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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선고, 9일 하느냐 마느냐 … 막판 복잡한 수읽기

최태원
종착점으로 향해가던 최태원(53) SK그룹 회장의 항소심 공판이 막판 돌출 변수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항소심 공판에서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던 김원홍(52) 전 SK해운 고문이 지난달 말 대만에서 체포돼 송환절차를 밟고 있어서다.

 지난 4개월여간 17차례의 공판기일 끝에 오는 9일 선고공판만을 앞두고 있던 터라 사건 관계자들은 ‘김원홍 변수’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복잡한 수읽기에 들어갔다.

 먼저 크게 두 가지 경우의 수가 있다. 선고공판을 연기하느냐, 안 하느냐다.

 최 회장 측이 가장 먼저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5일 담당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문용선)에 변론재개 신청서를 제출했다.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횡령 사건을 기획하고 주도한 것은 김 전 고문”이라고 주장했던 만큼 당연한 수순이라는 평가다.

 재판부 입장에서는 이미 김 전 고문의 증언이 없는 상태에서 다른 심리를 마치고 변론을 종결하고 선고 일정까지 잡은 만큼 절차상으로는 강행해도 큰 무리가 없다. 사실 재판부는 “이 사건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김 전 고문이고 그 다음이 최 회장과 함께 기소된 김준홍(47)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라고 수차례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그의 행태나 해외에서의 주장 등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새로운 증인신문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실체적 진실을 밝힐 만큼 충분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는 부담이 생긴다. 핵심 인물의 신병이 확보됐는데도 심리를 하지 않은 채 결론을 내린다면 부실한 심리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변론을 재개해도 문제가 적지 않다. 올해 초 구속수감된 김 전 대표는 오는 10일, 지난 1월 말 1심에서 징역 4년 선고와 함께 법정구속된 최 회장은 9월 말로 법정 구속 기간(최장 8개월)이 만기가 돼 풀려나게 된다. 불구속 상태에서 방어권 행사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대만에서 체포된 김 전 고문의 송환절차 협의가 지지부진해지면 김 전 대표에 이어 최 회장까지 석방된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해야 할 수도 있다. 법관 출신의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이 정도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민감한 사건에서 구속 상태였던 피고인을 풀어주고 재판을 진행한다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재판부로서도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김 전 고문의 송환 시기다. 현재 법무부는 대만 사법당국과 조속한 송환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하지만 대만과 우리나라는 국교 단절로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돼 있지 않다. 대만 정부가 강제 추방해야 신병 확보가 가능하다. 지금으로선 오는 9일 선고 공판 이후 들어올 공산이 크다. 그러나 강제 추방의 경우 해당 정부가 결정하면 2~3일 내로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조기 송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변론 재개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만약 재판부가 변론을 재개하고 김 전 고문을 증인으로 채택하면 어떤 증언이 나올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김 전 고문이 “내가 최 회장을 속이고 횡령 사건을 주도했다”고 밝힌다면 최 회장 측은 적어도 1심에서 선고된 4년보다는 형량이 줄어들기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 최 회장 측은 거짓 주장을 수차례에 걸쳐 번복한 점 등으로 인해 양형에 더 큰 불이익을 받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박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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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