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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1.8㎓ '황금주파수 경매' 전쟁

시장원리에 따른 주파수 할당

낙찰금 높아도 요금인상 없을 것

특정 회사에 특혜 vs 정부가 돈 싸움 불 붙여



이래서 정부안 찬성




최용제 한국외대 경제학과 교수
전파는 소중한 국가의 자원이다. 희소한 전파자원의 효율적 활용은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간주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로널드 코스 교수는 일찍이 1959년에 주파수 면허권을 배분할 때 정부에 의한 사업계획서 심사 대신 경매방식을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주파수를 경매하자는 그의 주장은 당시에 조롱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미국은 94년에 경매제를 도입했으며 매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 이후 세계 각국은 주파수 할당에 경매를 도입했으며 우리나라 전파법도 경쟁적 수요가 있는 주파수 대역은 경매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근 우리 정부는 롱텀에볼루션(LTE)용 주파수 경매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주파수 경매에 대한 이동통신업계의 논란이 유난히 뜨겁다. 논란의 핵심은 KT가 보유하고 있는 대역과 인접한 1.8㎓ 대역 주파수(D대역)다. KT가 이 주파수 대역을 낙찰받을 경우 광대역 LTE 이동통신망을 저렴한 비용으로 단기간에 구축할 수 있다. 반면에 SKT나 LG U+는 D대역 주파수를 확보하더라도 큰 활용가치가 없다.



 LTE용 주파수 할당에 대한 논의가 처음 시작되던 당시에는 D대역 주파수를 경매에 포함시킬지 여부가 논란의 대상이었다. SKT와 LG U+는 D대역 주파수가 KT에 할당될 경우 만회할 수 없는 경쟁력 열세에 놓이게 되어 상당한 시장점유율을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는 저렴한 비용으로 광대역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국가 전체적인 관점에서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보고, 입찰경쟁을 통해 해당 대역의 가치만큼 낙찰가를 지불하면 D대역 주파수를 낙찰받을 수 있도록 경매방식을 고안했다.



 즉 이번 경매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경매대상인 여러 주파수 대역의 낙찰자뿐만 아니라 D대역의 할당 여부까지도 입찰경쟁을 통해 결정하는 점이다. D대역이 포함되지 않은 주파수 할당안(밴드플랜1)과 포함된 주파수 할당안(밴드플랜2)을 복수로 제시하고, 입찰경쟁을 통해 시장가치가 높은 밴드플랜이 선택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D대역 주파수의 할당 여부도 결정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 3사는 모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SKT와 LG U+는 D대역 주파수가 경매에 포함되어 KT에 할당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KT는 두 경쟁사가 모두 밴드플랜1의 주파수 대역에 입찰하고 자사만 밴드플랜2의 D대역에 홀로 입찰한다면 이것은 담합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KT가 D대역 주파수를 확보하게 되면 두 경쟁 이동통신사의 시장점유율 일부를 가져올 수도 있다. 따라서 KT가 D대역 주파수를 낙찰받으려면 두 경쟁사 입찰금액의 합계보다 많은 금액을 지불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원리에 따라 할당하는 주파수 경매는 자원 배분의 효율성 및 투명성 측면에서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D대역 주파수의 할당 여부를 경매가 아니라 정부가 직접 결정한다고 상상해 보자. 온갖 로비와 특혜시비 논란으로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고 그 와중에 주파수 할당이 지연되어 우리는 주파수 자원의 비효율적 이용과 사회후생의 감소라는 비용을 치르게 될지도 모른다.



 한편으로는 주파수 경매에 따른 높은 낙찰금이 소비자가 지불하는 요금에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경제이론에 따르면 이동통신사들은 낙찰금의 규모와 무관하게 경쟁시장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요금을 책정한다. 따라서 낙찰금은 이동통신사의 이윤을 국가로 이전시키는 효과만 있을 뿐 요금 수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실제로 세계 여러 나라의 3G 이동통신에 대한 필자의 경험적 연구에서도 높은 낙찰금이 요금인상을 초래한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우리는 이동통신사 간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주파수 대역에 대해 시장원리에 따라 할당이 이뤄지는 경매를 앞두고 있다. 이번 경매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업계에는 시장원리가 존중되는 성숙한 질서가 정착되고, 소비자에게도 저렴하고 질 좋은 이동통신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최용제 한국외대 경제학과 교수





미래부가 담합 유도하는 셈

최고가 쓰고 낙찰 못 받을 수도



이래서 정부안 반대




김효진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전파자원은 전파산업의 필수 생산 요소다. 이런 점에서 주파수 대역이 적재적소에 배분될 수 있도록 하고, 그 경제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 전파정책 당국자가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다.



 정부는 최근 급증하는 이동통신 트래픽 수요를 고려해 1.8㎓와 2.6㎓ 주파수 대역 할당 방안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번 주파수 경매안을 토지에 비유해보면 어떤 토지를 쪼개어 민간에 불하할지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명동의 땅을 불하할지 또는 신사동의 땅을 불하할지를 해당 참여자의 의사(돈)에 맡기겠다는 식으로 경매 방법을 정해 발표한 것이다. 또한 특이한 점은 A 사업자가 명동 땅을 100평 정도 구입하고 싶어도 다른 B·C 두 개 사업자가 신사동에 각각 200평을 산다고 하면 명동 땅을 살 수 없도록 만든 구조인 것이다.



 경매 전문가에 따르면 바람직한 경매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입찰자 간 담합, 신규 사업자에 대한 경매 참여 저지, 입찰자를 경매에서 퇴출시키는 약탈적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정부에서 공정한 심판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미래부의 경매 방법은 두 가지 결정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



 첫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두 사업자의 입찰 금액을 합치도록 해서 상대 입찰자인 KT의 참여를 저지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가 경매 설계의 기본 원칙인 담합 방지를 위반하는 것으로 보여 합리성·투명성 및 공정성에 하자가 있는 셈이다. 경매라는 것은 해당 주파수 블록을 가장 효율적으로 할당하려는 수단으로서, 가장 높은 입찰 가격을 제시한 입찰자에게 낙찰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이번 경매안에서는 KT가 제시한 입찰 가격이 경쟁사인 SKT와 LG유플러스가 다른 블록에 제시한 입찰 가격의 합을 상회할 경우에만 낙찰받도록 하고 있다. KT는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하더라도 낙찰받지 못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결국 정부가 해당 주파수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사업자인 KT의 경매 참여와 낙찰을 저지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매 설계에 결정적 하자가 있는 것이다. 경매 결과가 나오지 않아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앞으로 국가적인 망신이 될 우려도 있다.



 둘째, 정부는 전파법에 따라 한정된 전파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해 경매 설계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정부의 이번 경매안은 경매를 통해 할당안 자체까지 선택되도록 하고 있어 전파자원 이용의 효율적 배분에 위배된다. 이는 결국 동일한 주파수를 두 개의 밴드플랜으로 나눠서 경매에 부쳤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정부가 주파수를 경매로 할당하는 것은 주파수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업자가 적정 가치를 내고 사용토록 하는 것인데, 오로지 돈의 논리에 따라 원하는 밴드플랜(할당안)부터 결정하라는 것은 세계에서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경배 방법이라고 하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부분의 국가는 주파수 할당 시 대가할당 혹은 경매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하고 있다. 경매 방식이 논리적으로 가장 합리적이지만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풍부한 사업자가 기존의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신규 또는 후발 사업자의 진입을 저지할 개연성이 있다. 따라서 각국 규제기관은 경매 방식의 부작용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 2011년 8월 국내에서 처음 시행된 1.8㎓ 대역 경매에서도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T는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최초가액이 4455억원인 주파수 대역을 1조원에 확보했고, 그 결과 후발 사업자인 KT의 LTE 시장 진입이 늦어진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같은 시기에 2.1㎓ 대역이 없다는 이유로 단독 입찰을 통해 낮은 가격에 주파수를 확보했다. 덕분에 이번 경매에서 특정 주파수 대역을 얻기보다는 KT의 인접 대역 확보를 저지하는 데 전력을 다할 우려가 적지 않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경매 방법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주파수를 확보하도록 경매 설계를 한 것이 아니라 타사의 주파수 확보 저지를 용이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에서 소위 ‘승자의 저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두고두고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남은 기간 동안 이번 경매 방식의 문제점과 대책을 마련해 미래창조과학부 최초의 주파수 할당 정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길 기대해 본다.



김효진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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