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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썰전(舌戰) ⑦ 누아르 드라마 '무정도시'

‘무정도시’에서 경찰이지만 언더커버로 범죄조직에 잠입한 박사아들 정경호(왼쪽)와 그를 쫓는 형사 이재윤. 둘은 팽팽한 연기 호흡을 보여준다. [사진 JTBC]


페이스북 ‘드라마의 모든 것’ 팀이 진행하는 ‘드라마썰전’ 7회의 주제는 JTBC ‘무정도시’다. 최초의 TV누아르(폭력과 범죄세계를 냉정하게 그리는 장르)물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때마침 시즌2를 마무리한 OCN ‘특수사건전담반 TEN2’와 함께 TV범죄수사물의 약진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속고 속이는 이 세상 경찰도, 도둑도 없다



 ‘무정도시’는 시청자들의 인기를 반영하는 케이블방송 6월 ‘VOD(다시 보기)’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표 참조>



‘언더커버의 정체성’ 실감나게 표현



 ‘무정도시’(유성열 극본, 이정효 연출)는 거대 마약 밀매조직과 그를 좇는 경찰의 대결을 그린다. 영화 ‘신세계’나 ‘무간도’에 나왔던 언더커버(신분을 위장한 비밀요원) 소재를 본격적으로 파고들었다.



 사창가 출신의 마약조직 중간보스인 박사아들(정경호), 박사아들과 필사의 사투를 벌이는 덕배(최무성), 언니의 복수를 위해 호스티스가 되는 수민(남규리) 등이 전부 원래 경찰인 언더커버다.



 서로가 언더커버인 줄 모른 채 쫓고 쫓기며, 사랑하고 배신하고 고통받는다. 여기에 범죄조직과 경찰, 검찰 상층부가 내통하는 모습이 실감나게 더해진다. 시청자들은 ‘경찰 간부 중에도 범죄조직이 심어놓은 언더커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모두가 언더커버로 얽히니 작위적”(허은 청강문화산업대 교수)이란 반응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드라마나 영화에서 반전요소, 극적 장치로만 썼던 언더커버를 정체성의 문제로 끌어올린 점은 높이 살 만하다. “만인의 언더커버화야말로 ‘무정도시’의 인정할 만한 주제”(손병우 충남대 교수)라는 평가다.



우수·카리스마 공존 … 정경호의 재발견



 신분을 위장한 이들은 결국 나 아닌 남의 인생을 살다가 정체성의 혼돈에 빠진다. 경찰 출신인 덕배는 아예 범죄자가 된다. 괴물을 쫓다가 괴물이 되는 형국이다. “언더커버가 위험한 건 그들(적) 때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야. 자기자신이 누구인지 잊어버린 거야”라는 형사 형민(이재윤)의 대사가 인상적이다.



 존경받는 사학재단 이사장이 마약조직의 수괴로 밝혀지고, 믿을 사람 하나 없이 배신과 음모가 판을 친다. 손병우 교수는 “겉 다르고 속 다른 삶. 언더커버란 설정은 그런 아이러니한 정체성을 탐구하는 좋은 소재”라며 “‘무정도시’에 언더커버가 넘쳐나는 것은 현실 속 우리의 정체성이 그렇다는 것이자, 믿을 사람 하나 없는 세상을 빗대 보여준다”고 평했다. 언더커버가 불신시대 현대인의 초상이라는 해석이다.



 사실적 취재에 기초한 대본도 호평을 받았다.



“명심보감에, 혓바닥이 후지면 인생도 후져지는 거야”(여자 중간보스 김유미의 대사) 같은 명대사에, 마약밀매 과정 등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비정한 현실인식을 담은 누아르답게 청회색의 가라앉은 화면은 영화적 깊이와 속도감을 보여줬다. 어린 정경호와 김유미·최무성이 비 오는 여름 청량리 뒷마당에서 아이스케키를 먹는 과거 회상 장면은 암울한 현실과 대비되는 명장면으로 꼽혔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정경호·최무성·김유미·손창민·이재윤·김병옥 등 배우들의 연기다. “주·조연에서 이름 모를 단역까지 모두 연기의 고단수”(공희정 드라마평론가), "잔재미를 주는 연기잔치”(홍석경 서울대 교수)라는 평을 받았다.



 특히 ‘정경호의 재발견’에는 찬사가 잇따랐다.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인물 분석력과 감정표현으로 최고의 맛을 냈다”(공희정), “우수와 카리스마가 공존한다. 존재감이 약했는데 어느덧 보졸레가 최고의 메독이 돼 돌아온 느낌이다”(홍석경) 등이다.



OCN ‘텐’ 시즌제 드라마의 현재 보여줘



OCN `특수사건전담반 - TEN`의 주인공 주상욱.
 ‘CSI 부럽지 않다’는 평을 받는 ‘텐’은 여전한 밀도로 시즌제 정착에 성공했다. “시즌1의 ‘떡밥’을 정리하면서 완전히 회수하지 않아 시즌3를 기대하게 한다. 시즌제 드라마의 형식과 미학을 제대로 보여줬다”(김수아 서울대 기초교육원 교수)는 평이다.



 김 교수는 “수퍼수퍼능력자 상관(여지훈)의 존재는 미국 드라마(미드)와 유사하지만, 미드가 보다 과학기술에 의존한다면 ‘텐’은 직관, 공감, 인맥과 인간관계 등에 더 의지한 것이 차이다. 또 단순한 미스터리를 넘어 사회고발물 성격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TV에서 범죄수사물이 약진한 것에는 다양한 배경이 있다. 새로운 TV장르에 대한 시청자의 요구, 미드나 장르물에 익숙한 새로운 제작진의 출현, 지상파의 한계를 벗어난 케이블의 실험성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정리=양성희 기자



★ 5개 만점, ☆는 ★의 반 개



▶JTBC ‘무정도시’



★★★★☆ (홍석경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 버릴 데 없는 연기의 향연.



★★★★☆ (공희정 드라마평론가) : 21세기판 TV누아르의 완성본을 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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