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분수대] 마선생과 호랑이선생님 사랑의 교실 아닌 현실의 교실…교실잔혹사는 계속된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초등학교 6학년 교실. 담임 마선생은 매일 시험을 치르고 꼴찌에게 당번을 도맡긴다. “차별은 당연한 사회의 규칙. 학교라고 예외는 아니다” “대한민국은 1%에겐 살기 좋은 나라. 니들도 니들 부모처럼 별 볼 일 없다”고 독설을 퍼붓는다. 항명은 금물이다. 왕따, 편가르기, 스파이질도 교사가 주도한다. 꼴찌의 아픈 가정사를 아이들 앞에 까발리기도 한다.



 마선생에게는 숨겨진 반전이 있다. 아이들이 자라서 겪게 될 냉혹한 현실을 미리 맛보게 해 면역력을 키워주려 악역을 자처했다는 것이다. 현실이 지옥인데, 세상은 아름답다고 가르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아이들도 ‘참스승’에게 감동받는다. 2005년 일본에서 방송됐고, 지금 MBC가 리메이크 방송 중인 드라마 ‘여왕의 교실’이다.



 다음 무대는 명문 외고. 전교 1등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성적도 좋고 집안도 좋은 극소수만 따로 모아 가르치는 ‘진학재’ 안에서 일어난 살인이다. 강북 출신의 주인공은 진학재 멤버만 공유하는 오답노트를 얻으려 폭행·폭탄협박 등 멤버들이 시키는 악행을 서슴지 않는다. 진학재 안에서도 석차 때문에 갈등이 생긴다. 마침내 주인공은 진학재 멤버들과 끔찍한 최후를 택한다. “상위 1% 너희들이 문제”라고 울부짖는다.



 개봉 중인 영화 ‘명왕성’이다. 10여 년간 교사 생활을 했던 신수원 감독이 자신의 경험에 기초해 대본을 썼다.



 지난 3월 KBS ‘드라마 스페셜 - 그녀들의 완벽한 하루’도 있다. 강남의 초호화 영어유치원을 배경으로 상류층 엄마들끼리의 암투, 비뚤어진 교육열을 리얼하게 그려 화제가 됐다.



 이 세 편이 전부 올해 나왔다. 극적 과장이 있고 계층적 적대감을 선악구도로 쉽게 치환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쉽게 넘기기 힘든 현실인식이 숨어 있다. 이미 교실이 교육의 장이라기보다 ‘신분세습’의 장이라는 것, 그런 현실논리를 어른들 못잖게 아이들도 내재화하고 있다는 것 등이다.



 엄하지만 따뜻한 선생님과 정겨운 친구들이라는 ‘호랑이 선생님’(MBC, 1982~87)이야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얘기라 해도 문제 학생이 친구·교사의 도움으로 화해하는 KBS ‘사랑이 꽃피는 나무’, ‘학교’ 시리즈가 그간 TV 학원물의 전형 아니었던가. 교실 내 권력관계를 보여주거나(‘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학원호러물(‘여고괴담’) 정도가 더 있었다.



 그러나 이제 TV와 영화가 보여주는 교실은 만인의 만인에 대한 전쟁, ‘갑을’ 전쟁의 장이다. 현실의 모든 문제를 응축한, ‘모순의 용광로’다. 호랑이선생님이 설파하던 사랑의 교실 대신 마선생의 끔찍한 교실잔혹사가 설득력을 갖는 시대다. 때마침 수백 명에 달하는 국제중 입시비리 수사 소식도 들려온다.



양성희 문화스포츠부문 차장



▶ [분수대] 더 보기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