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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속구 투수 살펴보니 … 키 크고 마른 흑인 많네요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월등한 신체 능력을 자랑하는 것 중 하나가 공 던지기다. ‘투수의 한계’라는 시속 100마일(약 161㎞)은 깨진 지 오래다. 과연 인간은 얼마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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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미국 프로야구에서 왼손투수 아롤디스 채프먼(25·신시내티)이 화제다. 쿠바에서 안도라으로 망명한 채프먼은 2010년 신시내티에 입단, 이듬해 메이저리그 최고 구속인 106마일(약 170.6㎞)을 기록했다. 불안한 제구를 다듬고 올 시즌 신시내티 마무리로 자리 잡았다. 그가 던지는 패스트볼은 대부분 100마일을 가볍게 넘는다.

 국내 프로야구 최고 스피드 기록은 LG 마무리 레다메스 리즈(30·도미니카)가 갖고 있다. 2011년 162㎞를 기록했다. 올해 최고 기록은 159㎞다. 한화의 데니 바티스타(33·도미니카)도 리즈와 함께 최고의 강속구 투수로 꼽힌다. 일본 프로야구 기록은 마크 크룬(40·전 요미우리·미국)이 2008년 찍은 162㎞다.

 세계 최고의 파이어볼러(Fireballer·불같은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들은 공통점이 있다. 1m90㎝에 가까운 장신이고, 미주 출신의 마른 흑인이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JTBC 해설위원은 “마른 체형의 흑인이라고 무조건 빠른 공을 던지는 건 아니다.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투수들의 현재 스피드만 보지 않는다. 앞으로 얼마나 더 구속을 올릴 수 있고, 지속할 수 있는지를 본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신체 조건으로 큰 키와 긴 팔을 먼저 꼽는다. 큰 회전으로 공을 뿌려야 스피드를 높일 수 있다. 또 몸이 유연하면 하체로부터 힘을 모아 복부를 거쳐 팔 스윙까지 손실 없이 힘을 전달할 수 있다. 송 위원은 “메이저리그는 투수의 발목 두께까지 체크해 메커니즘을 분석한다. 얇은 발목과 튼튼한 장딴지를 좋아한다”며 “온몸을 쥐어짜서 던지는 폼(Maximum effort delivery)으로 빠른 공을 던지면 부상 위험이 크다고 본다. 현재 스피드는 조금 떨어지더라도 부드럽고 가볍게 던지는 투수가 나중에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조대현 한화 트레이너는 “육상 100m 스프린터의 체격과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의 몸은 거의 같다. 100m 선수들도 강하고 빠른 팔 스윙으로 스피드를 낸다. 어깨를 둘러싸고 있는 삼각근이 강해야 잘 뛸 수 있고,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흑인이 전면·측면·후면으로 구성된 삼각근이 발달된 편이다. 아시아인이 볼트처럼 팔 스윙을 한다면 어깨가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 조 트레이너의 설명이다.

 지난해 은퇴한 박찬호(40)도 서양인 못지않게 삼각근이 발달했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시절 비공식 경기에서 최고 161㎞를 던졌다. 일본에서 최고 160㎞를 기록한 사이드암 임창용(37·시카고 컵스)은 강력한 코어(복근 등 몸의 중심부)를 자랑한다. 코어가 강한 선수는 하체 힘에 중심부의 파워를 더해 상체에 전달할 수 있다. 조 트레이너는 “2009년 WBC 때 보니 임창용은 복근이 워낙 좋은 데다 코어 강화 훈련을 더 많이 하더라”고 전했다. LA 다저스 류현진(26)은 힘들이는 것 같지 않아도 150㎞ 이상의 직구를 기록한다. 투구 폼이 끊기지 않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덕분이다.

 빠른 공이 항상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채프먼도 5일 현재 3승4패에 내셔널리그 세이브 6위(25개·평균자책점 2.91)에 그치고 있다. 리즈는 지난달 28일 최저 80㎞의 슬로 커브를 던지는 두산 유희관과 맞붙어 패전투수가 됐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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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