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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A-KOC의 ‘욱일기 딜레마’, 현실은 냉정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국제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서 욱일기가 버젓이 펄럭이는 것을 보고 분노가 끓어오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국제사회에서는 욱일기에 대해 '뭐가 문제냐'는 분위기다.

KOC, KFA의 '욱일기 딜레마'

대한축구협회(KFA)는 일본의 욱일기 응원 문제에 대해 상급 단체인 대한체육회(KOC)에 공식 항의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직후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로 여론이 들끓자 일부 국회의원들은 대한체육회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욱일기 문제를 공식 항의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지난해 IOC에 우리 측 입장을 전달했던 박인규 대한체육회 국제교류팀장은 "욱일기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IOC 관계자들은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한국 외에 과거 일본의 침략을 받았던 나라들과 공조하는 것도 쉽지 않다. 박인규 팀장은 "행동을 함께하기 위해 주변 아시아 국가 체육단체와 접촉했는데 모두 소극적이었다. 중국 역시 문제점은 공유했지만 '체육계가 아닌 국가 대 국가의 문제로 해결할 사안'이라며 발을 뺐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욱일기가 갖는 의미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IOC는 정치적인 문제에 직접 개입하길 꺼리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치와 관련한 행동이나 소품이 지탄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독일이 국내법으로도 철저하게 나치와 관련된 행위를 규제하고 있고, 국제사회에서도 나치의 흔적을 문제삼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뻔뻔한 태도가 문제

독일이 나치의 흔적을 지우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것과 달리 일본은 과거사에 대해 뻔뻔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점이 욱일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바꾸는데 큰 걸림돌이다.

욱일기의 경우 현재 일본의 해상자위대 깃발로 사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에서는 '또 하나의 국기'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나치의 하켄크로이츠 깃발처럼 '전범기'로 인정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런던올림픽 일본 여자체조대표팀의 욱일기 문양 의상에 대해서도 한국에서만 이의를 제기했을 뿐 국제사회에서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정치적인 응원에 대한 규정은 모호하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을 봐도 '응원시 정치적 문구 또는 모욕적 내용이 포함되면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을 뿐 구체적인 금지 사항이 나와있지는 않아 해석하기 나름이다. 욱일기에 문제가 있다는 국제적인 공감대를 얻지 못하면 한국이 아무리 일본의 응원을 비난해도 소용 없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축구협회 측은 "스포츠 단체로서 국제사회에 욱일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현실적으로 한국의 정치인들이 외교적으로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송지훈·김민규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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