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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미의 마음 엿보기] 부비부비 심리학

지하철이나 학교 같은 공공장소와 클럽 등에서 남녀가 몸을 비비는 부비부비 혹은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동작을 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스스로 야한 동영상이나 사진들을 자신의 페이스북이나 블로그에 올려 남들에게 과시하는 이들도 많다.

 옛날 노인들이 본다면 혀를 찰지 모르겠으나, 속내를 알고 보면 꼭 야단칠 일만은 아니다. 성장하면서 부모로부터 따뜻하고 적절한 신체 자극을 받지 못한 애정결핍의 상태로, 자신의 결핍감과 공허감을 보상받기 위해 이성의 몸과 성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할 가능성도 있다. 또 자기의 성적 매력과 이성과의 관계 유지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일종의 시위처럼 남들에게 과장되게 보여주는 몸짓일 수도 있다.

 정말로 깊은 사랑에 빠져 상대에게만 몰두하고 싶다면 시선이 몰리는 시끄럽고 번잡한 장소에서 애정을 표현하기보다는 호젓한 곳에서 상대와 자신에게 더 집중할 것이다. 고양이는 발정기가 되면 시도 때도 없이 괴성을 지르면서 교미를 하지만, 코끼리는 몇 년에 한 번, 단 며칠 동안만 아주 비밀스러운 장소에서 짝짓기를 한다. 심지어는 깨끗이 목욕을 하고 무리로 돌아와 주변 코끼리들이 눈치를 채지 못하고, 한번 짝이 되면 평생 가족 단위로 움직인다. 코끼리를 영물이라 하고 고양이를 요물이라고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이런 교미 방식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

일러스트 강일구
 그렇다면 현대인은 코끼리 쪽일까, 고양이 쪽일까. 니콜 키드먼이 주연한 영화 ‘페이퍼 보이-사형수의 편지’에는 성교 도중에 상대방의 몸에 소변을 보는 이른바 ‘골든 샤워’ 장면이 나온다 한다. 물로 몸을 씻는 코끼리보다 훨씬 덜 진화한 하등동물 같은 짓이다. 그러나 카메라 앞에서 남편과 실제 정사를 벌였다는 구설에도 이미 올라 본 적이 있던 이 여배우는 누드 촬영에 비해 별로 거리낄 것도 없다 말한다.

 그렇다고 꼭 요즘이 말세라 할 것은 없다. 비슷한 장면이 고대 그리스에도 등장하기 때문이다. ‘개 같은 철학자’란 뜻인 ‘견유(犬儒)학파’의 디오게네스는 상대방에게 오줌을 눈다든가 (성적 쾌락과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극장에서 대변을 본다든가 공공장소에서 자위행위를 하는 기행을 일삼았다. 아테네 시민으로서 적절한 예의를 갖추라는 주문에 “나는 세계시민(코스모폴리탄)이다”고 말을 잘랐다. 세계화 추세에 좀 더 세고 자극적인 성행위를 지향하는 요즘 세상을 예언한 것일까. 고대 그리스인들은 남들 앞에서 성적인 행동을 하고 시장 등에서 음식을 먹는 것을 무절제, 즉 아콜라시아(akolasia)라 하며 경멸했고, 공간과 시간의 범위를 설정해 자신의 본능을 조절하는 엔크라테이아(enkrateia)를 이상으로 생각했다. 개처럼 행동하는 게 오히려 지혜와 행복의 지름길이라고 주장한 디오게네스는 그 시절 큰 골칫덩어리였을 것 같다.

 하지만 달고 기름진 음식은 아주 조금 맛볼 때만 맛있고 몸에 좋듯이, 성욕도 적절한 억제가 있을 때 훨씬 활성화된다. 히잡이나 한복 장옷을 쓴 여성의 고혹적 눈매가 동영상 속의 너절한 성기보다 당연히 더 관능적이다. ‘절제’를 수동적인 것, 무능하고 무력한 것으로만 인식하고 무분별한 성욕과 과시욕에 사로잡힌다면, 그게 훨씬 더 노예 상태에 가까운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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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