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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

모처럼 기쁜 소식을 들었다. 20세 이하 축구팀이 세계 8강에 오르는 귀한 일을 이뤄냈다. 비록 예전처럼 4강 신화는 이루지 못했지만 모두들 축하를 보낸다. 특별히 감동적인 것은 뛰어난 선수가 없음에도 서로 협력해서 이룬 결과라는 점이다. 감독도, 선수들도 우리가 기억하는 스타들이 아니다. 그들도 이를 알고 있다. 대회를 앞두고 ‘스타가 없다’는 말에 오히려 감독은 “우리 21명 모두가 스타”라며 격려했다고 한다. 뛰어난 개인이 없더라도 하나가 돼서 이룬 놀라운 결과다. 모두가 스타만을 바라보는 요즘,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지금 우리는 ‘우리’가 상실된 시대를 살고 있다. 이기주의가 규범이 되고 ‘나’만이 판단의 기준이자 중심이 돼 버렸다. 혼자 사는 젊은 사람들도, 홀로 삶을 마치는 어르신들도 늘고 있다. 공동체가 무너지고 편리(convenience)와 효과(efficiency)라는 가치가 중심이 되면서 의리와 희생, 자기 포기 같은 전통적인 가치를 대체해 버렸다. 가정·직장·미디어 등 사회 구조도 이를 따라가고 있다. 설령 함께한다 할지라도 진정한 우리가 아닌, 개인의 집합체로서 함께하는 것뿐이다.

교회도 예전처럼 긴 의자에 함께 앉는 게 아니라 개인 의자에 따로 앉아 예배를 드린다. 이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찮다. 우울증, 외로움, 자기 분열, 가족과 도덕의 붕괴…. 모두가 생명을 담보로 하는 아픔들이다. 과연 바른 모습인가? 과연 사람은 따로따로 사는 존재인가? 아니면 더불어 살아야 하는가? 이대로 끌려가야 하는가? 다른 길은 없는가?

이런 현상은 세계관과 깊은 관계가 있다. 뉴턴의 근대 물리학에 기초한 세계관에 따르면 우주는 하나의 거대한 기계와 같다. 전체는 각각의 부품들이 모여 구성된 집합체에 불과하다. 각자는 자기의 이익과 기능에 따라 모여 있을 뿐 필요하면 언제든지 흩어져 새로운 집합을 만들 수 있다. 인간과 자연이 분리되는 이러한 세계관 속에서는 자연 황폐라는 엄청난 고통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이젠 바뀌어야 한다. 물리학자 프리초프 카프라의 말처럼 우주는 부분의 집합이 아니라 생명의 그물이다. 생명은 본질 자체고, 서로 연결돼 의지하며 살아간다. 이웃이 고통을 받으면 나도 고통스럽기 마련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참된 공동체다. 개인을 무시한 집단주의도, 집단을 버리는 개인주의도 아니고 개인과 공동체가 함께 살아가는 삶의 형태를 가져야 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갈등은 바로 참된 공동체를 갖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 아무리 물질이 풍요하고 기술이 발달해도 생명이 함께할 수 있는 공동체가 없다면 행복할 수 없다.

여기에 이 시대 교회와 종교의 사명이 있을 것이다. 교회는 이러한 생명의 아픔과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참된 공동체가 되도록 헌신해야 한다. 종교는 무엇보다 생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종교가 생명보다 외형적인 것에 관심을 가질 때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을 것이며 존재할 이유도 잃게 될 것이다.

기독교는 공동체를 근본으로 한다. 하나님의 모든 사역은 공동체를 목적으로 하며, 그 공동체를 통해 세상을 구원한다. 성경은 참된 공동체를 몸에 비유한다. 몸의 지체들은 각각의 아름다움과 사명을 통해 전체를 온전케 한다. 헬라인도 유대인도, 남자도 여자도, 종도 자유인도 아무런 차별 없이 모두가 하나다.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란 공동의 선이 여기에 있다. 교회가 갈등하고 분열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금 우리를 세운 거룩한 뜻에 헌신하길 다짐해본다.



박원호 장신대 교수와 미국 디트로이트 한인 연합장로교회 담임목사 등을 지냈다. 현재 ‘건물 없는 교회’로 유명한 주님의 교회 담임목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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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