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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경고 … 박근혜 2기 친정체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왼쪽)이 임명 첫날인 5일 서울광장에서 장외투쟁 중인 민주당 김한길 대표를 만나고 있다. [김형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2기 청와대’ 개편은 시기와 폭으로 볼 때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박 대통령은 취임 162일 만인 5일, 비서실장을 포함해 참모진 5명을 바꿨다.

취임 162일 만에 초강력 처방

비서실장에 김기춘 전 법무장관을 임명한 것을 비롯해 ▶정무수석 박준우 전 EU(유럽연합)·벨기에 대사 ▶민정수석 홍경식 전 법무연수원장 ▶미래전략수석 윤창번 전 하나로텔레콤 대표 ▶고용복지수석 최원영 전 복지부 차관을 새로 기용했다. 야당에서조차 “개인비리 때문인지, 정국에 대한 책임추궁인지 밝히라”며 어리둥절해할 정도였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하반기에 보다 적극적인 정책추진과 새로운 출발을 위해 새 청와대 인선을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편은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우선 한 번 쓴 인사는 계속 믿고 써온 박 대통령의 오랜 인사 스타일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측근들도 평소 스타일을 벗어난 신속성과 인사 폭에 놀라고 있다”며 “인선이 말 그대로 전광석화처럼 이뤄졌다”고 했다.

 역대 청와대 개편과 스타일도 달랐다. 과거 정권 초 청와대 개편은 주로 여론과 정쟁에 떠밀려 이뤄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쇠고기 파동으로 인한 ‘촛불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정권 출범 117일 만에 류우익 실장과 수석비서관 대부분을 바꿨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당시 집권당이던 민주당과 야당이던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이 ‘386참모’들의 전횡을 문제 삼자 집권 6개월여 만에 청와대 개편으로 응수했다. 하지만 이번엔 정치권의 개편 요구가 거세지 않았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이 스스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수석들을 교체하는 ‘선수’(先手)를 쳤다. 선제적 개편을 함으로써 청와대는 물론 공직사회 전반에 긴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일 못하면 교체’ 메시지 담아

 박명호(정치학) 동국대 교수는 “정치공세에 밀려서가 아닌데도 스스로 자신이 인선한 수석 을 대거 교체한 것은 첫 인사에 대한 반성의 의미이자 동시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교체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로 볼 수 있다”며 “공직 사회에 상당한 긴장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1기 인사’ 실패에 대한 소회를 여러 번 털어놨었다. 지난달 10일 언론사 논설실장단과 만나 “전문성을 가진 인물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또 아닐 수가 있다. 참고로 했다 또 기회가 되면 적합한 자리로 변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교체된 수석들 중 상당수가 업무능력이나 장악력 등에서 기대에 못 미치거나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은 터여서 박 대통령의 실망과 불만이 이번 개편의 1차적 요인이 됐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박 대통령은 ‘2기 청와대’를 친정체제로 구축함으로써 민생 안정과 경제 살리기 등 하반기 국정운영에 드라이브를 걸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자신의 멘토이자 오랜 측근인 김기춘 전 법무장관을 비서실장에 임명하고 정무수석(박준우)에 정치 경험이 전무한 직업 외교관 출신을 발탁하는 ‘깜짝 카드’를 선보인 것도 이런 맥락이다.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은 “대통령이 참모진에 대한 파악이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이번 개편은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일을 하기 위한 시스템 정비”라고 말했다.

경제·민생 정책 드라이브 의지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경륜과 능력을 갖춘 전문가들로 박근혜정부의 국정 기조에 맞게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적합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언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번 인사는 시대착오적”이라며 “능력과 상관없이 측근을 포진시켜 국정을 장악하기 위한 대통령의 의도인가”라고 비난했다.

 남은 문제는 후속 개편으로 이어질 것이냐다. 이정현 수석은 “장관 인사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향후 국정운영의 향배에 따라선 연쇄 개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글=신용호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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