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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공 체제보다 평등 외교가 中과 지역 평화에 도움 될 것”

마이클 푸엣 하버드대 동아시아 언어문화학과 소속 중국사 교수. 지금은 중국 통일의 기틀이 된 고대사 연구에 몰두 중이다. 시카고대에서 석·박사를 땄으며 중국 베이징대에서도 수학했다. 해박한 지식과 깊이 있는 강의로 하버드대 최고 교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1월 31일 저녁, 미국 보스턴 하버드대 샌더스 극장. 구름처럼 몰려든 학생들이 경청하는 가운데 ‘지성의 향연’이 펼쳐졌다. 하버드대 교원 2100여 명 중 엄선된 스타 교수 6명과 학부생 1명이 나와 12분씩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발표한 것이다. 올해 4회째를 맞은 이 행사의 이름은 ‘하버드 싱크 빅(Harvard Think Big)’. 피날레는 갈수록 인기를 얻고 있는 마이클 푸엣(49) 중국사 교수가 장식했다.

마이클 푸엣 미 하버드대 중국사 교수

푸엣 교수에 대한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미국 학생들에겐 생소한 ‘고대 중국의 윤리·정치이론’을 가르침에도 501명이 수강 신청해 이번 2012~2013년도 하버드대 전체 순위에서 3위, 인문학 분야에선 1위를 차지했다. 부동의 최고 인기강좌로 꼽혔던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는 갑자기 저조해져 396명에 그쳤다. 수강 신청 1, 2위는 실용적 성격이 강한 ‘경제학 원리’와 ‘컴퓨터 입문’이 각각 차지했다.

경희사이버대 초청으로 처음 방한한 푸엣 교수를 17일 만났다. 그는 “지금은 중국의 고대사를 연구하지만 처음엔 현대사부터 시작해 여전히 작금의 상황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시진핑(習近平) 체제를 어떻게 생각하나.
“중국 지도부는 개인의 실력을 중시하는 ‘능력주의(meritocracy)’를 지향하는 느낌이다. 시진핑의 개혁 정책도 여기에 맞춰져 있다. 과거 중국에선 사회 전체가 효율을 따지는 능력주의 시대가 존재한 적이 있었다. 시진핑은 이때로 회귀하려는 것 같은데 이런 분석이 맞다면 올바른 판단이다.”

-중국 체제가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로 위험해질 거란 시각이 있다.
“맞는 이야기다. 시진핑 체제는 이 때문에 보다 강력한 정당성을 구축하려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보다 폭넓은 대중의 참여를 독려하면서 시민들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중국 체제가 위험해질지는 이를 얼마나 잘 수행하느냐에 달린 셈이다. 결국 효율적인 정부를 만드는 게 핵심인데 이를 위해서는 능력주의를 택할 수밖에 없다.”

-시진핑 체제의 최대 난제라면.
“지난 수십 년간 누렸던 고도성장은 머잖아 끝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과거 미국에 닥쳤던 것과 비슷한 금융위기가 올 수 있다. 미래의 금융위기에 잘 대처한다면 시진핑의 인기가 치솟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이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한·중 관계의 앞날을 어떻게 보나.
“박 대통령의 중국행은 한국이 중국과 보다 굳건한 관계를 맺고 싶어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이를 시진핑이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는 징후가 보인다. 중국이 계속 강해질수록 야기되는 중요한 문제가 있다. 중국이 어떤 형태의 세계를 추구하느냐다. 중국이 제국주의적 체제를 원하느냐, 아니면 다른 나라들을 보다 평등한 존재로 받아들일 것인가에 의해 크게 달라진다. 이런 차원에서 중국과 특별한 역사를 지닌 한국이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굉장한 의미를 갖는다.”

-중국은 중화사상에 입각, 주변국과 조공관계를 추구한다는 비판도 있다.
“중국 역사 중엔 주변 나라들을 제압했던 제국주의적 시스템만이 있었던 게 아니다. 송(宋)나라가 대표적인 사례인데 이때에는 다른 나라를 동등한 존재로 인정하며 대우했다. 주변국들과의 효율적 교류 등의 차원에서 보면 이 당시의 평등주의적 체제가 훨씬 우수했다. 송나라 때에는 장기간 평화가 유지됐으며 경제 교류도 활발해 동아시아 지역 전체가 번영했다. 이런 논리로 중국을 설득하는 게 효과적인 전략일 것이다.”

-중국 역사 중 가장 관심이 많은 시대는.
“진한(秦漢) 시대다. 거대한 중화제국이 비로소 모양을 갖추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요즘 중국에서 진·한 두 나라의 출현과 관련된 영화가 쏟아지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지금의 중국과도 비교 연구해 볼 만한 것들이 많다. 어떤 의미에서 지금의 중국은 한나라가 그랬던 것처럼 마오쩌둥(毛澤東)의 유산 위에 새로운 제국을 건설하고 있는 셈이다.”

-어떤 부분이 흥미로운가.
“한(漢)나라의 흥망 과정과 여기에 관련된 논쟁들이 재미있다. 예컨대 한나라처럼 거대한 제국을 만드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 아니면 그 이전의 춘추전국시대처럼 천하가 갈라져 있었던 게 좋았던 것인지를 연구하는 게 즐겁다.”

-가장 좋아하는 중국 책은.
“하나를 고르긴 어렵고 『논어』 『장자』 두 권을 꼽고 싶다. 두 책이 그리는 세계는 완전히 다르다. 그러나 하나하나의 문장에 집중해선 별다른 감흥이 없지만 책 전체를 읽고 나면 큰 감동을 얻게 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자·장자의 여러 말씀들을 따로따로 인용하듯 읽기 쉽지만 그래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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