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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 대표팀 성추행 의혹 … 감독 "치료 목적 마사지"

여자 선수 성추행 의혹으로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인 오승우 역도 국가대표팀 총감독. [뉴시스]
여자 역도 유망주 A(18) 선수에 대한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대한역도연맹의 매끄럽지 않은 대응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역도 국가대표 A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는 오승우(55) 역도 대표팀 감독은 1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A가 부상을 입어 마사지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트레이너들이 모두 자리를 비워 내가 치료 목적으로 마사지를 했다.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지만 선수가 수치심을 느꼈다면 내가 잘못했다는 점을 분명히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A는 “오 감독이 마사지를 해주겠다며 엉덩이와 치골을 만지고 다리를 벌리게 하는 등 추행해 성적인 수치심을 느꼈다”며 지난달 23일 대한역도연맹에 경위서를 제출했다. 역도연맹은 진정서를 받은 지 8일이 지나고 이 사건이 언론에 나간 후에야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게다가 조사위원회는 여성 인사 없이 남성 5명만으로 구성됐다.

 오 감독은 언론보도가 나간 지난달 31일 A에게 사과하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오 감독은 “‘(성추행에 대해) 오해가 있었다면 진작 얘기하지 그랬느냐’고 말했다. A는 ‘생각보다 일이 커져 죄송하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성추행 의혹이 일어난 뒤에도 우월적 지위(감독)를 가진 가해자가 약자(선수)인 피해자와 연락을 한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역도연맹은 여론만 살피고 있다. 역도연맹 관계자는 “대한체육회 선수권익보호팀에서 마련한 성폭력 관련 매뉴얼을 따르고 있다. 연맹 내부적으로 성폭력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못했던 건 사실이다. 관련 규정도 없다”고 털어놨다. 대표팀 선수들은 성폭력 예방 교육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체육회도 “일단 역도연맹의 조사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관망하고 있다.

 한편 피해자 A 선수는 오 감독의 기자회견 뒤 기자와의 통화에서 “말한 것을 하나도 안 믿는다”며 오 감독의 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다음은 통화 내용.

 - 어머니가 충격을 많이 받았다던데.

 “병원에 입원해 있다. 뇌 혈관이 터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오 감독과 어제(7월 31일) 통화했다던데.

 “처음에는 무서워서 전화를 안 받았다. 그런데 취재진이 전화를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해서 연락하게 된 거다. 감독님 말로는 나랑 얘기 잘해서 어머니 병간호 잘하라고 했다는데 나는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 그냥 묻는 말에 ‘네! 네!’ 한 거다. 전화를 끊고 싶어서 ‘감독님! 저 엄마 간호하러 가야 한다’고 그랬는데 ‘태릉에서 보자’고 계속 말을 하고 끊었다.”

 - 경위서를 쓰게 된 동기는.

 “그런 피해를 다른 선수들도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당시에 마사지를 받은 걸 대표팀 트레이너한테 이야기 했더니 ‘OO야, 그건 (마사지는) 아니야. 나중에라도 너한테 하자고 하면 받지 마’라고 했다. 그런데 그 다음날에도 나한테 다가오더니 ‘감독님이 한 마사지 좋지 않았어? 또 해줄까?’ 하며 어깨동무를 하더라. 그래서 ‘괜찮아요’라고 했더니 그 다음부터(울음) 서먹해졌다.”

 - 오 감독이 하는 마사지가 통상적으로 역도 선수들이 받는 마사지였나.

 “그런 마사지를 트레이너 선생님한테 받아보지 못했다.”

 - 오 감독 회견 중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게 있었다면.

 “감독님이 저랑 문자도 주고받고 친하게 지냈다고 하더라. 문자 공개도 하더라. 그건 선수가 그냥 의무적으로 보고한 것일 뿐이다. 금요일에 보낸 문자는 단체 문자로 보낸 것이고 양구에서 보낸 문자 ‘ㅎㅎ’는 그냥 보고 때 예의상 어쩔 수 없이 한 것일 뿐이다.”

 - 이번 일이 어떻게 해결됐으면 하는가.

 “그 감독님이 나가주셨으면 좋겠다. 편하게 운동할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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