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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 세상을 말하다

“중국에서 정체자(正體字)를 쓰면 놀랍게도 과반수가 무슨 뜻인지 모른다. 화하(華夏)문명은 중국에서 이미 죽었다.”

지난달 홍콩의 유명 영화배우 황추성(黃秋生)이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식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신중국을 세운 마오쩌둥(毛澤東)은 근대화를 위해 문맹을 퇴치해야 했다. 획수가 번잡한 번체자(繁體字)의 획수를 크게 줄인 간체자(簡體字)를 채택한 이유다. 1960년대 몇 차례에 걸쳐 순수 간체자 482자, 편방(偏旁·한자 좌우측의 부수)이 붙은 간체자 1753자를 강제로 보급했다. 홍콩과 대만에선 지금도 번체자를 사용한다. 황추성의 한마디에 중국의 번체자 부활론자와 간체자 지지론자 사이에 한바탕 논쟁이 붙었다.

“사랑(愛·爱, 이하 번체·간체)에 마음이 없고(無心), 생산(產·产)에 태어남이 없으며(不生), 공장(厰·厂)은 텅텅 비었다(空空). 운반(運·运)함에 수레를 쓸 수 없고(無車), 아이(兒·儿)에게 머리가 없으며(無首), 고향(鄕·乡)에는 장정이 없다(無郎).”

간체자 반대론자의 주장이다. 이들은 문자란 정신을 담는 그릇인데 간체자 도입 뒤 한자의 혼(魂)과 전통문화가 사라졌다고 탄식한다. 그들이 보기에 ‘망가진’ 한자는 한두 자가 아니다. “준비(備·备)함에 사람이 사라졌고, 친척(親·亲) 사이에는 만남이 없어졌다. 붓(筆·笔)이 곧지 않아 왕왕 역사를 곡해하고, 부끄러움(恥·耻)에 마음이 없어 나쁜 짓을 금지할 수 없다.”

간체자 지지론자들도 지지 않는다. “나라(國·国)는 보옥(寶玉)을 품었으며, 사랑(愛·爱)은 우정(友)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움(美)은 여전히 아름답고(美), 착함(善)도 여전히 선(善)하다.”

한국에선 요즘 한자 교육 실시를 놓고 갑론을박이다. 60년대 한글전용 정책을 도입해 40여 년 만에 ‘한자 청정국’이 됐기 때문이다. 시작은 마오쩌둥의 논리와 비슷했다. 문맹 퇴치와 민족문화 중흥의 명분 아래 한자를 한글로 대체했다. 그런데 21세기 들어 서구는 쇠퇴하고 중국이 굴기했다. 아시아 시대다. ‘한자 세상’이 다시 열리는 셈이다.

지난달 ‘한·중·일 30인 회의’에서 기본 한자 800자를 선정한 취지도 새로운 ‘한자 세상’을 준비하자는 거다. 한국은 시대 조류에 역동적으로 변신하며 활로를 뚫어왔다. 또다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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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