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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역공약사업은 경제성부터 따지는 게 원칙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제 강원도를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지역공약사업은 꼭 경제성만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춘천~속초 간 동서고속화철도와 여주~원주 간 복선전철 등의 사업에 대해 (도민들의) 걱정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한 이후에 나온 말이다. 이들 지방공약사업은 경제성을 따지지 않고 적극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것이 당연하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 사업을 관광객 유치 등의 지역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유라시아 철도와의 연계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강원도에 미치는 지역적 효과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전략적 선택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 지방공약사업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우리는 박 대통령의 지방공약사업에 대한 이 같은 인식과 발언에 심각한 우려를 금치 못한다. 경제성이 없다고 판명 난 각종 지방공약사업들이 정치적 고려에 따라 무분별하게 추진될 개연성을 대통령 스스로가 열어놓았기 때문이다. 사실 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강원지역 1순위 공약으로 내건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은 지난해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경제성 평가와 종합평가에서 모두 기준 미달의 점수를 받았다. 이 기준대로라면 결코 추진될 수 없는 사업이다. 박 대통령은 지금으로선 경제성이 없지만 장기적으로 유라시아철도와 연계하는 국가 전략사업으로 격상시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쯤 되면 중앙정부에선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 사업을 퇴짜 놓기 어렵게 됐다. 조만간 사업계획이 수립되고 예산이 투입될 것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사업적자를 메우기 위해 막대한 재정자금이 끝없이 들어갈 것이다. 강원도민 일부가 이 사업의 혜택을 볼 수 있겠지만 그에 따른 부담은 온 국민이 두고두고 나눠 지게 됐다.



 우리는 유라시아철도 건설이 언제 국가전략으로 채택됐는지 알지 못한다. 이 불확실한 국가전략을 근거로 경제성 없는 지방공약사업을 추진해야 할 이유는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 이전 정부에서도 경제성을 따지지 않고 추진했던 대규모 지방사업들이 적지 않았다. 새만금사업과 지방공항, 세종시 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가 국가와 지방재정을 갉아먹는 애물단지가 됐다.



 지난 5일 정부는 지방공약 이행계획을 발표하면서 지방공약사업을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추진하겠다고 했다. 경제성을 따져 타당한 사업만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번에 대통령이 이런 방침을 뒤엎어 버렸다. 원칙을 중시한다는 박 대통령이 스스로 원칙을 허문 셈이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는 의미도 없어졌다. 이런 식이라면 경제성이 없는 다른 지역의 공약사업도 다 들어줘야 할 판이다. 그 뒷감당을 다 어떻게 할 것인가.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은 그것이 대선공약이든 아니면 지방의 숙원사업이든 경제성을 철저히 따지는 것이 원칙이다. 그게 세금 내는 국민에 대한 최우선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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