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기고] 대한민국 역사교육 이대론 안 된다

김신호
대전광역시 교육감
최근 논란이 뜨거운 역사교과서의 근현대사 왜곡·편향 문제와 청소년들의 역사 몰이해에 대한 충격적 보고는 우리나라 역사교육 전반에 대한 면밀한 재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역사교육이 우리 민족의 장래를 책임질 주역들에게 올바른 민족의식과 국가 정체성을 심어 주기 위해 진정 소중하다면 역사교육의 내용과 가르침의 과정은 공동체의 가장 보편적 정신과 가치를 담아야 한다. 그 내용이 후대에 전수할 검증된 사실과 경험의 진수여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작금 교육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리 역사교육의 현실은 박근혜 대통령까지 개탄스러워 할 정도로 심각하게 일그러져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 역사교육 문제의 핵심은 역사교과서, 역사교사, 역사교육 정책에 있다. 첫째, 역사교과서 문제는 현재 검정을 통과해 학교 현장에서 사용되는 역사교과서의 근현대사 서술에서 왜곡과 편향의 정도가 우려할 수준이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잘못된 역사의식을 심어 주고 국가 정체성에 혼란을 주며 열등의식과 패배주의를 키워 줄까 우려하고 있다.



 역사 해석을 위한 사관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따라서 개인적 연구논문이라면 얼마든지 자신의 역사관과 학문적 소신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책임질 자라나는 학생들이 보고 배울 교과서를 자의적 소신만으로 쓸 수는 없다. 역사교과서의 집필자와 검정자는 역사적 사명감과 학자적·교육자적 양심을 가지고 가치중립적 입장에서 임해야 하며 검증된 사실만 담아야 한다. 검증되지 않았거나 이론(異論)이 있는 내용은 유보하거나 병기해야 한다.



 둘째, 교육 현장에서 역사교사 또한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해 가장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교실에서 교사는 교육행위에 관한 한 제왕적 권위를 가지며 치외법권적 보호를 받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사가 교실에서 교과서 내용 중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특히 강조하며 무엇을 더하고 빼서 가르치는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실제로 교과서 외의 검증되지 않은 교육자료를 가지고 왜곡·편향 교육이 이뤄지는 사례가 종종 보고된다. 역사교사가 만일 자신의 편향된 이념과 가치에 매몰돼 순수한 영혼들에게 왜곡된 역사교육을 한다면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신성한 교단에서 역사교사는 교육자적 양심을 가지고 가치중립적 입장에서 검증된 사실만 가르쳐야 하며 검증되지 않은 내용은 유보해야 한다.



 셋째, 역사교육 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정부가 먼저 할 일이 있다. 중·고교 국사교과서 집필기준을 재정비하되 교과서의 한정된 분량 안에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 담을 내용들이 검증된 사실인지, 각 내용에 대해 지면을 얼마나 할애할 것인지, 같은 사실일지라도 어떻게 서술할 것인지 등에 대해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 국정이든 검정이든 교과서의 심사권·검정권·관리감독권과 책임은 분명히 국가에 있으므로 국사교과서의 집필과 편찬은 국가가 책임지고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하며 이번 기회에 중·고교 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바꾸는 등 교과서 검·인정 정책도 개선해야 한다.



 역사교육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사과목을 수능 필수로 지정하고 사회탐구영역의 2개 선택과목은 그대로 존속시키면 된다. 또 국사과목을 대학의 교양과정과 각종 국가고시에서 필수로 지정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잘못된 내용으로 잘못 가르칠 바엔 차라리 안 가르침만 못하다. 이웃 나라 일본과 중국의 역사왜곡을 비난하고 조소하면서 우리가 그들과 다를 바 없는 역사교육을 한다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역사교육은 적어도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과 국가 정체성을 정립하고 가난을 딛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성취한 ‘성공적 역사’임을 가르쳐 미래세대에게 자부심을 심어 줘야 한다.



김신호 대전광역시 교육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