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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디트로이트 파산, 강 건너 불 아니다

미국 자동차산업의 메카 디트로이트시가 19일 파산했다. 185억 달러(약 21조원)의 막대한 빚에 짓눌려 쓰러진 것이다. 디트로이트는 한때 막강한 미국 자동차산업의 상징이었다. GM·포드·크라이슬러 등 3대 자동차회사의 본사가 몰려 있다. 하지만 이 회사들은 퇴직자들의 연금과 의료보험까지 회사 측에 떠넘기는 강성 노조에다 일본 경쟁업체의 수입차에 밀려 쇠락의 길을 걸었다. 경쟁력을 잃은 빅3는 임금이 싼 해외에 생산기지를 옮기고 대량 해고를 단행했다. 그러면서 지역경제는 피폐해지고 세수도 급감했다. 치안 불안, 실업 증가까지 더해져 1950년대 180만 명이었던 인구는 70만 명으로 줄었다. 이 대목에서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어야 할 시 정부는 방만한 재정구조를 못 고쳐 결국 몰락을 자초했다.

미국에서 지자체 파산이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대공황 때인 1934년 지자체 파산을 규정한 ‘연방파산법 제9조’가 제정된 후 500여 개의 지자체가 망하고 되살아났다. 2008년 금융위기 후엔 앨라배마주 제퍼슨카운티 등 14개 지자체가 줄줄이 파산했다.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다. 광산도시로 이름 높던 홋카이도의 소도시 유바리는 관광업을 진흥시키려다 수백억 엔의 빚을 져 2006년 파산했다. 게다가 민선 시장이 적자를 감추려 분식회계까지 감행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명심할 건 지자체 도산 사태가 우리에게도 눈앞의 현실로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정자립도 면에서 국내 지자체들은 허약하기 짝이 없다. 지자체들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올해 51.1%. 내년이면 50%를 밑돌게 된다. 지방세 수입만으로는 인건비조차 못 대는 지자체도 244곳 중 절반을 넘는 123곳에 달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위기 속에서도 선심성·과시성 사업들이 마구잡이로 추진된다는 거다. 이번에 중앙정부의 재정지원 보증서류 조작으로 문제가 된 광주광역시의 경우도 그렇다. 광주시는 올해 재정자립도에서 7개 특별·광역시 중 꼴찌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2015년 유니버시아드대회에 이어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유치했다. 지난 5월 국회예산정책처가 펴낸 ‘국제스포츠행사 지원사업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광주시는 유니버시아드대회를 따내기 위해 외국에서 참가하는 임원·선수들의 일부 항공료와 체재비까지 대주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드러냈다. 안 내도 될 150억원을 떠안은 것이다.

특히 내년 6월 실시될 여섯 번째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런 상황은 더욱 우려된다. 지금처럼 중앙정부가 적자를 메워주는 한 지자체들이 방만한 재정 운용을 스스로 고치긴 어려울 것이다. 정치인들의 선거용으로 기획된 포퓰리즘 행사에 혈세가 낭비되는 걸 막으려면 한 가지 길밖에 없다. 바로 유권자들이 내년 선거 때 옥석을 가려 현명하게 표를 던지는 것이다. 지역 주민들이 지역 재정을 좀 더 철저히 감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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