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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약 부숴도 흡입 못하게 제조 … 진통제 속 마약성분 '악용' 원천봉쇄

약효 성분이 효과적으로 흡수되는 제형을 연구하는 데 만 10년 넘는 시간이 투입된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옥시코돈이란 약 성분이 있다. 암성 통증이나 수술 후 통증에 사용되는 마약성 진통제다. 환각 작용이 있어 미국에서는 옥시코돈 오·남용이 심각한 사회 문제 중 하나다. 골칫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제약사들은 오·남용을 막는 약 제형 개발에 주목했다. 오·남용과 첨단제조기술의 대결은 10여 년의 연구개발 끝에 첨단기술의 승리로 일단 막이 내렸다. 미국 제약사인 ‘퍼듀’가 개발한 오·남용 방지 기술의 핵심은 알약을 제멋대로 변형시키지 못하도록 억제해 환각에 사용되는 걸 막는다.



알약 속에 숨은 첨단 과학

옥시코돈은 가루로 만들어 코 점막으로 흡입하거나 물·알코올에 녹여 주사하는 방법으로 오·남용 돼 왔다. 적은 양으로도 즉각 환각 상태를 느낄 수 있어서다. 충남대 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신용섭 교수는 “알약으로 만들어진 옥시코돈은 몸에서 천천히 흡수되도록 만들어진 서방정 형태”라며 “물리적 충격을 가해 알약 외벽이 파괴되면 약물이 나오는 속도를 조절하지 못해 갑작스럽게 나온 약효 성분이 몸에 부담을 준다”고 말했다.



퍼듀가 개발한 기술을 적용하면 알약을 갈았을 때 몽글몽글하게 뭉치고, 물이 닿으면 젤리처럼 변한다. 약을 부수거나 쪼개도 약효 성분만을 따로 분리하기 어렵다. FDA는 4월, 퍼듀의 이 같은 기술을 옥시코돈 성분의 마약성 진통제 분야에 생산표준기술로 채택하고 다른 제약사도 이 기술을 반영하도록 조치했다.



신용섭 교수는 “오·남용으로 사회적 문제를 야기했던 마약성 진통제에 안전장치가 마련되면서 제형기술의 과학이 한층 진보했다는 평가를 받은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마약성 진통제 분야를 중심으로 오·남용을 방지하는 기술 연구는 속도를 내고 있다. 자르거나 가루약으로 만들 수 없을 만큼 알약을 단단하게 만드는 방법, 과량 복용 시 홍조를 일으켜 불쾌감을 느끼도록 특정 성분을 첨가하는 방식, 아무리 많이 먹어도 약효가 일정 정도 이상을 넘어서지 못하게 하는 기술 등이 다양하게 연구된다.



이처럼 무게 0.5g의 작은 알약에는 진일보한 과학 기술이 집약돼 있다. 의약품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 질병을 치료하지만 부작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약효 성분이 인체에서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용량과 형태를 연구하는 데만 10년 넘는 시간이 투입된다. 서방정 형태의 약은 외벽이 망가지면 약효가 나오는 속도 조절이 안 돼 부작용이 오는 것처럼 ‘장용정 코팅’을 한 알약도 마찬가지다. 장용정 코팅은 위가 아닌 장에서 약이 녹도록 특정 산도에만 반응하는 특수 코팅을 입힌 것이다. 약 성분이 위장 점막을 자극해 속 쓰림이 나타나는 걸 막는다. 이런 약을 쪼개거나 씹어 먹으면 코팅이 벗겨지면서 약효가 위에서 흡수돼 위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우유와 같이 먹어도 안 된다. 우유가 위 속 산도를 변화시켜 코팅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신용섭 교수는 “약 형태에 적용된 기술을 모른 채 내가 먹기 편한 대로 갈거나 쪼개 복용해서는 안 된다”며 “삼키기 힘들다거나 약효가 지나칠 것 같다는 이유인데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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