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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 가능성 … 휴대폰 전자파 등급 매긴다

회사원 이모(37)씨는 올 초 영업부서로 발령이 나면서 휴대전화 사용량이 부쩍 늘었다. 거래처의 요구에 응대하고, 수주물량 등을 일일이 확인해야 해 통화시간이 2시간을 넘기가 일쑤다. 그는 언제부터인가 두통과 소화불량·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씨는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지만 별다른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며 “될 수 있으면 유선전화를 이용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8월 의무화, 세계 첫 시행
기준 못 맞추면 제조·판매 금지
삼성·LG 1등급, 아이폰은 2등급

 정부가 인체에 유해논란이 큰 휴대전화 전자파를 세계 최초로 규제하기로 했다. 애플 등 전자파가 상대적으로 많이 나오는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의 반발로 지지부진하던 전자파 규제가 실제로 시행되는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전자파 유해성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휴대전화 등 무선설비에 전자파 등급 표시를 의무화하는 ‘전자파 등급기준, 표시대상 및 표시방법’ 고시를 다음 달 1일 제정·공포한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1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8월 1일부터 모든 휴대전화에 전자파 등급이 표시된다.



 이에 따르면 휴대전화의 전자파흡수율(SAR) 값이 0.8W/㎏ 이하인 경우에는 1등급, 0.8~1.6W/㎏인 경우 2등급으로 분류된다. SAR은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 인체에 흡수될 수 있는 전자파의 양을 뜻한다. 한국은 국제권고 기준(2W/㎏)보다 엄격한 1.6W/㎏을 적용, 이 수치를 넘을 경우 제조·판매할 수 없다. 국내에선 TV·전자레인지 등에도 일정 기준의 전자파가 나오지 못하도록 규제를 하고 있지만, 이처럼 등급별로 구분하는 것은 휴대전화가 처음이다.



 휴대전화 제조사는 내년부터 제품 본체, 포장상자, 사용자 설명서 표지, 휴대전화 내 정보메뉴 중 한 곳에 전자파 등급 또는 전자파흡수율 측정값을 공개해야 한다. 이동통신 기지국의 무선설비·펜스·울타리·철조망 등에도 전자파 등급을 표시토록 했다.



 해외에선 기업이 자율적으로 휴대전화에 전자파 등급을 표기하고 있으나 한국처럼 정부가 직접 나서 의무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애플 등의 반대에 밀려 시행 시기가 늦춰지다 전자파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시행이 최종 결정됐다.



 전자파 등급제가 도입되면 국내 제품이 다소 유리한 고지에 설 가능성이 높다.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들의 SAR은 0.353~0.745W/㎏으로 1등급 기준을 충족한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5의 SAR은 1.070W/㎏으로 2등급을 받게 된다. 1등급을 받기 위해선 제품의 기능을 개선해야 하는데, 별도의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애플이 방송통신위원회를 방문해 전자파 등급제에 반대 의견을 전달하고 “세계무역기구(WTO) 통상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이에 대해 애플코리아 측은 “공식적인 대응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휴대전화 전자파의 유해성은 계속 논란이 되고 있지만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는 여러 번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기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2B등급)로 분류한 바 있다. 2B등급에 속하는 물질은 커피, 절인 채소, 납, 가솔린 등이다. IARC는 매일 30분씩 10년 이상 휴대전화를 장기간 사용한 사람은 뇌종양이나 청신경증 발생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40%가량 높을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김윤신 한양대병원 산업의학과 교수는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지만 건강을 위해 휴대전화 전자파 노출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손해용·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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