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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올림픽 유치 급했나 … 야스쿠니 참배 미룬 아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다음달 15일 종전기념일을 맞아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하지 않기로 했다고 마이니치(每日) 신문이 25일 1면 기사로 보도했다.



이번 8·15엔 안 간다고 한 속셈은
IOC총회 9월 열려 국제여론 눈치
"한국 자극 말라" 미국 압력도 거세
아소가 가거나 추계대제 때 갈 수도

 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아베 총리는 영토·역사인식 문제로 악화돼 있는 중국·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라며 “(야스쿠니 참배 유보는) 두 나라와의 알력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또 “잔여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으면 모르지만 3년이나 남았으니 (아베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때가 언젠가 올 것” “8월은 참배할 타이밍이 아니다”는 아베 측근의 발언을 소개했다.



 아베 정권은 공식적으로 참배 유보를 밝히지 않는다. 2006~2007년의 1차 아베 정권 때도 마찬가지였다. 야스쿠니에 관한 한 가타부타 언급을 않는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하지만 총리 관저와 여당 인사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아베가 종전기념일에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그럴 수밖에 없는 구체적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첫째는 올림픽 유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9월 7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IOC 총회에서 2020년 여름올림픽 개최지를 최종 결정한다. 당초 열세였던 도쿄는 경쟁 도시인 마드리드(스페인), 이스탄불(터키)을 따라잡고 ‘백중 우세’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베도 당일 아르헨티나로 직접 가 막판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아베는 올림픽 유치를 통해 경기호전 기대감 확산→주가 상승 및 경제지표 개선→(내년 4월) 소비세 인상 성공이란 정치적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다. 소비세 인상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시점은 10월 초. 아베노믹스의 성패가 달린 이 시기를 올림픽 유치의 들뜬 분위기와 기세로 몰아가고자 하는 게 아베의 노림수다.



 그런 점에서 8월의 야스쿠니 참배로 일본에 대한 국제 여론이 악화되고 부동표가 막판에 다른 후보지로 갈 경우 아베는 치명적 타격을 입는다. 자민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22일 “야스쿠니 참배 후 올림픽 유치에 실패할 경우 모든 책임은 아베 총리에게로 갈 것”이라며 “정권으로선 그런 부담을 질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미국의 강한 압력이다. 24일 아베와 점심을 같이 한 마이클 그린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한국을 자극하지 말아달라”는 오바마 정권의 메시지를 직설적으로 전했다 한다. 그뿐만 아니다. 26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국제강연회에 참석하는 아베는 이례적으로 현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 회담을 한다. 바이든 부통령 측의 특별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일 외무성 관계자는 “미국 측의 압력은 가히 전방위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아베가 이런 것들을 감안해 8월 참배를 유보한다고 해도 한·일 관계의 뇌관이 제거되는 건 아니다. 당장 4월 춘계 예대제(例大祭) 당시 야스쿠니를 전격 참배한 전력(前歷)이 있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가 어떤 행동을 취할지 주목된다. 한국 정부에 아소의 참배는 아베의 참배와 별반 다를 게 없다. 또 올림픽 유치, 소비세 인상 판단이 끝난 뒤인 10월 17~20일의 추계 예대제 기간도 경계 대상이다. 아베 주변에선 “8월에 못 가면 추계 예대제라도 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아베는 총리 취임 전인 지난해에도 이 시기에 야스쿠니를 참배했다. 올여름과 가을, 그리고 곳곳에 야스쿠니를 둘러싼 지뢰밭이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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