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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현대·기아차, 푸조·시트로엥서 '위기' 배워라

자동차 업계에서 현대기아차처럼 비슷한 위상의 두 브랜드가 한 지붕 아래 공존하는 경우는 드물다. 닮은꼴을 찾자면 푸조와 시트로엥이 짝을 이룬 PSA 그룹 정도다. 최근 PSA 그룹이 많이 어렵다. 하지만 한 지붕 두 브랜드를 먼저 운영해온 선배답게 배울 점이 있다.


라이벌이자 동반자. 한 지붕 아래 둥지 튼 현대차와 기아차의 관계다. 두 브랜드는 연구개발 일부와 홍보 조직을 공유한다. 하지만 판매와 마케팅은 각각이다. 차급별로 같은 뼈대와 핵심 부품을 쓴다. 그러나 디자인은 차별로 정체성 독립을 꿈꾼다. 두 브랜드의 차종은 서로에게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다. 한편으로 이는 제3자의 진입을 견제할 보호막이기도 하다.

닮은꼴 '한 지붕 맞수' 두 기업
최근 글로벌 판매율 저조에도
PSA그룹, 열린 경영 눈길



 현대 쏘나타와 기아 K5의 관계만 봐도 알 수 있다. 둘은 서로 밑바탕이 같다. 그러나 서로 다른 외모로 차별화했다. 개발 과정에서 예산과 부품 공급가를 둘러싼 자존심 싸움도 대단했다. 나아가 일선 영업 현장에서 둘은 치열하게 경쟁한다. ‘그룹 맏형’으로서의 자존심, ‘2위 설움’을 이겨내려는 도전이 첨예하게 교차한다.



 이처럼 ‘한 지붕 맞수’의 관계는 명쾌하면서도 미묘하다. 비슷한 위상의 두 브랜드가 합친 데서 비롯된 운명이다. 1931년 벤틀리를 사들인 롤스로이스가 좋은 예다. 98년 롤스로이스는 BMW, 벤틀리는 폴크스바겐 그룹에 팔리면서 다시 남남이 됐지만.



같은 해, 독일의 다임러가 미국의 크라이슬러와 살림을 합쳤다. 그러나 불협화음 끝에 2007년 각자 ‘돌싱’으로 거듭났다. 탄생 배경과 역사, 문화가 다른 브랜드의 결합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 사례였다.



 ‘한 지붕 맞수’ 사이엔 정서적 갈등이 필연적이다. 내 반쪽을 마냥 응원할 수도, 배척할 수도 없는 처지 때문이다. 게다가 국적마저 다르면 사소한 갈등이 국가 간 자존심 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가 그랬다. 미국을 무시하는 독일, 독일을 쥐고 흔들려는 미국의 문제로 과장됐다.



 현재 자동차 업계에서 현대·기아차와 가장 닮은꼴은 푸조와 시트로엥의 PSA그룹이다. PSA그룹은 유럽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회사. 경상용차 메이커로는 유럽 최대다. 푸조는 1882년, 시트로엥은 19년 창업했다. 현대·기아차는 한결 젊다. 각각 67년, 44년 설립됐다. 푸조는 76년 시트로엥을 사들였다. 현대차는 98년 기아차를 인수했다.



 한 지붕 두 브랜드의 차별을 고민하는 건 PSA그룹 또한 마찬가지다. 푸조의 슬로건은 ‘모션, E-모션’.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감성에 호소하는 제품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반면 시트로엥이 내세운 기치는 ‘창의적 기술’. 따스한 감성(푸조)과 냉철한 이성(시트로엥)의 상호보완적 조화를 꿈꾼다. 판매망은 별도로 운영하고,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은 공유한다.



 기업 성향은 사뭇 다르다. 모든 걸 스스로 하려는 현대·기아차와 달리 PSA그룹은 개방적이다. 가령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와 전기차는 미쓰비시, 미니카는 도요타, 경상용차는 피아트와 손잡고 선보였다. 가솔린 엔진은 BMW, 디젤 엔진은 포드와 함께 개발했다. 심지어 자국 내 라이벌인 르노와도 조인트벤처를 세웠을 정도다.



 현재 두 그룹의 운명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PSA그룹의 매출은 전년 대비 5.2% 줄어 사상 최대의 적자를 냈다. 판매대수도 296만5000대로 쪼그라들었다. 따라서 강력한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이미 7%의 지분을 쥔 GM에 추가로 자금 요청도 했다. PSA그룹의 위기는 지나치게 유럽에 편중된 판매 구조에서 비롯됐다.



 반면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승승장구했다. 전 세계 시장에서 현대차 441만대, 기아차 270만9000대로 총 711만9000대를 팔았다. 판매가 지역별로 고르게 분산돼 지역 경제 위기의 영향을 덜 받았다. 하지만 올 상반기 미국에서 판매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유럽에선 시장 점유율이 소폭 늘었지만 판매대수는 줄었다. 게다가 영업이익률을 빼면 ‘비장의 무기’가 없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당장은 위기를 맞았지만 PSA그룹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 엔진 및 미립자 필터 기술을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앞바퀴는 디젤 엔진, 뒷바퀴는 전기모터로 굴리는 ‘하이브리드4’를 개발했다. PSA는 열린 사고와 독보적 기술력이 위기를 돌파할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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