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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학교폭력 대책, 인성교육이 먼저다

성시윤
사회부문 기자
학교폭력이 만연해진 데는 인성보다 입시 교육을 우선시해온 학교들의 책임이 크다.



 2011년 대구 권군 자살 이후 연 2회 학교폭력 예방교육이 의무화됐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예방교육은 형식적이기 일쑤였다. 1000명이 넘는 학생을 강당에 모아 놓고 강사 혼자 말하거나, 관련 동영상을 방송으로 내보내는 학교가 상당수다.



 교육부도 23일 학교폭력 대책 보완 방안을 내놓으며 “단순전달식의 형식적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자성했다. 지난 6월 감사원 발표에선 이런 학교가 조사 대상 중 29.4%나 됐다. 교육부가 이날 인성 위주의 예방교육 내실화를 가장 시급한 보완책으로 제시한 것도 그래서다. 공감·의사소통·갈등해결·자기존중·감정조절 같은 인성 덕목을 역할극 등 체험 위주로 학생들에게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학교와 교사가 움직이지 않으면 이런 인성교육 프로그램도 ‘형식’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지난 2월 한국교총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이런 우려가 기우만은 아니다. 교사 1447명에게 ‘가장 효과적인 학교폭력 정책’을 물었더니 ‘폭력 예방 프로그램 도입’을 꼽은 응답자는 5%밖에 안 됐다. 반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기재’를 꼽은 응답자는 18%나 됐다. 예방보다 처벌에 기대는 경향이 더 크다는 얘기다.



 학생부 기재는 폭력을 저지른 학생의 징계 사실을 학생부에 기록해 고입·대입 전형에서 불이익을 받게 하는 제도다. 상급 학교 진학이 최우선인 교육 현실에서 그 위력이 클 수밖에 없다. 교총 조사에서 응답자 중 61%가 이 제도에 찬성했을 정도다.



 하지만 학교폭력 대책에서만큼은 이 같은 처벌이 능사가 돼선 곤란하다. 학교폭력을 저질러선 안 되는 이유가 ‘대입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 게 과연 근본 해법이 될 수 있을까. 교사들은 학교폭력이 급우의 인생을 망가뜨릴 수 있는 엄청난 행위임을 학생들이 깨닫게 가르치는 게 먼저다. 실제로 학창 시절 학교폭력의 피해를 본지에 호소해온 독자 중에선 60대, 70대의 노년층도 많았다.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학업을 포기하고 평생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학교폭력 피해자들이 가해자 처벌만 바라는 건 아니다.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학생부 기재보다도 예방 교육이 더 중요하다. 학교들이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피해자 관점에서 가르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교폭력을 없애기 위해선 학교와 교사부터 달라져야 한다. 성적보다는 타인에 대한 배려심 같은 인성이 우선임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게 그 출발점이다.



성시윤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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