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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심술 … 박인비 칠 때 되니 세게 부네

박인비
대회기간 내내 고요했던 ‘골프의 성지’에 바람이 불어닥쳤다. ‘변덕쟁이’ 올드 코스가 박인비(25·KB금융그룹)의 그랜드슬램 도전에 훼방꾼이 됐다.

 2일 오후(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열린 리코 브리티시 여자오픈 2라운드. 오후 조(한국시간 오후 7시48분)로 경기를 시작한 박인비는 첫 홀부터 바람의 영향을 받았다. 티샷이 바람을 타고 왼쪽으로 휘어졌고 두 번째 샷은 오른쪽으로 휘어져 그린 옆에 떨어졌다. 어프로치 샷은 턱없이 짧았고 8m가 넘는 파 퍼팅을 실패해 보기를 적어냈다.

 올드 코스는 북해를 끼고 있는 링크스 코스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게 일반적인 날씨다. 코스가 뻥 뚫린 구조라 비바람이 불면 바람막이가 따로 없다. 샷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1라운드와 2라운드 오전 조까지는 특유의 강풍이 성질을 죽이면서 올드 코스 같지 않은 그저 ‘오래된 코스’에서 경기가 열렸다. 간간이 뿌리는 빗줄기에 페어웨이와 그린마저 부드러워져 링크스 코스 특유의 날카로운 이빨이 사라졌다. 공을 그린에 쉽게 세울 수 있게 된 선수들은 핀을 향해 자신 있게 샷을 날렸다.

 출전선수 144명 가운데 첫날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한 선수는 무려 73명. 이븐파 이상의 스코어를 낸 선수는 91명에 달했다. 박인비는 첫날 3언더파를 치고도 공동 18위에 머물렀다. 영국의 일간신문 가디언은 “세인트앤드루스에서 바람이 세게 불면 공이 저절로 움직일 정도”라며 “바람이 불지 않으면 올드 코스의 자존심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2라운드에서도 오전 일찍 출발한 선수들은 바람 한 점 없는 날씨 속에 줄버디를 만들었다. 일본의 사이키 미키(29)는 전반 9홀에서 행운의 샷 이글을 2개나 잡아내는 등 무려 6타를 줄이며 9언더파 단독 선두에 올랐다.

 그러나 오후 첫 조가 출발한 오전 11시15분쯤(한국시간 오후 7시15분)부터 강한 바람이 기자실 천막을 때리기 시작했다. 2007년 대회 때에 비하면 강하다고 할 수 없지만 한두 클럽 정도를 더 잡아야 할 정도의 바람이 불었다. 탄도가 낮은 샷을 구사하는 박인비는 바람에 유리한 편이다. 하지만 바람이 없었던 오전 조가 아니라 바람 영향이 많은 오후에 플레이해 상대적으로 불리했다. 1번 홀 보기로 출발한 박인비는 6번 홀에서 한 타를 줄였지만 10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리며 다시 1타를 잃어 중간합계 2언더파 공동 28위로 밀려났다(오후 10시30분 현재). 대회 3라운드는 J골프가 3일 오후 10시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2시, 최종 4라운드는 4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생중계한다.

세인트앤드루스=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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