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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마르는 금융권, 깎고 줄이고 없앤다

18일 중국 웨이하이(威海)의 한 호텔. 김정태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하나금융지주 이사회가 열렸다. 이날 이사회는 김 회장이 급여의 30%, 등기임원인 최흥식 사장과 김종준 하나은행장, 윤용로 외환은행장이 급여의 20%를 반납하는 결정을 내렸다. 하나은행은 올해 하반기에만 추가로 22개 점포를 정리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해외 진출 전략을 위해 마련된 자리였지만 하반기 경영환경 악화에 적극적으로 대비하자는 결의도 함께했다”며 “수익성 악화에 대비해 비용을 계속 줄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슈추적] 은행·증권·보험사 군살빼기 가속

저금리 장기화로 수익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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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권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은행·증권사·보험사 등은 부실 점포를 정리하고 허리띠를 졸라매는가 하면 신규 채용은 대폭 줄이고 있다.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나빠지고 있어서다. 금융권의 실적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악화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우리·신한·하나·KB금융 등 4대 금융지주와 BS·DGB금융지주, 기업은행 등 7개 금융사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총 1조7204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2799억원)나 전기(1조9283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은행은 가파른 대출 금리 인하에 따른 예대 마진(대출 이자에서 예금 이자를 뺀 것) 축소와 조선·해운 등의 부실 채권 영향으로 수익이 좋지 않다. 개인금융의 척도인 가계부채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신용위험이 가장 높은 데다 부동산시장도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자영업자 대출을 포함한 개인금융의 부채는 2012년 말 기준 1158조원으로 가처분소득 대비 164%에 달한다.



 수익 전망이 갈수록 나빠지자 은행권은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적자 점포 4개를 폐지했다. 대신 신규 점포를 개설할 경우 기업금융 전문 점포, 외국인 점포, 오후 9시까지 운영하는 직장인 주거지 점포 등으로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 남훈 KB국민은행 기획조정본부장은 “예전에는 주요 위치에 은행 지점을 두면 고객이 찾아왔지만 이제는 고객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야만 하는 실정”이라며 “채널(영업지점) 점포 수에 집착하기보다는 숫자는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인력을 재배치하거나 다양한 모델을 시험하면서 수익성 모델을 찾겠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본점 인력 200명을 감축하고 이 중 140명을 영업점에 재배치했다. 우리은행도 올해 3개 지점을 감축하고 금융지주의 인원을 170명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신한은행은 상반기에 11개 지점을 통폐합했고, 올 상반기 신규 채용인원(200명)도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본점 인력 감축, 영업점에 재배치



 주요 은행의 경우 수익성이 악화됐을 뿐 적자에 빠지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것은 상황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미리 대응하기 위해서다.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19일 열린 ‘2013년 상반기 농협금융 종합경영성과 분석회의’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상반기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순이자 마진 감소, 기업부실에 따른 대손충당금 부담 증가 등으로 경영상태가 매우 어렵다”며 “하반기에는 수익성 증대와 생산성 향상에 조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도 미국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로 증시에 자금이 유입되지 않자 대대적인 ‘군살 빼기’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삼성증권은 현재까지 7개 지점을 폐쇄하고 8개 지점을 10명 이내의 인력만 배치하는 소규모 점포로 운영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직원 100여 명을 그룹 내 타 계열사로 보내는 계열사 전환배치 신청도 받았다. 신청 마감 결과 당초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전환배치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자난 증권사, 임원 30% 감축도



 다른 증권사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현대증권은 9월 말까지 실적이 나빠졌거나 여러 지점이 모여 있는 곳 등 지점 10여 개를 폐쇄할 계획이다.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은 10일 직원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6월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에 따라 전 사업 부문의 실적 악화로 약 250억원 규모의 영업적자가 났다”고 실적 부진을 토로하기도 했다. SK증권은 임원 임금 5%를 삭감한 데 이어 우리투자증권은 임원 30%를 감축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경기 불황으로 보험 신규 가입자가 줄자 영업 최일선에 있는 보험대리점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석 달 새 2000개의 보험대리점이 문을 닫았다. 경기 불황에 보험 신규 가입자 감소로 수입이 줄자 대리점이 영업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생명보험사 대리점은 지난해 말 8455개에서 올해 1분기 말 7693개로 762개 줄었다. 손해보험 대리점은 지난해 말 3만8957개에서 올해 1분기 말 3만7643개로 1314개 감소했다.



보험, 대리점 2000곳 문 닫아



 전문가들은 ‘금융환경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어 앞으로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융회사는 성장률 정체로 인한 기업의 매출 부진과 구조조정, 가계 대출로 인한 신용위험 증가 등 잠재적 부실에 직면해 있다”며 “이런 중장기적인 위험요인을 금융회사가 극복하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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