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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병 캠프, 설립기준·감독기관 없어 사고 잦아

공주사대부고 김동환군의 부모가 19일 오전 충남 태안 사고 해변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실종된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김군은 이날 오후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김형수 기자]


18일 발생한 충남 태안의 사설(私設) 해병대 캠프 사고는 관련 업체의 총체적인 문제를 보여준다. 사설 캠프는 설립 기준이나 관리·감독 기관, 안전관리 규정이 없다. 해병대 캠프는 물론 일반 체험캠프 등도 마찬가지다. 지자체에 등록만 하면 누구든지 운영할 수 있고 심지어 등록자의 연령 제한도 없다. 이 때문에 사설 캠프는 사고 위험을 안고 있는 지뢰밭에 비유된다.

태안 사고는 예고된 인재
허가제 아니라 맘대로 등록
안전관리 규정도 없고 배상보험 제대로 안 들어
캠프 관계자 3명 구속영장



 사설 해병대 캠프의 경우 전국에 난립해 있지만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자치단체와 해양경찰에 정식 등록한 사설 해병대 캠프는 30여 곳이다. 하지만 방학기간에만 운영되는 무등록 업체까지 합하면 그 수는 수백 개다.



 이들 업체는 2∼3곳을 제외하곤 제대로 된 사무실을 두고 있지 않다. 이번 사고 업체인 안면도 해양유스호스텔의 경우 태안군 등록 절차를 거쳐 지난해 11월부터 해병대 캠프를 운영해 왔다. 캠프는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체험학습을 주로 해온 여행사가 임시직 교관 등을 고용해 운영해 온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사고 당시 학생을 지도했던 교관 2명은 인명구조 자격증이 없었으며 이날 처음 캠프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구조 장비는 구명보트 1∼2척, 구명조끼 100여 개를 갖추고 있을 뿐이다.



 사설 해병대 캠프 업체 상당수는 안전장비 등을 빌려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실에 전화 한 대만 설치하고 영업하는 곳도 많다고 한다. 이 때문에 프로그램 관리가 부실하고 사고 위험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해병대전략캠프 이희선 본부장은 “사무실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업체가 한꺼번에 많은 인원을 동원해 운영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등장하는 수많은 ‘해병대 캠프’ 업체명과 채용 안내문.


 사설 캠프업체 대부분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영업배상책임보험 대신 여행자보험만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여행자보험은 보험료가 1인당 1000원 이내로 싸다. 이 때문에 캠프 도중 사고가 나도 제대로 보상받기 어렵다.



 업계에 따르면 캠프 도중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전남 장성군의 한 수련원에서 사설 해병대 캠프 주도의 병영체험을 하고 돌아오던 중학생 1명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솔자의 허락 없이 인근 저수지에서 물놀이를 하다 변을 당한 것이다. 당시 경찰은 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관련자를 입건했다.



 지난해 7월 국토대장정 도중 발생한 성추행 사건의 배경에도 부실한 캠프 관리 규정이 있었다. 대장정 참가 학생을 성추행한 탐험대장이 전과 21범이었지만 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아무런 법적 장치가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캠프회사 관계자는 “이번 태안 사고가 터지자 ‘캠프 업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인다” 고 말했다.



 관할 기관이 이원화돼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행법상 숙박·훈련 관련 내용은 자치단체(청소년활동진흥법), 고무보트·모터보트 운영 등은 해경(수상레저사업법)에 등록하게 돼 있다. 이렇다 보니 이번 사고와 관련해 자치단체인 태안군과 해경의 합동점검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캠프 시즌(7~8월)을 앞두고 지난달 실시한 현장점검도 두 기관이 따로따로 했다.



 해경은 사고 당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순찰을 했지만 사고를 막진 못했다. 사고가 난 곳은 물살이 빠르고 항로지대여서 안면도 전역에서 가장 위험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는 2003년 7월에도 하계 캠프를 왔던 한국영재학교 학생 2명이 물에 빠져 1명이 사망하고 1명은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태안군 해수욕장연합회 윤현돈(54) 회장은 “사고 당일 오후 캠프 측에 위험안내방송을 하고 책임자를 만나 위험을 경고했는데도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관련 법규 손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캠프나라 김병진 사무국장은 “여성가족부와 교육부, 문체부 등 관련 부처가 사설 캠프 인허가 사항 등에 대한 문제점을 머리를 맞대고 파악해 보완해야 한다” 고 말했다.



한편 태안해경은 이날 교관 2명 등 캠프 관계자 3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했다. 또 공주사대부고 인솔교사 등을 상대로 관리감독 소홀 여부를 추궁할 방침이다.



태안=신진호·윤호진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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