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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번홀 그린에서 해방감 느꼈다" … 환한 얼굴 박인비

브리티시 여자오픈 마지막 라운드를 마친 뒤 언론과 인터뷰하는 박인비. 그랜드슬램 달성에 실패했지만 밝은 얼굴로 “4라운드를 끝내고 이 자리에 선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사진 KB금융그룹]

박인비(25·KB금융그룹)는 72번째 홀을 마친 뒤 새하얀 미소를 지었다. 4개 메이저 대회 연속 우승(그랜드슬램)의 대기록은 물거품이 됐지만 그의 표정은 오히려 편안해 보였다. 박인비는 “18번 홀 그린에 선 순간 해방감이 느껴졌다. 엄청난 중압감 속에서 4라운드를 무사히 마치고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 기쁘다”고 했다.

 5일 오전(한국시간)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인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 그랜드슬램에 도전한 박인비는 6오버파 공동 42위로 아쉬운 도전을 마쳤다. 그러나 경기를 마친 뒤 갤러리와 취재진으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박인비는 지난 한 주 골프를 하면서 가장 길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1930년 보비 존스(1902~71) 이후 누구도 넘보지 못했던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면서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박인비는 “세상의 모든 눈이 나를 쳐다보는 것 같은 엄청난 중압감을 느꼈다”고 했다. 평소처럼 대회를 준비하는 건 불가능했다.

 1라운드부터 컨디션이 정상은 아니었다. 후반부터 샷이 흔들리며 실력 발휘를 못했다. 스윙에 대한 불안감은 퍼팅감까지 흔들었다. ‘퍼팅 머신’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3퍼트를 8개나 했다. 올 시즌 한 라운드 평균 28.52개를 기록했던 퍼트 수는 35.75개로 치솟았다. 그러나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 동행한 심리 코치인 조수경(44) 박사와 함께 이 상황을 훈련처럼 받아들이기로 했다. 박인비는 “최종 라운드 첫 홀에서 4퍼트, 더블보기를 하고 나서는 힘이 빠졌다. 선두와 큰 차이가 날 때 동기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며 “이런 중압감과 부담감 속에서 경기했던 경험이 내 골프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박)인비는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했다. 때문에 실패가 아니라 성장한 한 주를 보냈다”고 했다.

 8언더파로 우승한 스테이시 루이스(28·미국)도 박인비의 한 주에 찬사를 보냈다. 루이스는 “메이저 4연승은 이루지 못했지만 박인비의 메이저 3연승은 다시 나오기 어려운 대단한 기록”이라며 “박인비는 US오픈에서 메이저 3연승을 한 뒤 부담스러울 정도의 관심과 매일 똑같은 질문을 받았다. 그러나 그것을 잘 이겨냈다”고 말했다.

 12번 홀까지 3타 차 단독 선두였던 최나연(26·SK텔레콤)과 박희영(27·하나금융그룹)은 막판 집중력 저하로 6언더파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J골프, 위성채널 시청률 1위=골프전문채널 J골프가 생중계한 리코 브리티시 여자오픈의 마지막 날 라운드가 위성채널 스카이라이프 151개 전체 채널 중 일일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5일 시청률 조사기관인 AGB닐슨 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이 대회 1~4라운드의 평균 시청률은 1.07%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LPGA 투어 역대 대회 중 최고의 평균 시청률인 종전 0.840%를 크게 앞질렀다. 특히 최종 라운드가 진행된 4일 오후 11시15분대에는 순간 시청률이 3.52%까지 치솟았다.

세인트앤드루스=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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