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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중국, 미 돈육가공업체 왜 사나





홍인기
KAIST 경영대학 초빙교수




미국 상원 농업위원회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 최대 가공육 업체 중 하나인 솽후이(雙<6ED9>)그룹이 미 최대 돼지고기 가공업체인 스미스필드를 71억 달러(약 7조9100억원)에 인수합병(M&A)하는 투자 안건의 타당성을 논의했다. 이 액수는 현금 47억2000만 달러(약 5조2613억원)에 부채 인수를 포함한 것으로 지금까지 중국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 사례 중 최대 규모다. 게다가 그 대상이 소시지·베이컨 등 돼지고기 가공처리 부문에서 미국 최고의 기술을 가진 기업이란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그래서 미 상원이 ‘미국의 식량안보’ 차원에서 M&A의 적절성을 따지는 청문회를 개최한 것이다.



 시기적으로도 지난 5월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 바로 그달 29일 M&A 계획이 발표된 데다 이달 10~11일 워싱턴에서 미·중 전략경제대회가 열려 양국의 협력 강화를 다짐하는 때와도 맞물렸다. 이 때문에 미 상원의 청문회와 이에 대한 미 행정부의 결정이 관심을 더욱 끌게 됐다. 또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캐나다의 넥슨정유를 151억 달러(약 16조8300억원)에 인수하면서 미 남부 멕시코만 지역에 있는 넥슨 자산의 인수에 대해 미 정부에 승인을 요청 중이다. 이번 스미스필드 인수 건과 더불어 이 2건의 M&A 승인 여부는 미·중 간 정치·경제·산업·무역·금융·투자·환경 등 여러 부문에서 양국 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면 중국이 스미스필드를 M&A하는 장기 포석은 무엇일까. 첫째, 2006년 이래 대외진출 확대정책을 적극 실시하고 있는 중국은 2012년 850억 달러(약 94조7500억원)를 대외투자했고, 지금까지 누적 투자액수는 3900억 달러(약 434조7330억원)에 이른다. 대외투자는 에너지와 광물자원과 유명 브랜드를 포함한 첨단기술의 확보, 그리고 해외시장 개척·확대를 목적으로 적극 추진되고 있다.



 덕분에 중국 기업은 규모 면에서 빠르게 성장해 지난 7월 미 경제잡지 포춘지가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 들어간 기업이 전년의 73개에서 89개로 증가했다. 여기에 들어간 기업은 미국이 132개, 일본이 62개이며 한국은 14개에 불과하다. 문제는 유명 브랜드다. 2012년 말 글로벌 100대 브랜드를 선정한 ‘인터브랜드 100’에 중국 기업 브랜드는 하나도 없다. 중국은 대기·수질 오염 제어기술, 재생에너지, 제약 기술 등에선 세계 10위권에는 들지만 1위인 미국에는 한참 뒤진다. 이런 중국으로서는 세계적인 돼지고기 가공 브랜드인 미국의 스미스필드를 국가적으로 탐낼 만했을 것이다.



 둘째, 중국은 경제성장과 중산층의 소득증가로 고단백질 식품인 돼지고기의 첨단 가공기술과 더불어 돼지 가공식품의 안정적인 공급망이 국가적으로 필요해졌다. 돼지고기는 중국인이 특히 선호하는 육류다. 돼지 사료 원료인 대두의 국제가격과 돼지고기 수급이 중국 경제와 물가에 미치는 비중(소비자 물가 1.5%포인트)도 높다.



 셋째, 중국은 최근 수년간 육류·유제품 등 각종 식품류에서 끊임없이 스캔들에 시달려 왔다. 따라서 효율적인 농축산업과 육류 가공처리 노하우를 습득해 안전한 식품을 중국의 일반 소비자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게 국가적·정치적·사회적 목표가 됐다. 이를 스미스필드에 대한 투자로 얻으려 한 것으로 짐작된다.



 이처럼 중국은 글로벌 챔피언급 대기업 육성 외에 식품안전같이 자국에 꼭 필요한 첨단기술과 관련 브랜드 확보를 위해서도 거액의 장기 해외 투자를 과감하게 하고 있다. 한국도 생존을 위해, 특히 앞으로 중국과의 기술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 분야에서 거국적이고 장기적인 포석과 투자가 필요하다.



홍인기 KAIST 경영대학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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