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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준은 언어로 종교 넘어서려 했던 작가"

왼쪽부터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김병익 이청준기념사업회장, 임인규 동화출판사 회장, 이기웅 열화당 대표, 이청준 선생의 부인 남경자씨와 딸 이은지씨, 김주연 숙명여대 석좌교수, 정병규 북디자이너, 정현종 시인. [파주=구윤성 인턴기자]


주인공 떠난 잔칫집이지만 손님들이 그들먹하다. 소설가 이청준(1939~2008)의 5주기를 하루 앞둔 30일 오전, 파주출판도시 열화당에는 고인을 추억하는 지인들이 넘쳐났다. 1971년 청년 문학도 이청준이 등단 6년 만에 처음 펴낸 창작집 『별을 보여드립니다』가 42년 전 모습대로 복각(覆刻)되어 단 위에 놓였다. 1965년 ‘사상계’에 발표한 단편 ‘퇴원’을 비롯해 동인문학상 수상작 ‘병신과 머저리’ 등이 세월을 건너뛰어 옛 모습 그대로 우리 곁에 돌아왔다.

첫 창작집 『별을 보여드립니다』 5주기 앞두고 복간 출판회
42년 만에 열화당서 되살려 김병익·김주연씨 등 참석



 김병익(75) 이청준기념사업회 회장은 “인사보다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일지사에서 편집자로서 작가의 첫 작품집을 기획·편집·제작한 이기웅 선생이 이제 열화당 대표로 사후 작가에게 또 한 번 책으로 훈장을 드리니 두 분의 인연을 짐작하면 이청준 선생 영혼이 여기 와 계신 듯해 내가 대신 감사드리겠다”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입학 동기이자 절친한 문단 친구였던 김주연(72) 숙명여대 석좌교수는 고인 생전에 어긋났던 일화를 되짚으며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절했다. 벗의 문학세계를 제대로 다룬 평론을 내지 못했음을 안타까워한 김 교수는 “청준은 초월의 의지가 강했던 인간이었고 언어로 종교를 넘어서려 했던 작가였다”고 고인을 기렸다.



 추모 출판기념회 자리를 만든 이기웅(73) 열화당 대표는 “교열도 할 겸 밤새 이 책을 읽으며 추억의 여행을 했고 책을 책답게 만드는 일로 고인을 염(殮)했다”고 인사했다. 이청준을 ‘위대한 또래’라고 부른 이 대표는 “오랜 우정과 문자로 된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의 협업이 일궈낸 이 책은 육신의 영(靈)은 사라지지만 창작의 영은 영원히 다듬어진다는 증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주에 짓고 있는 ‘안중근 기념 영혼도서관’에 이 책을 넣고 ‘안중근+이청준 기념 영혼도서관’으로 하면 어울리겠는가 참석자들의 의견을 물었다.



 『별을 보여드립니다』 복간 작업에 북디자이너로 참여한 정병규(67)씨는 “말의 질서를 다스려 우리 시대의 한(恨)을 사랑으로 화해시키려 했던 작가의 뜻을 서체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세로쓰기 이단 조판으로 된 416쪽 『별을 보여드립니다』와 이 창작집에 관한 글들을 묶은 자료집(이윤옥 엮음) 2권 한정판 500질은 고유 일련번호를 찍어 10만~13만원에 판매된다. 수익금은 이청준기념사업회에서 벌이는 작가를 기리는 일 또는 ‘이청준 님의 명예를 높이는 일’에 쓰일 예정이다.



파주=정재숙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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