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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박근혜 멘토'에서 당·정·청 컨트롤 타워로

2005년 7월 19일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왼쪽 둘째)이 여의도연구소장에 임명된 김기춘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 셋째)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당시 여의도연구소 제2부소장에 임명된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박 대통령, 김 실장, 당시 여의도연구소 제1부소장이 된 서병수 새누리당 의원. [뉴시스]

박근혜정부의 ‘2기 청와대’를 이끌어갈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 집안과 인연이 깊다. 서울대 법대 재학 시절 김 실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이름을 본떠 이름 붙인 ‘정수장학회’의 1기 장학생이었고 이후엔 이 장학회 동창회 격인 ‘상청회’의 회장으로 활동했다. 공안검사 시절이던 1974년 8월엔 문세광의 육 여사 저격사건을 맡아 끈질긴 수사 끝에 범인의 자백을 받아내기도 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이 1979년 서거하기 직전에는 청와대 법률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유신헌법을 민주적으로 완화하고 후임자에게 정권을 넘겨주기 위한 작업을 돕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1979년 2월 (박 전 대통령의 퇴임 작업을 위한) 실무팀이 구성됐으나 박 전 대통령이 돌연 서거하면서 문서화한 ‘작품’ 하나 만들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고 술회한 적이 있다.

 전임 허태열 비서실장에 이어 김 실장도 2대에 걸쳐 부녀 대통령을 보좌한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 더해 김 실장의 사위인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당선인 시절 대통령직인수위 고용복지분과 인수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런 오랜 인연과 박 대통령의 신뢰가 깊다는 점이 비서실장 발탁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정치에 들어온 이후에도 ‘멘토’로서 관계를 이어왔다.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땐 캠프 법률지원단장을 맡아 도왔고 원로 자문그룹인 ‘7인회’의 핵심으로 박 대통령에게 정치적 조언을 해왔다. 그의 비서실장 발탁에 대해 새누리당에서 “추진력과 장악력을 강조한 인사”(조원진 의원)란 평가가 나온 것도 이런 맥락이다. 김 실장도 이날 임명 발표 직후 기자들에게 “국민 모두가 골고루 잘사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계시는 우리 대통령님의 국정구상, 국정철학이 차질 없이 구현되도록 미력이나마 성심성의껏 보필할 각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하반기 국정운영의 중심을 민생안정과 경제 살리기에 두고 있는 걸 감안할 때 신임 김 실장은 청와대 살림을 책임질 뿐 아니라 각 부처와 청와대를 조율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의 후견인에서 실질적으로 당·정·청을 아우르는 사령탑의 역할을 하게 됐다. 박 대통령이 허 전 실장(68세)보다 고령(74세)임에도 불구하고 그를 비서실장에 임명한 것도 그의 업무능력과 검찰총장·법무부 장관과 3선 국회의원을 지내며 쌓은 경륜을 높이 사 청와대 참모진을 독려하면서 안정적으로 당·정·청을 이끌어갈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김 실장은 법과 원칙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과 같은 원칙론자로 꼽힌다. 공안검사 시절엔 원칙을 중시하는 업무처리로 ‘미스터 법질서’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검찰총장에서 물러나 장관이 되기 전까지 공직을 갖고 있지 않을 때도 자택에서 정장을 차려입고 안방에서 서재로 출근한 일화가 회자될 정도로 원칙을 중시하는 완벽주의자로 통한다.

 하지만 공안검사 출신인 김 실장의 청와대 입성으로 ‘2기 청와대’가 원칙을 앞세운 강경 일변도로 나갈 걸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번에 함께 청와대 참모가 된 홍경식 민정수석 또한 같은 경남 출신에 공안통 검사 출신이다. 홍 수석의 인선에 김 실장의 추천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역시 검찰 출신인 정홍원 국무총리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 또한 김 실장의 인맥으로 분류되고 있어 경우에 따라선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정 총리는 김 실장의 경남중 후배고, 황 장관은 김 실장과 같은 공안검사를 지냈다.

허진 기자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경남 거제(74) ▶경남고·서울대 법대 ▶고등고시 사법과(12회) ▶검찰총장 ▶법무부 장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15~17대 의원 ▶국회 법사위원장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 초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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