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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또 불거진 낙하산 논란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오른쪽)이 19일 서울 명동 KB금융지주 본점으로 출근하며 노조원들로부터 이건호 행장 선임과 관련한 면담요구서를 받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는 임 회장이 내부 인사를 중용하겠다던 약속을 어겼다며 강력한 반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1]


국내 최대 은행인 KB국민은행장에 이건호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이 19일 선임됐다. 국민은행을 비롯한 KB금융의 7개 계열사는 이날 일제히 주주총회를 열어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금융연구원 출신인 이 행장은 국민은행에 합류한 지 채 2년이 되지 않았다. 담당 업무도 은행의 주류가 아닌 리스크 관리다. 이 때문에 KB금융지주의 계열사 대표, 지주 임원 인사를 놓고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인사는 12일 취임한 임영록 회장의 첫 작품이다.

이건호 국민은행장 선임에 "금융당국 고위 인사 입김 확인"
노조, 신임 회장 첫 인사 반발



 국민은행 노조는 “금융당국 고위 인사가 이 행장을 밀었다는 소문이 현실화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 집행부는 19일 서울 명동 KB금융 본사에서 임 회장을 만나 이 행장의 선임 철회를 요구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이번 인사는 관료 출신인 임 회장과 그 배후에 있는 모피아(옛 재무부와 마피아의 합성어) 세력이 휘두르는 신관치의 망령”이라며 “이 행장 체제를 강행한다면 임 회장과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에 참여한 사외이사의 퇴진도 불사하는 전면적인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그동안 주요 후보군에 거론된 적이 없던 이 행장이 대추위 직전 유력 후보로 떠오른 배경을 문제 삼고 있다. 이 행장은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출신으로 조흥은행 부행장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를 거쳐 2년 전인 2011년 국민은행에 합류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 행장과 금융연구원에서 함께 일한 금융당국 고위 인사가 힘을 썼다는 걸 여러 경로로 검증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행장은 “같은 직장에서 일하며 친분이 있는 건 맞지만 그분이 도와준 것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전문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의 ‘투 톱’인 임 회장과 이 행장이 모두 정통 은행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향후 현장 리더십을 잘 발휘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외부 입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건 이 행장뿐만이 아니다. KB금융 최고홍보책임자에 선임된 김용수 부사장은 대우증권 출신으로 한나라당 부대변인, 17대 총선 출마 등 정치권 경력이 많다. 이희권 KB자산운용 대표는 국민은행에서 기업금융·투자금융을 담당해온 ‘은행맨’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업은 어느 업종보다 실제 펀드운용 경험과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된다”며 “은행 출신이 증권사도 아닌 자산운용을 맡는 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 들어 금융권에선 모피아 출신이 잇따라 농협금융·KB금융·여신금융협회의 수장이 됐다. 금융감독원이 BS금융지주 회장에게 퇴진을 요구한 일도 불거졌다. 비판적인 여론이 커지자 청와대는 이후 각 부처에 ‘공공기관장 인사 중단’을 지시했고, 정부는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손해보험협회장에 관료 출신을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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