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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전 오바마 변수 … 불리해진 삼성

지난해 8월 배심원으로 나선 12명의 미국 시민은 “애플의 디자인 특허를 침해한 삼성전자가 10조원의 배상금을 내야 한다”고 평결했다. 이들은 또 “애플은 삼성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결정했다.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를 달궜던 삼성-애플 간 특허 전쟁 중 미국 법원에서 벌어진 일이다. 6명의 통상·특허분야 전문가의 생각은 달랐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올 6월 “삼성의 통신 표준특허를 침해한 애플이 로열티 협상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았다”며 아이폰4와 아이패드2 제품에 대한 미국 내 수입금지를 권고했다. 하지만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는 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자유무역과 지적재산권 존중을 내세우는 미국의 시민과 행정부의 이율배반적 결정에 삼성전자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예상 밖 '애플 보호' 파장
정부 힘 업고 불공정 경쟁
애플도 기업 이미지 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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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분은 ‘프랜드(FRAND)’ 원칙=미국 오바마 행정부와 애플을 빼고 모두를 당황하게 만든 결정이었다. 미 대통령 직속 기관인 무역대표부(USTR)는 26년간 행사한 적이 없던 거부권을 발동해 애플 제품에 대한 수입금지 결정을 뒤집었다. 명분은 ‘프랜드(FRAND)’ 원칙이었다. 마이클 프로먼 USTR 대표는 이날 “특정 산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기술 관련 특허권(표준특허)을 침해했다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지를 정책적으로 고려한 끝에 (거부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애플이 침해했다고 ITC가 판정한 삼성의 특허는 3세대(3G) 이동통신 관련 표준특허다. 표준특허는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 방식으로 사용료만 내면 누구나 쓸 수 있다. ITC는 애플이 삼성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봤다. 아무리 표준특허라도 무단으로 쓴 애플이 로열티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면 수입금지 대상이 된다고 결정한 것이다. 반면 USTR은 표준특허를 이유로 판매금지나 수입금지 조치를 내리는 것은 지나치다고 본 것이다.



 이에 대해 독일의 지적재산권 전문가인 플로리안 뮐러는 “거부권 행사는 표준특허 체계를 보호하려는 의도가 명백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 내 여론에 굴복한 것이라는 분석이 다수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결정은 백악관이 취한 아주 드문 간섭”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텔·마이크로소프트(MS)·AT&T 등이 오바마 행정부에 수입금지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미 법률회사인 미첼실버버그&크눕의 수전 콘 로스 변호사는 “이번 결정은 미국 정부가 미국 기업의 편을 든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 향후 협상서 불리=수입금지 조치가 시행되면 애플은 기업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동안 삼성을 ‘카피캣’이라고 비난해 왔는데 애플도 특허기술을 무단 사용한 것이 ‘공인’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거부권 행사로 이런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애플은 “중요한 사안에서 혁신을 지지한 정부에 박수갈채를 보낸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정부의 힘을 뒤에 업고 불공정 경쟁을 한다는 눈길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삼성과 애플은 팽팽한 법정공방을 펼치고 있다.



 삼성과 애플의 ITC 대전에서 남은 건 9일 판정이다. ITC는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낸 스마트폰 특허 침해에 대한 최종 판정을 당초 1일 내릴 예정이었지만 9일로 미뤄졌다. 앞서 예비 판정에서는 갤럭시S·갤럭시S2·넥서스10 등 삼성 제품들이 애플의 특허 4건을 침해했다고 판정했다. 최종 판정에서 예비 판정이 뒤집힌 사례는 많지 않다. 게다가 애플이 침해한 것이 표준특허인 반면, 삼성은 3건의 상용특허와 1건의 디자인 특허다. ITC가 수입금지 결정을 내리더라도 오바마 행정부가 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ITC가 애플 특허를 침해했다고 결론을 내리더라도 삼성이 입을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다. 수입금지 대상이 구형 제품이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 이미지에는 타격이 예상된다. 게다가 애플과의 특허권 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번 결정으로 애플이 특허료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이유가 사라진 탓이다.



워싱턴=박승희 특파원,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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