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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전시작전권 전환 재연기

중앙일보와 한겨레 사설을 비교·분석하는 두 언론사의 공동지면입니다. 신문은 세상을 보는 창(窓)입니다. 특히 사설은 그 신문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가장 잘 드러냅니다. 서로 다른 시각을 지닌 두 신문사의 사설을 비교해 읽으면 세상을 통찰하는 보다 폭넓은 시각을 키울 수 있을 겁니다.

중앙일보 <2013년 7월 20일자 34면>
전작권 전환 재연기 국민부터 설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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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국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점 재연기를 제안하는 과정에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우선 정부의 요청 사실이 미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공개됐다. 또 미국은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이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혀 한국의 제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그런데도 김관진 국방장관은 미국 측이 긍정적 입장이기에 한국의 제안 사실을 공개했을 것이라고 잘못 인식하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정부가 국가적으로 중대한 사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절차를 전혀 밟지 않고 있다는 점은 더욱 큰 문제다.

 전작권 전환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미국 측에 요구해 합의한 것이다. 당시 예비역 장성 등 많은 인사들이 안보를 위태롭게 한다며 반대했지만 2012년 전환하기로 노 대통령이 강행했다. 뒤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0년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요청해 전환 시점을 2015년 말로 한 차례 연기한 것이다. 그런데 현 정부가 시작되자마자 재연기 요청을 했다는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가 간 약속이 뒤집히는 건 국가 신인도에 큰 흠집을 내는 일이다.

 군 당국은 재연기 제안 이유로 2010년 이후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크게 강화되는 등 안보 상황이 달라졌고 2015년 전환 시점이 김정은에게 도발 빌미가 될 위험성이 있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봉쇄하는 킬 체인 구축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제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전작권 전환 시점을 재연기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에 앞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점은 없는가 돌아봐야 한다. 군 당국은 예산 부족으로 전력 강화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음을 이유로 꼽고 있다. 한편 지난 정부 때 전작권 전환을 이유로 추진하던 국방개혁이 무산된 일은 어떤가. 이처럼 해야 할 일을 못한 결과로 대한민국의 신인도가 타격받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재연기 결정을 했다면 대통령이라도 나서서 국민들을 설득하는 진정성을 보였어야 한다. 밀실에서 몇 사람 참모들 의견만 듣고 결정할 일이 아니다.

한겨레<2013년 7월 22일자 35면>
‘전작권 재연기’ 애걸 말고 예정대로 환수해야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2015년 말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시기를 다시 연기하자는 우리 정부의 요청에 대해 미국 쪽은 대체로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명분도 실리도 없는 전작권 재연기를 하려고 미국 쪽에 매달리지 말고 착실하게 환수 준비를 하기 바란다.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각) 상원 군사위에 제출한 재인준 청문회 서면답변서에서 “예정대로 전작권을 전환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군사적 측면에서 전환 시점은 적절하다”고 말했다. 미국 내 전문가들도 대부분 재연기에 부정적이다. 이들은 ‘국제정치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경제적으로도 강국인 한국’이 전작권 환수 재연기를 꾀하는 것에 당혹하면서, 전략적 이유보다는 한국 내 정치나 심리적 차원에서 동기를 찾고 있다. 아기가 젖떼기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오랜 대미 의존에 안주하려는 심리에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빌미로 보수세력을 결집시키려는 정치적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구태여 환수 재연기에 나설 아무런 이유가 없다. 따라서 재연기 논의가 이뤄지더라도 우리 정부가 미국에 애걸하는 식이 될 수밖에 없다. 이는 나라의 장래는 물론이고 국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국은 마지못해 환수 재연기에 응하더라도 전반적인 군사전략 조정 등에 따르는 충분한 대가를 요구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차기전투기사업을 비롯한 무기 구입이나 방위비 분담금 등에서 큰 대가를 지불해야 할 거라는 얘기가 벌써부터 나온다.

 근본적인 문제는 환수 재연기론 자체에 있다. 전작권을 환수한다고 해서 주한미군이 갑자기 철수하거나 한-미 연합 전쟁수행 능력이 약해지지는 않는다. 전시에 미국이 한반도에 무력을 증강하는 것도 자신의 이익 때문이지 전작권의 소재와는 관련이 없다. 반면 전작권이 환수될 경우 우리 군의 운용에서 자주적 대처가 쉬워지고 각종 한반도 관련 현안에서 대북 협상 능력이 커진다. 전작권 환수 재연기는 여러 정권이 꾸준히 추진해온 한-미 전략동맹 강화라는 방향과 맞지 않으며, 6년 이상 애써온 환수 준비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해온 ‘국제적인 신뢰’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전작권 환수 재연기 문제가 논란이 되는데도 박 대통령이 뒤로 빠져 있는 것은 잘못이다. 환수 재연기가 꼭 필요한 이유를 국민에게 일목요연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재연기 추진 움직임을 당장 중단시켜야 한다. 박 대통령이 할 일은 전작권 환수가 제대로 이뤄지도록 체제를 갖추고 점검해 나가는 것이다.

논리 vs 논리
전작권 재연기 국가 신뢰 타격 … 중앙·한겨레 똑같은 우려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노태우 대통령이 선거 공약으로 처음 내세웠다. 그 뒤 문민정부인 김영삼정부 때인 1994년에 와서 전쟁 상황이 아닐 때 군대를 통제하는 평시작전통제권을 돌려받았다.

노무현정부에서 미국과 합의해서 2012년 4월 17일에 전작권을 돌려받기로 했다가, 이명박정부에서 미국과 합의한 내용을 바꾸어서 2015년 12월 1일로 시기를 미루었다. 박근혜정부에서는 이명박정부에서 합의한 일정을 다시 미루려 한다. 미국은 기존에 합의한 대로 전작권을 돌려주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중앙 “안보상황 변하면 필요할 수도” 신중

한겨레와 중앙은 모두 한국 정부가 국가 간 합의를 바꾸는 일에 우려를 표시한다.

한겨레는 미국과 합의한 일정에 맞추어 전작권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분명히 말한다. 미국 합참의장인 마틴 뎀프시가 전작권 환수를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 군사적 이유보다는 미국에 의존하려는 심리 때문이고 보수세력을 모으기 위한 정치적 의도라고 의회에 보고한 내용을 근거로 든다.

 중앙은 재연기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정부에 문제가 많다고 한다. 정부가 ‘국가적으로 중대한 사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절차를 전혀 밟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가 사이의 약속이 바뀌면 국가 신인도가 흔들린다고 걱정한다.

 전작권 재연기에 대해서는 한겨레와 중앙이 차이가 있다. 한겨레는 재연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하고, 중앙은 조건을 두고 재연기를 검토할 수도 있다고 한다.

  한겨레는 미국이 원하지 않는 전작권 재연기를 하려면 미국의 요구를 더 들어주어야 하기에 국익이 훼손된다고 했다. 전작권이 우리에게 돌아오면 주한미군이 철수할 수 있다는 걱정에 대해서는 미국이 자기의 이익에 따라 한반도 군사력 유지를 판단하지, 전작권 때문이 아니라고 했다. 전작권이 우리에게 돌아오면 한국의 대북 협상능력이 커져서 좋다고 했다.

 중앙은 안보상황이 달라졌다는 주장이 사실일 때에만 전작권 전환 시점을 ‘재연기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조심스레 말한다. 그리고 그동안 전작권 환수를 대비하며 국방 개혁이 제대로 되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해야 할 일을 못한 결과로 대한민국의 신인도가 타격받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재연기 결정을 했다면 대통령이라도 나서서’ 국민들에게 설명하라고 했다.

한겨레 “보수 결집용” 정치적 의도 의심

전작권을 예정대로 환수하자는 쪽과 뒤로 미루자는 쪽 모두 우리나라의 이익을 위해서라고 이야기한다. 전작권 환수를 하지 말자고는 안 한다. 전작권 환수는 이루어져야 하지만 그때가 언제인지를 두고 논쟁을 한다.

 전작권 환수를 재연기하자는 쪽에서는 미국의 군사력에 더 의지하면 한국이 국방비 지출을 줄일 수 있어서 그 돈으로 경제 발전과 복지를 더 하게 된다고 본다. 힘센 나라에 국방을 의지하는 게 우리나라에 이익이라는 관점이다. 전작권 환수를 예정대로 하자는 쪽에서는, 미국에 의지하다 보면 때로 그 나라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어야 하기에 한국이 더 손해를 본다고 한다. 군사주권을 되찾아야 전쟁 때 우리 군이 우리의 뜻과 상관없이 이용당하지 않는다고 여긴다.

 힘센 나라에 국방을 조금 더 의지하는 게 이익일까, 아니면 자신의 힘으로 국방을 책임지려는 태도를 조금 더 갖추는 게 나을까. 이 문제에 답을 내려면 다음 몇 가지에 대해 판단해야 한다. 첫째와 둘째는 한겨레가 던진 물음이고, 셋째와 넷째는 중앙이 던진 물음이다.

 첫째, 한반도에 미국 군사력을 유지하는 것이 전작권 때문인가, 아니면 미국의 이익 때문인가.

 둘째, 전작권 재연기 주장이 보수세력 결집을 위한 정치적 시도인 측면이 있는가 없는가.

 셋째, 한반도 안보상황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로 해서 최근에 정말 달라졌는가.

 넷째, 전작권 재연기가 국가 신인도를 약화시키면서까지 할 정도로 이익이 나는 일인가.

송승훈
남양주 광동고 국어교사
 우리의 현재 군사력에 대한 정보도 참고하자. 한국이 전작권을 미군에게 넘기던 때는 한국전쟁 시기였다. 그때는 한국군이 생긴 지 3년이 안 됐고 나라는 가난했다. 지금은 어떤가. 글로벌파이어파워(www.globalfirepower.com) 사이트 기준으로, 한국은 군사력이 세계 8위이고 북한은 29위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의 ‘군사 지출’ 자료를 보면, 2012년 한국의 국방예산은 35조6650억원(317억 달러)으로 988억원(9억7340만 달러)인 북한의 33배나 된다. 『2012 세계 방산시장 연감』을 보면, 2007~2011년 한국의 무기수입은 세계 2위다.

송승훈 남양주 광동고 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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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