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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장외투쟁이 꽃놀이패? 여당이 정치실종 덤터기 쓸 것”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의 국정조사 파행이 민주당의 장외 투쟁으로 번지며 8월 정국이 격랑에 빠져들었다. 한국정치의 고질병인 소모적 정쟁과 정당정치 실종이 재발되면서 여야에 대한 비판 여론이 하늘을 찌른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에서 각각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두 의원에게 해결책은 무엇인지 물었다.

새누리당 김용태(재선·서울 양천을·사진) 의원은 당내에서 ‘소장파’로 불린다. 이명박(MB)계 출신으로 박근혜계가 장악한 당에서 소신 발언을 해왔다. 지난 6월 시작된 국정원 대치 정국에서 “국정원이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려고 했을 때부터 당이 적극적으로 말리고, 공개 이후엔 국정원에 비판의 목소리를 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경제민주화에 대해선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며 국회 정무위에서 관련 입법을 반대해왔다.

그는 민주당의 장외 투쟁에 대해 “새누리당에 꽃놀이패로 보이지만 결국 그 부담은 여당이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정원 대치 정국에서 왜 당 지도부와 다른 입장에 섰나.
“남재준 국정원장이 대화록을 공개한 것부터가 잘못이다. 남 원장은 ‘조직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얘기했는데, 명백한 정치 개입이다. 국정원이 정치의 한복판으로 걸어 나와 핵폭탄을 던져놓은 거다. 실정법상 위반이 아니라 해도 용납이 안 된다. 또 문재인 의원과 야당이 대화록 원본을 공개하자고 했을 때 새누리당이 동의해줘선 안 됐다. 극한 투쟁으로 몰아 야당이 바깥으로 나가는 빌미를 줬다.”

-당이 국정원 대치 정국을 처리하는 방식이 문제인 건가.
“여야가 정치력을 발휘했다면 꼬였던 정국을 의미 있게 종결할 기회가 있었는데 장외 투쟁으로 번지면서 해결이 어려워졌다. 민주당의 장외투쟁은 일견 새누리당엔 꽃놀이패고, 저쪽엔 자충수로 보일 거다. 그러나 결국 정기국회가 엉망이 될 거고, 그 부담은 여당이 지게 된다. 박근혜정부가 하고 싶은 게 많지만 이를 위해선 예산을 다뤄야 하고, 법률도 통과시켜야 한다. 그런데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여당이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 정치 실종의 덤터기는 모두 여당과 대통령이 쓰는 거다.”

-당 지도부는 친박 일색인데.
“난 친이고 뭐고 아무것도 아닌 국회의원이다. 집권 여당의 일원으로, 당과 박근혜 대통령이 잘 돼야 나도 산다. 현재 당은 친박이 압도적이고, 그 사람들이 다 하고 있다. 친박은 대통령의 심기보다 야당 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인식해야 한다.”

-지금 당 지도부는 대통령 심기만 신경 쓴다는 건가.
“물론 친박으로선 야당이 대선 불복종을 이야기하니 강하게 받아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강공으로 당장 대통령의 심기는 살릴 수 있어도 장기적으론 대통령에게 누가 된다. ‘귀태’ 논란 때도 당이 벌떼처럼 일어나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면서까지 야당 대표의 항복 사과까지 받아냈다. 그게 과연 바람직했는지 의문이다.”

-당 지도부가 추진하는 경제민주화에도 반대해왔는데.
“우리가 지금 한가하게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할 때인가. 물론 지난 4월과 6월 국회 때는 대선 당시 했던 이야기도 있고, 대통령도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경제민주화를 새누리당에 이식시켰던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경제민주화를 하면 경제가 잘 돌아간다’고 했다. 하지만 그건 팩트에 안 맞는 소리다. 경제민주화는 경제를 죽인다. 그래서 반대하는 거다.”

-이미 정부가 경제 살리기로 전환하지 않았나.
“아직 부족하다. 말만 하지 말고, 분명한 시그널과 명백한 행동을 보여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는 이들이 당에 많나.
“야당과의 싸움에서 이렇게 해선 안 되고, 경제민주화도 이렇게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뭔가에 억눌려 침묵하고 있다. 그런 분위기를 깨야 한다. 중진들도 나서고, 의원들의 생각이 가감 없이 전달될 수 있도록 청와대 정무 기능도 작동돼야 한다. 나도 청와대에 개별적으로 의견을 전달하지만 반영이 안 된다.”

-박근혜정부는 어떻게 평가하나.
“대통령의 진심 어린 자세는 좋은 평가를 받지만 주된 게임은 경제에서 결판이 난다. 경제가 좋아질 거란 희망이 안 보이면 수렁에 빠져드는 거다.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 비전과 국민 설득 전략을 갖고 국정을 과감하게 전환해야 한다.”

-민주당은 어떻게 평가하나.
“친노가 지금 하는 건 대선 불복종이 맞다. 여당과 대통령을 인정하고 새로운 야당으로서 롤 모델을 찾아야 한다. 지금처럼 가면 민주당은 망한다. 장외투쟁으로 남는 건 선명 야당이 아니라 ‘맨날 싸운다’는 이미지다. 안철수 의원만 덕 보는 거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 지지자 일부도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는데.
“안철수 신당은 한동안 국민의 마음만 움직이는 ‘페이퍼 정당’으로 있다가 기존 정당의 힘이 빠지면 선거에 나설 것 같다. (새누리당 지지자가 빠지는) 그런 상황에 처하지 않으려면 야당을 인정하고 정치를 복원시켜야 한다.”

-꼬인 정국을 풀려면 새누리당은 어떻게 해야 하나.
“현 상황은 모두 최경환 원내대표가 지휘하고 있고, 황우여 대표는 존재감이 없다. 최 원내대표가 야당과 부딪쳐야 한다면 황 대표가 김한길 민주당 대표를 만나 야당 체면을 세워주고 퇴로를 열어주는 역할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야당이 빨리 원내로 들어올 수 있는 명분을 주는 정치력이 필요하다.”

백일현 기자 keysm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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