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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국정원, '민주적 통제' 개혁해야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21세기는 ‘정보전쟁의 시대’라고 한다. 9·11테러, 농협 전산망 해킹, 경쟁국 간 핵심 산업기밀 유출 등에서 보듯 오늘날과 같은 세계화·정보화 시대에 정보전에서 밀릴 경우 안보와 국익에 미치는 영향은 심대하다.



  안보와 국익을 저해하는 요소는 곳곳에 산재해 있다. 탈냉전 이후 안보 개념이 전통적인 군사안보에서 이른바 ‘포괄적 안보’로 확대되면서 테러·마약·전염병·생태환경·사이버 등을 포함하는 신(新)안보 위협 요인에 대처할 수 있는 정보역량 강화가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대두하고 있다. 현재 선진국 정보기관들은 경제안보·인간안보·과학기술안보 등의 영역에서 정보 수집·분석 및 공작 역량의 고도화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대상 정보 수집의 광역화·국제화 등 정보환경 변화에 발맞춰 국내 및 해외 정보의 통합 관리를 통한 총체적 국가안보 대응체계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선군노선’의 북한과 정치·군사·이념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한국 역시 이 같은 국제적 추세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유독 한국에서는 정권교체를 전후하여 매번 ‘정보기관 흠집 내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번에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발생한 ‘국가정보원 직원의 댓글 사건’이 발단이 됐다. 최근 이 사건에 대한 국회의 국정조사가 시작되면서 국정원 개혁 문제가 다시금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국정원 개혁의 방향은 세계적 수준의 선진 정보기관, 국가안보 및 국익 수호 기관으로 거듭나는 데 맞춰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 ‘국정원 죽이기’로 나갈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가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지금의 국정원을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김영삼 정부 이래 정보기관의 탈권력화가 상당 부분 이뤄졌기 때문이다. 반면 탈정치화의 경우 여전히 미흡한 부분이 있다. 언론 보도대로 일부 국정원 직원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대선에 개입했다면 이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국민적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정치적 중립성 보장 및 정치 관여 금지 규범도 더 실천성을 갖게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정원 본연의 업무인 대북 정보활동과 외사·방첩·대공수사 등에 영향이 있어선 안 된다. 북한은 여전히 ‘민족해방·인민민주주의혁명 전략’을 고수하며 다양한 형태의 대남공작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은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를 ‘국가보안법이 무력화된 공간’이라며, 이를 매개로 한 대남 심리전을 강화하고 있다. 사이버 안보 위협도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정당한 대북 심리전 활동마저 매도하거나 위축시키는 우를 범해선 안 될 것이다.



 그동안 국정원 개혁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한 게 국내 보안·정보 활동의 폐지였다. 하지만 정보요소를 해외·북한·국내 등 지역별로 구분해 국내 보안·정보 활동을 배제해야 한다는 발상은 순진한 것이다. 통일전선부 등 북한 대남전략 지휘부의 지령, 정교한 해외공작, 한국 내 종북세력에 대한 선전선동, 보혁갈등 조장 등 대남공작이 서로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안보 현실을 외면한 까닭이다. 다만, 불필요한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활동은 차제에 과감히 정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더불어 대테러·산업보안 등 중요 정보활동에 대한 법·제도적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 권한과 일할 수 있는 여건은 부여하되, 분명하게 책임을 묻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 이것이 국가 정보활동에 대한 민주적 통제라는 시대적 요청에도 부합한다.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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