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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이젠 팝(pop)한 김치가 나와야 할 때가 아닐까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요즘 김치엔 예찬론 일색이다. 미국 미셸 오바마 영부인이 직접 담근 김치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거나 하는 외국인들의 김치 사랑 이야기가 줄을 잇는다. 외국의 유력지들에 김치 특집이 나고, 김치가 비타민과 몸에 이로운 유산균이 풍부한 완전 영양체 식품이라고 소개하는 외국 미디어의 내용이 보도되기도 한다. 이런 소식만 들으면, 김치는 이미 세계인이 사랑하는 세계 속의 한국 음식이다.



 그런데 김치 시장을 들여다보면 ‘갸웃’이다. 지금 김치 업계에서 들리는 건 비명 소리다. 올 들어(1~5월) 중국엔 한 푼어치의 김치도 수출하지 못했단다. 이 기간 동안 중국에서 들여온 김치는 5000만 달러어치 가까이 되는데도 말이다. 또 일본 시장에 대한 김치 수출도 20% 가까이 줄었다. 일본은 우리 김치 수출의 80%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예서 이만큼 줄었으니 올 수출 실적은 말 다한 거다. 물론 우리 김치는 세계 각국으로 수출된다. 52개국이나 된다. 하지만 대부분 교민들이 주 소비자여서 수출 규모는 작다.



 김치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우리 내수시장 형편도 썩 좋지는 않다. 시장 규모는 1조원 안팎. 김치냉장고와 엇비슷한 규모다. 시장이 더 커질 것 같지도 않다. 요즘 우리나라 사람 1인당 하루 김치 소비량은 68g 정도인데 10년 전(92g)에 비해 확 줄었으니 말이다. 이렇게 김치는 들리는 말과 현실이 사뭇 어긋난다. 왜? 정부담당자는 “전통식품이라 맛 때문에 외국인에게 침투하기 어렵고, 발효식품이라 보관성과 유통 능력이 떨어져서”라고 했다. 그래서 김치 예산은 주로 김치 알리기 홍보에 집중해서 쓴단다.



그럼 한국인들조차 김치를 덜 먹는 건 어떻게 잡을 건가? “전통적인 맛 구현에 더욱 힘쓰고…”가 전형적인 대답이다. 그런데 김치가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가 단지 맛과 홍보, 전통을 구현하지 못했기 때문일까?



 건강에 좋다는 김치는 한편으론 ‘나트륨 과다 섭취’의 주범으로 꼽힌다. 전통을 좇으면 나트륨을 줄이기 힘들다. 사실 맛있는 젓국과 양념 몇 가지면 집에서 김치 담가 먹는 건 일도 아니다. 그런데 식구 수 적은 집에선 맛난 젓국을 사기 힘들다. 기본 용기의 양이 너무 커서다. 이처럼 연관 산업도 생활 변화를 못 따르고 구태의연하다.



이런 생각을 해봤다. 김치의 번영을 위해선 전통적 진지함이 아닌 팝(pop)한 현대화의 길을 모색해야 할 때가 아닌지. 나트륨을 확 낮춘 신개념 김치를 개발하고, 작고 예쁜 용기에 담긴 갈치 액젓으로 과일 김치를 담가 먹는 게 일상화될 때까지 계속 새로운 방식에 도전하는 거다. 이제 100년 남짓한 배추김치의 전통을 잇느라 애쓰느니 세계인과 젊은이들이 즐길 수 있는 미래형 김치를 고민하는 게 지금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양선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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