제도의 정비’를 통해 세수 증대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어느 쪽이든 누군가의 세금을 더 걷자는 사실상의 증세(增稅)인 셈인데, 더 걷겠다는 세액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도 희박하거니와 실현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는 게 문제다. 더구나 특정 계층의 세부담은 늘리지 않으면서 어떻게든 세금은 더 걷어야 한다는 것이니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다.



 정부와 정치권이 이런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진 근본 원인은 지출은 따지지 않고 세금을 더 거둘 생각만 하고 있는 데 있다. 지난 대선에서 여야는 너나없이 경쟁적으로 복지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런데 막상 복지지출을 늘리자니 어떻게든 세금을 더 걷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이 판에 여야는 재원마련 방안조차 없는 각종 재정지출사업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만 국가재정이 들어가야 하는 ‘재정수반법률’이 모두 1700여 건(재정소요액 175조원)이나 발의됐다. 올해 세수도 목표치보다 20조원이나 부족하다는데 여기다 온갖 선심성 재정지출 법안을 줄줄이 내놓은 것이다. 일단 돈 쓸 곳부터 정하고, 재원 마련은 세금을 더 걷든지, 아니면 나랏빚으로 충당하면 된다는 배짱이다.



 세수가 부족하면 세금을 더 걷기보다 우선 지출을 줄이는 방안을 찾는 것이 정도(正道)이고, 세금 내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중산층에 대한 세금폭탄’이니 ‘사실상의 증세’니 하는 논란에 앞서 재정지출을 줄일 방도부터 강구하는 것이 순서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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