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미국 100여 도시서 지머먼 항의 시위

‘다음은 누구인가?’ ‘사랑해요 마틴’



오바마 "35년 전 내가 당했을 수도"
유대감 표하면서도 폭력은 경계
상원은 정당방위법 청문회 추진

 20일(현지시간) 미국 맨해튼 남부 뉴욕경찰국(NYPD) 앞엔 3000여 명의 시위대가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늦은 밤 후드티를 입고 백인 동네를 걷다 히스패닉계 백인 자경단원 조지 지머먼에게 피살된 트레이번 마틴을 추모하는 시위였다. 시위대는 지난 13일 플로리다주 대배심에서 지머먼이 무죄 평결을 받은 데 항의해 그를 ‘증오범죄’로 기소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그에게 무죄를 안겨준 ‘정당방위법’의 개정도 요구했다.



 뉴욕 시위 현장엔 팝스타 비욘세와 그의 남편이자 힙합 가수·프로듀서인 제이지도 모습을 보였다. 흑인 인권운동가인 앨 샤프턴 목사가 이끄는 인권단체 내셔널액션네트워크(NAN)가 주도한 ‘트레이번에게 정의를(Justice for Trayvon)’이란 이름의 시위가 벌어진 도시는 뉴욕을 비롯, 미국 100여 곳에 이른다고 USA투데이 등 미국 언론이 전했다. 집회에 참석한 마틴의 어머니 사브리나 풀턴은 “이번엔 내 아들이 당했지만 내일은 여러분의 자녀가 똑같은 비극을 당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시위에 참여한 마틴의 아버지 트레이시 마틴은 “지머먼 재판에서 실제로 피고인석에 앉았던 건 지머먼이 아니라 내 아들이었다”며 “죽을 때까지 아들을 위해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유명 연예인도 동조했다.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만화축제 ‘코믹콘(Comic-Con) 2013’에 참가한 배우 제이미 폭스는 “지머먼이 무죄로 풀려난 건 미국 사법제도의 수치”라고 주장했다. 흑인 배우 새뮤얼 잭슨도 “이번 재판을 계기로 많은 시민이 거리로 나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지머먼의 총에 숨진 마틴에게 인종적 유대감을 표시했다. 오바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 치고 백화점에서 쇼핑할 때 보안요원의 제지를 받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라며 “나 역시 길을 지날 때 백인 운전자가 차문을 걸어 잠그고, 백인 여성이 지갑을 확인하는 광경을 목격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마틴이 총격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내 아들 같은 아픔을 느꼈다”며 “만약 35년 전이었다면 그건 나였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는 그러나 “우리 아이들은 예전보다는 나은 환경에 살고 있다”며 “이번 평결이 폭력사태로 이어진다면 이는 마틴의 죽음을 더럽히는 것”이라며 폭력시위를 경계했다.



 미국 의회는 지머먼 무죄 평결의 근거가 된 정당방위법 재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 산하 헌법·시민권·인권소위원회 위원장인 딕 더빈(민주·일리노이) 상원의원은 정당방위법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빈 의원은 청문회에서 이 법을 입안하는 과정에서 보수주의 단체인 미국총기협회(NRA)와 미국입법교류협회(ALEC)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플로리다주를 비롯해 31개 주가 도입하고 있는 정당방위법은 직접적인 신체적 위해를 입지 않더라도 심리적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선 총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