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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2분기 0%대 성장 끝 … 소비·투자 저조 경기회복 낙관 못해

한국 경제가 0%대 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2011년 1분기 이후 9분기 만이다. 이제 한국 경제의 관심은 경기가 얼마나 힘차게 반등할 수 있느냐로 옮겨졌다.



2분기 GDP 성장률 1.1% … 9분기 만에 최고

 한국은행은 25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발표’를 통해 2분기 실질 GDP가 전기보다 1.1%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 경제는 8분기 연속 0%대 성장에서 벗어나 1%대 성장(분기 기준)으로 복귀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2.3% 성장했다.



 0%대 성장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것은 경기가 바닥권을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몇 가지 한계가 지적된다.



 우선 2분기 성장률은 국민들의 체감경기와 거리가 있다. 정영택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상반기에 반도체·스마트폰 수출이 좋았는데 이들 제품을 만드는 곳은 소수의 대기업이다 보니 국민이 느끼는 체감경기와 성장률 사이에 괴리감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추경 등 재정 집중투입 효과



 더구나 이번 성장률은 정부의 총력전으로 만들어낸 결과다. 정부는 2분기에 재정을 쏟아부었다. 조기 집행을 통해 상반기 재정집행률을 60%로 끌어올린다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지만, 정부 출범이 늦어지면서 실질적으로는 2분기가 돼서야 재정이 본격적으로 풀려나갔다.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늘린 정부 지출 역시 2분기에 집중 배정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정부 소비 증가율은 2.4%로 1분기(1.2%)의 배에 달했다. 건설투자 역시 3.3% 증가율을 보이며 1분기(4.1%)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도권 신도시·지방혁신도시와 함께 발전소·고속도로 등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많았다.



 외부적으로 약간의 행운도 작용했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의 의존도가 큰 국제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하락 안정세를 유지했다. 상반기 내내 걱정했던 ‘엔저(円低)’ 피해도 크지 않았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제기되면서 원화가치가 떨어져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 영향을 일정 부분 상쇄했기 때문이다. 정영택 부장은 “엔저 효과가 나타나려면 벌써 영향을 받지 않았겠느냐. 현재 무역흑자는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경기회복의 관건인 민간 소비와 투자는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전분기 마이너스 성장했던 민간소비가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지만(-0.4%→0.6%), 시장에선 전분기에 워낙 침체돼 있었기에 생겨난 ‘기저효과(基底效果)’로 본다. 민간에선 여전히 돈을 쓰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분기 민간소비가 마이너스였던 것을 감안하면 2분기 수치는 별로 좋은 수치가 아니다”며 “아직은 정부 지출이 민간소비를 늘리는 마중물 역할을 했는지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투자는 더 실망스럽다. 설비투자는 오히려 전기 대비 0.7% 감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5.1%다. 연초에 세웠던 투자계획을 축소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영향도 있다.



한은 “하반기 낙관” 시장은 “글쎄”



 관건은 앞으로다. 한은과 외부의 시각은 크게 엇갈린다. 한은은 여전히 우리 경제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이며 하반기 회복세가 더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 경제가 상반기엔 1.9% 성장(전년 동기 대비)에 그쳤지만 하반기엔 3.7% 성장할 것으로 예상할 정도다. 정영택 부장은 “우리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게 움직인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하반기 성장세가 상반기보다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이런 낙관에 “도대체 어떻게?”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상반기 성장을 이끌었던 요인들은 역설적으로 하반기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재정만 해도 이미 상반기에 60%를 소진한 만큼 여력이 많지 않다. 더구나 세수가 예상만큼 걷히지 않고 있어 추가 재원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빚을 내 재정지출을 늘리는 2차 추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미 출국전략, 중 성장둔화가 변수



 나라 밖에도 불안요소들이 잔뜩 도사리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현실화되면 세계 각국의 경제심리가 크게 흔들려 세계경제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도 걱정거리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에 탈이 나지 않아야 우리 경제가 그나마 상반기 정도의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속내도 한은보다는 시장의 인식에 가깝다. 익명을 요구한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상저하고형의 하반기 회복은 장담할 수 없다”며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경기가 살아나려면 민간 소비와 투자가 제대로 깨어나야 한다. 하지만 가계는 부채에 억눌려 있고, 기업은 투자의욕을 좀처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은 “얼어붙은 경제심리를 녹여주고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과감하고 선제적인 조치를 통해 소비와 투자를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렬·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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