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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도 땅 잇단 침범 … 51년 묵은 국경분쟁 또 터지나

남중국해 해상에서 일본·필리핀·베트남 등과 영해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인도와의 영토 분쟁을 재촉발하며 아시아의 또 다른 불안 요인을 조성하고 있다. 한동안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양국 간 국경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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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지난 7월 한 달 동안 다섯 차례 양국 간 잠정 국경선인 실효통제선(LAC)을 넘어 인도 영역으로 진군했다. 12∼13일에는 인도 동북부 아루나찰 프라데시주에서, 16~17일엔 북부 카슈미르 지역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경계선을 넘었다. 시짱(西藏)군구 수색부대는 17일 인도령 라다크 서남부 지역으로 들어가 중국군 감시를 위해 설치해 놓은 카메라 기지를 파괴하고 장비들을 탈취해 갔다. 23일엔 북부 바라호티 평원의 인도 쪽 지역으로 들어가 1시간가량 머물다가 돌아갔다고 인도 언론들이 보도했다.

 앞서 6월에도 라다크를 침범해 인도의 감시 카메라 기지를 파괴했고, 수시로 헬기를 이 지역에 출동시켰다. 4월엔 소대 병력이 LAC를 넘어 20㎞ 진군해 잠무카슈미르 북단에 텐트를 치고 21일간 인도군과 대치하다가 돌아가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양국 군사력이 국경 지역으로 집중되고 있다. 인민해방군 시짱군구는 최근 탱크 수백 대로 구성된 전차부대를 편성해 인도 접경 산악지대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했다고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가 전했다. 이 지역에 철도도 부설했다. 인도는 5만 명 규모의 ‘산악타격군단’을 편성해 국경지대 일대에 배치키로 했다.

 중국의 국경 도발은 모두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를 앞둔 상황에서 일어났다. 5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인도 방문, 7월 초 AK 앤터니 인도 국방장관의 중국 방문, 7월 23일 양국 군사대표단의 LAC 안정화 회의 등이다. 전문가들은 무력시위로 상대방을 압박한 가운데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포함(砲艦) 외교’ 전술의 일환으로 분석한다. 19세기 서구 열강들이 한·중·일 등 아시아 국가들과 개항 협상을 벌일 때 함포 사격으로 겁을 줘 불평등 조약을 맺게 한 방식이다. 실제로 중국 측이 제안해 협상에 들어간 새 국경관리협정은 구체적 내용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중국 측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규정들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면전에 돌입하기에는 약한 수준의 도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아돌프 히틀러의 전략을 연상케 한다. 히틀러는 1934년 집권 후 라인 강 일대에 군대를 배치한 것을 시작으로 오스트리아, 체코슬로바키아 주데텐 지역 등을 같은 독일 민족이란 명분을 내세워 획득해 나갔다. 영국·프랑스 등이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약점을 이용한 것이다. 뉴델리 정책연구센터(CPR)의 브라마 첼라니 교수는 이 같은 점을 지적하며 “유약한 만모한 싱 인도 정부가 당연히 인도 영토인 곳을 분쟁지역화하려는 중국의 전략에 끌려다니고 있다”고 비판한다.

 중국이 아루나찰 프라데시 지역을 자국 영토화하려는 데엔 수자원 확보 문제가 개입돼 있다. 이곳에 댐을 건설해 티베트에서 발원해 인도로 흘러가는 브라마푸트라 강물을 차단해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인도가 중국의 라이벌인 미국·일본에 손을 내밀며 분쟁의 국제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인도의 미국 무기 구입액이 2008년 제로에서 현재 80억 달러에 달했다”며 “향후 2년간 수십억 달러의 미국 무기를 추가로 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싱 총리는 5월 일본으로 날아가 양국 합동군사훈련을 추진키로 하는 등 안보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인도는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을 선언한 미국이 남중국해 해상 분쟁에서처럼 국경선 문제에서도 중국에 압력을 행사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인도 전략전문가 바슈카르 로이는 ‘유라시아 리뷰’ 기고문에서 분석했다. 반대로 중국은 인도와 앙숙인 파키스탄에 군사·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08~2012년 파키스탄이 수입한 무기의 55%가 중국제였다.

 중·인 국경분쟁의 역사는 반세기가 넘었다. 인도는 식민지 시절이던 1914년 영국이 그은 맥마흔 라인을 국경선으로 주장한 반면, 중국은 그 이전의 전통적 경계선을 내세웠다. 이견은 62년 전쟁으로 이어졌고, 이후 소강상태가 지속됐다. 양국 정부는 2003년부터 국경선 문제 해결을 위해 17차례 만났으나 명확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중국은 인도가 관할하고 있는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땅 9만㎢를 자신의 영토라고, 인도는 중국의 히말라야 서부 짱난(藏南) 지역 3만5000㎢를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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