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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우익의 영토문제 시비는 자민당 다수 의석 확보 노림수”





류장융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열도)는 이미 일본의 통제만을 받는 곳이 아니다.”



류장융(劉江永·60) 칭화(淸華)대 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은 중국이 이미 댜오위다오를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유현석)과 중국인민외교학회 공동주최로 열린 ‘제18차 한·중 미래포럼’에서다. 류 부원장은 이날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우익세력은 영토 문제로 민족감정을 자극, 자민당의 다수 의석 확보를 노리고 있다”며 “이를 통해 대내적으로는 헌법을 개정해 군사강국의 길을 걷고, 대외적으로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1951년 미국이 일본과 맺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독일 포츠담회담 사적지를 방문해 일본의 우경화를 비판했던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연설과 일맥상통한다.



류 부원장은 그러나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는 순조로운 해결을 예상했다. 그는 “북한이 비핵화 프로세스에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과 미국이 군사훈련 수위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일 갈등이 심각하다.

“중·일 관계가 악화된 건 단순히 영토·과거사 문제 때문이 아니다. 일본 국내 정치가 문제의 출발점이다. 군국주의까진 아직 출현하지 않았지만 정치 우경화가 심각하다. 우익세력은 영토 문제를 일으켜 힘을 키웠다. 중국은 댜오위다오를 40년간 건드리지 않았다. 일본이 먼저 그동안 중국과 맺은 컨센서스를 부인했다. 심지어 정부가 댜오위다오를 사들였다. 대화도 거부한다. 지난해부터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정부 순시선을 댜오위다오 인근 12해리에 진입시켜 법 집행을 위한 순찰을 개시했다. 지금까지 50여 차례 실시했다. 댜오위다오는 일본만의 통제 아래에 있지 않다.”



-발표문에서 내년이 청일전쟁 120주년, 2015년은 일본 패전 70주년임을 강조했다.

“당(唐)나라 이후 중국과 일본 간의 전쟁은 모두 한반도와 관련이 있었다. 한반도의 독립은 1943년 카이로, 1945년 포츠담 선언에서 규정했다. 미국·중국·소련·영국은 한국의 독립을 천명했으며 아울러 일본이 점령했던 영토를 해방시키겠다고도 선언했다. 이것이 전후 국제질서와 국제법의 토대가 됐다. 히로히토 천황도 일본 정부를 대표해 포츠담 선언을 수용했다. 지금 일본은 이조차 부인한다. 대신 1951년 미·일 양국이 맺은 샌프란시스코 조약을 내세운다. 중국과 한국이 참여하지 못한 조약이다. 그들끼리 맺은 조약을 우리에게 강요하는 셈이다. 2015년 반파시즘 전쟁 종전 70주년을 맞아 유엔이 전후 국제질서와 관련된 성명을 발표하도록 촉구할 수 있다.”



-중국은 샌프란시스코 조약을 부정한다는 말인가.

“당시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는 샌프란시스코 조약에 대해 중화인민공화국이 참가하지 못한 불법 조약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이는 중국의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일본이 평화 발전의 길을 걷도록 이끌어야 한다. 일본과 민간 교류를 확대하고 우호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일본 국민이 자국 내 우익세력의 위험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일본이 아프리카·태평양·아세안 국가들과 적극적으로 외교를 펼치는 이유다.”



-올봄 중국 내에서 ‘대북정책 실패론’이 대두됐다.

“한반도 정세는 사계절의 변화와 비슷하다. 긴장과 완화가 일정하게 반복된다. 특히 올봄에 실시된 한·미 군사훈련은 과거에 비해 규모가 컸다. 집권 경험이 없는 갓 서른의 김정은에게는 처음 겪는 경험이었다. 그는 두렵지 않다는 것을 보여야 했다. 만일 그의 표현이 약했다면 북한 주민들이 크게 두려워했을 것이다. 내 예측대로 4월 이후 한반도 정세는 완화됐다. 긴장이 고조됐을 때 오판해서는 안 된다.”



-북핵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면 김정은은 김일성의 유훈을 계승할 것이다. 비핵화는 실현할 수 있다. 1992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 이후 한국과 미국은 대북정책에서 엇박자를 보여 왔다. 한국이 대화에 나서면 미국은 강경책을, 한국이 강경하면 미국이 다른 목소리를 냈다. 북한을 지나치게 압박해선 안 된다. 또 다른 핵실험을 불러올 수 있다.”



-한·중 관계는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나.

“양국은 모두 자존심이 강하다. 그동안엔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했다. 이제는 서로 ‘자아 비판’을 하는 관계로 바뀌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남을 비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잘못도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용서하듯 남의 과실도 잊어야 한다. 중국은 그렇게 해야 자만심과 대국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xiao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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