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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 출신 정무수석 발탁 … 국정·여의도 분리 신호

박준우 정무수석(左), 홍경식 민정수석(右)
‘박근혜 2기 청와대’ 깜짝인사의 하이라이트는 박준우 신임 정무수석이다. 그간 정무수석은 전·현직 의원 등 정치권 인사나 언론인들이 주로 맡아왔다. 여의도 국회와의 소통이 정무수석의 주요 역할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수석은 정치권과는 거리가 먼 외교 관료 출신이다. 외시 12회인 박 수석은 일본을 담당하는 외교부 동북아 1과장과 주중 대사관 공사참사를 지낸 아시아통이다. 싱가포르 대사와 주벨기에·유럽연합(EU) 대사를 지내며 차관 인사 때마다 하마평에 오르내리던 외교부 내 선두주자 중 한 명이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대학 동기(서울대 법대 72학번)인 박 수석은 한때 주독일 대사 후보로도 물망에 올랐었다.

 박 수석의 인선 배경에 대해 청와대는 “뛰어난 협상력과 정무적인 판단력을 갖춘 분으로 평가됐다. 대사 재직 시에는 탁월한 외교 역량을 보였고, 정무수석으로서 새로운 시각으로 역할을 해낼 것”(이정현 홍보수석)이라고 설명했다. 외교가에서도 박 수석의 정무적 판단능력과 협상력을 평가하는 사람이 많다. 외교가에서는 “소신이 강하고, 부지런히 사람을 사귀고 인맥이 넓다. 소통하고 대화하는 스타일”이라고 기억했다. 한 대사급 외교관은 “직업 외교관이었지만, 폴리티컬 센스(정치 감각)가 있는 관료였다”며 “외교관 출신이 정무수석으로 가는 게 뜻밖이긴 하지만 오히려 더 잘 맞는 길을 찾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과장급의 한 외교관도 “자기 관리에 철저하고 빈틈없는 일 처리로 부하 직원들을 장악하는 카리스마가 있다”며 “보스를 잘 보필하며 때론 악역도 마다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그는 두 차례 청와대 근무 경험(1987~90년, 96~97년)도 있다.

 박 수석이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건 주 벨기에·EU 대사 시절이던 2009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유럽을 방문한 박 대통령을 현장 영접한 이가 박 수석이었다. 그래서 “박 대통령이 이때 박 수석의 꼼꼼한 업무 스타일을 눈여겨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앞서도 특사 방문 때 만난 주오스트리아 대사(현 새누리당 심윤조 의원)와 모로코 대사(주철기 외교안보수석)를 발탁한 적이 있다.

 하지만 외교관 출신을 야당을 상대하는 정무수석에 임명한 걸 놓고 다른 해석도 나온다. 앞서 새누리당이 ▶대야관계가 좋은 ▶재선급 정치인을 추천했음에도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은 걸 놓고 여야 간 협상이나 대 국회 관계의 창구는 새누리당이 맡고 청와대 정무수석은 정무적 판단이 요구되는 국정 전반의 업무를 맡기는 것으로 새롭게 역할규정을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수도권 출신의 한 새누리당 의원은 “야당과 협상과 거래가 가능한 노련한 정무적 감각이 필요한 자리에 의외의 인선을 한 걸 보면 야당이 더 열받을 인사”라고 꼬집었다.

 박 대통령이 자신의 사람을 앉혀 ‘박근혜식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게 아니냐는 진단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친박계 한 중진 의원은 “박 대통령이 국정원 댓글 국정조사 등의 이슈로 시간을 보내는 걸 마뜩잖아 하며 관료 출신을 정무수석으로 보내 정치권에 일종의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오늘 발표는 이정현 홍보수석의 정무수석 겸직으로 들린다”며 “집권 5개월 만에 범(汎)친박계에서 친(親)친박계로, 국민들에게 절망을 떠올리게 했다”고 비판했다.

권호·정원엽 기자

박준우 정무수석

▶경기도 화성(60) ▶중동고·서울대 법대 ▶외시 12회 ▶대통령 외교안보수석실 국장 ▶주중참사 ▶주싱가포르 대사 ▶주벨기에·EU 대사

홍경식 민정수석

▶경남 마산(62) ▶경복고·서울대 법대 ▶사시18회 ▶법무부 법무실장 ▶대검 공안부장 ▶법무연수원장 ▶서울고검장 ▶광장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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