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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래시장 소문난 맛집 6곳

유행에 가장 예민하다는 백화점 바이어들이 요즘 눈여겨보는 곳이 있다. 바로 시장 맛집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주요 고급 백화점들이 앞다퉈 시장 명물 맛집을 팝업 스토어(일정 기간만 운영하는 매장)로 속속 입점시켰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새우만두·조개구이·닭강정…시끌벅적 시장통서 마주친 진미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해 11~12월 장안의 맛집을 모두 모았다는 프리미엄 식품관 고메이494에서 남대문시장 명물인 호떡삼국집의 호떡을 판매했다. 판매 기간 동안 다른 유명 맛집을 제치고 고메이494 맛집 가운데 매출 1위를 차지했다. 높은 매출에 힘입어 당초 2주로 예정된 판매 기간이 35일까지 길어졌다. 델리 담당 이진영 바이어는 “백화점 식품으로는 타르트나 크레페 같은 서양 음식을 주로 떠올리기 때문에 호떡을 유치한다는 게 처음엔 쉽지 않았다”며 “향수를 자극하는 푸근한 시장표 먹거리에 고객 손이 몰리면서 지금은 서울뿐 아니라 지방의 시장 맛집을 소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SSG푸드마켓도 지난해 남대문시장 호떡을 판매한 데 이어, 이달부터 광장시장 맛집인 순희네 빈대떡을 판매하고 있다. 매장에서 직접 녹두를 맷돌에 갈아 두툼하게 부쳐내는 빈대떡이다. 현대백화점 본점도 전국의 명물빵 초대전의 하나로 4월 12일부터 1주일 동안 부산 국제시장의 씨앗호떡을 팔았다. 이 집을 입점시키려고 담당 바이어는 부산을 여러 차례 찾아가야 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달 속초 중앙시장의 만석닭강정을 선보였다. 이를 위해 최형모 선임상품기획자가 속초를 열한 번이나 다녀왔다. 공들인 만큼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9일간 판매액이 3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맛집이 아무리 맛있다 한들 제대로 공부한 유명한 셰프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친절한 서비스로 무장한 고급 레스토랑에 견줄 수 있을까. 그런데도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 시장 맛집의 인기 비결은 뭘까.



 머시블루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블로거 최희용씨는 “시장 맛집은 대부분 오랜 시간 같은 자리를 지키며 일관된 맛을 보여준다”며 “한 번 맛본 사람들이 다시 찾게 만드는 중독성 강한 맛이 역시 시장 맛집의 최고 매력”이라고 말했다.



 유행 따라 금세 생겼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 게 아니라 경기가 안 좋을 때도 뚝심으로 꾸준히 자리를 지키다 보니 오랜 단골이 쌓인 것도 시장 맛집의 경쟁력이다.



 20년째 영동시장에서 횟집을 하는 강대우(53)씨는 “오래 장사하면서 나를 믿고 찾는 손님이 많다”며 “단골한테는 아무래도 더 신경 쓰고 덤도 많이 주게 된다”고 말했다. 30년 넘게 마천중앙시장에서 곱창집을 하는 정애정(54)씨도 “오랜 단골 손님을 보면 가족 같아서 뭐라도 하나 더 챙겨주게 된다”며 “그런 게 전통시장의 정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부담 없는 메뉴와 편안한 분위기도 인기 비결이다. 시장 맛집은 사람 주눅 들게 하는 호사스러운 인테리어나 어려운 메뉴가 없다. 호떡·떡볶이·족발·순대·곱창처럼 누구와 가더라도 언제나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늘 가족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영동시장에서 조개구이집을 하는 이상현(40)씨는 “다른 곳에서도 장사를 해봤지만 시장에는 독특한 정 문화가 있더라”며 “특히 영동시장은 상인끼리 두루 친하고 서로 위해줘 경기가 어려울 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맛집 주인들은 필요한 식재료를 옆의 식료품 상인에게 사고 이 상인은 또 시장 맛집을 이용하며 서로를 돕는다.



글=송정·심영주·조한대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 강남 재래시장 소문난 맛집 6곳



▶영동시장 갯벌의 진주





먹자골목이 형성돼 있는 영동시장엔 식당이 많지만 맛집으로 꼽히는 곳은 생각보다 드물다. 갯벌의 진주는 이런 와중에 단연 대표 맛집으로 꼽히는 곳이다. 2002년 처음 문을 연 이후 먹자골목 안에만 3호점까지 확장한 것만 봐도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상품이 아니라 즐거움을 판매한다”는 주인의 톡톡 튀는 철학을 가게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99세 이상 흡연 가능’ ‘남자친구 바뀌었어도 아는 체 안 함’ 등 유머 감각 넘치는 문구가 벽 곳곳에 붙어 있고, 사장을 비롯해 직원 모두 ‘해피’ ‘큰별’ ‘썬’ ‘상큼’처럼 별명이 쓰인 명찰을 달고 손님을 맞는다. 여자 손님이 가게 바깥에 있는 화장실에 갈 땐 직원이 직접 에스코트한다. 시장 맛집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중국·동남아에서 온 외국인 손님이 많다. 여행사가 보낸 단체손님이 아니라 입소문을 듣고 온 사람이 대부분이다.



영동시장 갯벌의 진주 `조개찜`
 별다른 조리법이 없는 조개구이의 생명은 조개의 신선함과 양이다. 매일 아침 사장이 인천·대천·노량진·가락시장 등에 가서 물 좋은 조개를 사온다. 그는 “잘 모를 땐 한곳에서 샀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시장마다, 가게마다 신선한 게 다르다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주소: 강남구 논현1동 182 / 전화: 02-544-8892



영업 시간: 오후 5시~새벽 4시



가격: 조개구이·조개찜(2인 3만9000원, 3인 4만9000원), 미니조개찜(1만9000원)



▶영동시장 청정회수산





영동시장 내 수많은 식당 중 20년 된 곳은 6곳뿐이다. 청정회수산은 이 중 하나다. 1994년 지금 가게 건너편 1층 건물에서 시작한 이후 두 번의 이사를 거쳐 2002년 지금 자리에 터를 잡았다. 매일 완도에서 올라오는 싱싱한 활어는 하루 정도 안정기를 거친 후 손님 상에 나간다. 활어는 싱싱함이 생명이라 이틀 내 모두 파는 게 원칙이다.



영동시장 청정회수산 `모듬회`
 이곳은 기존 시장 식당과는 다른 차별화 정책이 돋보인다. 회를 시키면 회만 내오는 다른 시장 횟집과 달리 새우튀김, 새우장 등 직접 만든 20여 가지 곁들이 음식과 매운탕을 무료로 준다. 곁들이 음식은 무안 양파, 홍천 무 등 지역의 대표 특산품을 사용해 만든다. 이를 위해 주인 강대우씨 부부는 전국 산지를 찾아다닌다고. 매운탕의 시원한 국물은 갈아 넣은 새우가 비결이다. 또 쾌적한 인테리어로도 차별화를 꾀했다. 점심에는 주로 생대구탕이 인기다.



주소: 강남구 논현1동 198-22 / 전화: 02-515-6857



영업 시간: 24시간 운영



가격: 모듬회(소 5만9000원, 대 6만9000원으로 매운탕·식사 포함), 점심 생대구탕(7000원)



▶새마을시장 파오파오





주인 김동해씨가 TV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에 두 번 출연하면서 유명해졌다. 2011년엔 ‘새우만두의 달인’, 2012년엔 ‘자영업의 달인’으로 나왔다. 10여 년 전부터 지금 자리에서 수제 만두를 팔아 왔다. 통새우가 들어간 손가락 모양의 길쭉한 새우만두가 이곳의 대표 메뉴다. 새우만두 특유의 느끼한 맛을 잡기 위해 고추기름으로 매운맛을 더해 질리지 않고 많이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버섯·부추·돼지 등심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 씹는 맛을 살렸다. 반죽은 하루 전에 미리 만들어 숙성시킨 터라 더욱 쫄깃하다. 김씨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인 데다 식사는 물론 간식으로도 좋다”는 이유로 만두집을 시작했다. 이 동네 개들까지 파오파오 새우만두 맛을 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다른 만두는 먹지 않는 개들이 이 집 새우만두는 잘 먹는다고 해서 생겨난 얘기다.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부터 배우 정준호, 설경구 등이 즐겨 찾았다. 가수 린은 김치만두를 즐겨 먹는다.



새마을시장 파오파오 `새우만두`
 해외에 있는 지인에게 배달해 달라는 문의도 자주 오는데 상할까봐 배달은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단골들은 만두를 사서 직접 냉동해 보낸다고 한다.



주소: 송파구 잠실본동 205-16(새마을시장 안)



전화: 02-412-9198 / 영업 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월요일 휴무, 7월은 휴일 없음)



가격: 새우·김치·고기만두(각각 6개 3000원), 왕만두(1개 1000원)



▶마천중앙시장 소문난곱창집



28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마천중앙시장의 터줏대감이다. 주말이면 포장 손님들로 가게 밖까지 길게 줄이 선다. 맛의 첫 번째 비결은 신선한 돼지 대창이다. 경기도 이천시에 있는 도축장에서 손질한 대창을 매일 새벽 받고 재고를 남기지 않는다. 양념 비율도 맛의 비결로 꼽힌다. 사실 고춧가루·물엿·들깨·양배추·깻잎 등 양념에 넣는 재료만 보면 다른 가게와 비슷하다. 얼마의 비율로 넣는지가 중요한데 이건 영업 비밀이라고.



마천중앙시장 소문난 곱창집 `곱창채소볶음`
 마지막 맛의 비결은 사장 정애정(54)씨의 남다른 곱창 사랑에 있다. 정씨가 곱창 장사를 시작한 건 본인이 곱창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인 만큼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는 “가게를 연 초기에는 당연히 내가 먼저 먹어보고 장사를 시작했다”며 “이뿐 아니라 맛있다는 가게를 찾아 양념에 대해 물어보고 양념 비율을 바꿔 가며 지금의 맛을 완성했다”고 했다. 정씨는 요즘 같은 여름철을 곱창이 가장 맛있는 시기로 추천했다. 볶음에 들어가는 각종 채소들이 가장 싱싱한 때이기 때문이다. 30여 년 세월을 한자리에서 장사하다 보니 엄마 배 속에 있던 아이가 성인이 돼 찾아오기도 한다.



주소: 송파구 마천2동 136-15 / 전화: 02-443-2797



영업 시간: 오전 10시~다음 날 새벽 1시



가격: 곱창채소볶음(1인분 1만원)



▶도곡시장 대박닭강정





2010년 문을 열었다. 김순미(40) 사장이 문을 열기 전까지 도곡시장 주변에 치킨 가게가 없었다고. 이 가게 대표 메뉴는 닭강정과 프라이드 치킨이다. 닭강정은 순다리살로 만든다. 땅콩·호두·잣 같은 견과류를 갈아서 양념에 넣는 게 이 집 닭강정의 특징이다. 튀김가루와 물 등을 넣어 만든 걸쭉한 튀김옷을 입힌 프라이드 치킨은 옛날 치킨이라는 향수를 자극한다.



도곡시장 대박 닭강정 `닭강정`
 산처럼 쌓아놓고 주문 오면 척척 내는 다른 치킨 가게와 달리 닭강정 20인분, 프라이드 치킨 10인분을 반 정도만 튀긴 상태로 준비해 뒀다가 손님이 주문하면 다시 한 번 튀겨서 낸다. 퇴근길에 들러 포장해 가는 직장인이 많아 오후 6시부터 9시 사이에 가장 붐빈다. 가족 야식 메뉴로도 인기다. 김 사장은 “어릴 때 먹던 치킨 맛이 그리워 찾는 손님이 많다”며 “가격도 프랜차이즈 치킨점보다 5000~7000원 정도 싸다”고 말했다.



주소: 강남구 역삼2동 765-5호 / 전화: 02-562-8869



영업 시간: 오전 10시~밤 12시(자정)



가격: 닭강정(6000원, 1만원), 프라이드치킨(1만원), 파닭(1만1000원)



▶신사시장 떡볶이집 쌍둥네





40여 년 전 시장을 처음 열 때부터 있던 집. 지금 주인이 17년 전부터‘쌍둥네’란 이름으로 해오고 있다. 부부와 아들이 함께 운영한다. 떡볶이·김말이·만두·국밥·순대·국수·라면·어묵을 파는데, 떡볶이와 김말이가 가장 인기다. 떡볶이는 밀가루떡만을 사용한다. 맵지 않아 아이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손님들은 “자극적이지 않아서 되레 중독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말이는 영업 끝내기 1~2시간 전에 떨어지기 일쑤다. 이 때문에 미리 전화로 “조금 있다 갈 테니 음식을 남겨달라”고 요청하는 손님도 많다고.



신사시장 쌍둥네 `떡볶이`
 시장 인근 주민뿐 아니라 멀리서도 찾아온다. 20대 직장인 커플부터 장 보러 나온 40대 주부, 친구들과 함께 온 70대 어르신까지 손님 연령대도 다양하다. 유명인도 즐겨 찾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주인은 “청와대 직원이 종종 와 한 번에 4만~5만원어치씩 사 갔다”며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김윤옥 여사와 딸이 찾기도 했다”고 말했다.



주소: 강남구 압구정동 454번지



전화: 02-547-1690



영업 시간: 오전 10시~오후 8시30분(일요일 휴무)



가격: 떡볶이(3000원), 김말이(1000원·3개), 국밥(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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