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공 하나하나를 위해 숱한 고민과 연습 … 나도 ‘예술’ 하며 살았더라

박찬호에 의한, 박찬호를 위한, 박찬호의 전시. 서울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개막한 ‘The Hero-우리 모두가 영웅이다!’(7월 11일~11월 17일)를 한마디로 얘기하면 이렇다. ‘코리안 특급’ 야구선수 박찬호를 넘어 아티스트 박찬호, 컬렉터 박찬호, 오브제로서의 박찬호가 전시장을 가득 메운다.

미술관 전시 나선 ‘아티스트’ 박찬호

왜 박찬호인가. “힘들었던 IMF 금융위기 시절, 온 국민에게 꿈과 용기를 준 박찬호 선수가 걸어온 길을 미술관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부각함으로써 지금 다시 희망을 얘기하자고 말하고 싶었다”는 것이 서울미술관 서유진 이사장의 설명이다.

마침 그는 어린 시절부터 야구 인생과 관련된 물건을 꼼꼼히 모아놓고 있었다. 그야말로 컬렉터 박찬호다. 메이저리그에서 올린 124승의 승리구를 모두 수집한 것을 비롯해 중·고교 시절 유니폼부터 글러브, 배트, 모자, 야구화 등 종류와 수량이 부지기수다. 메이저리그 시절 인연을 맺은 외국 감독과 선수들의 사인과 선수증, 경기 입장권과 각종 카드도 보인다. “미국에서 어떤 꼬마가 입장권에 사인해 달라며 자기 아버지가 어렸을 적 사인받은 입장권을 보여주더라고요. 이게 바로 역사구나 하는 생각에 많은 생각을 했었어요.”

이런 그를 모델 삼아 작가들이 영감을 추출해냈다. 사진조각작가 권오상은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포즈를 차용해 실물보다 더 큰 작품(왼쪽사진)으로 만들었다. 비디오 작가 유현미는 그와 오랜 시간 인터뷰를 마친 뒤 얼굴과 몸에 ‘거지의 왕’ 느낌으로 물감을 칠하고 영상으로 찍었다. 강익중은 ‘꿈’을 주제로 한 국내외 어린이들의 그림을 모아 거대한 모자이크 담벼락을 형상화했다. 만화가 이현세 역시 ‘공포의 외인구단’ 속 까치와 박찬호를 오버래핑시켰다. 김태은, 뮌(MIOON), 송필, 이배경 작가도 동참했다.

박찬호는 직접 아티스트로도 변신했다. 풍선에 물감을 넣어 원판에 던져 만든 작품 ‘투화(投花)’는 잭슨 폴록이나 데미언 허스트의 그것을 떠올리게 한다. 변화구 던지는 모습을 구분 동작으로 만들어 주황색 형광빛 공이 마운드에서 홈플레이트까지 날아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 역시 눈길을 끈다. 다양한 포즈로 공을 든 손을 X레이로 촬영해 전시한 코너도 이색적이다. 스포츠맨에게 예술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저는 그동안 분명한 목적이 있었어요. 목표지점에 정확히 던진다. 그런데 공 하나하나를 던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고 연습을 했나 곰곰 생각해보니 나도 여태까지 예술하고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는 말을 청산유수로 잘했다. 아니 머릿속에서 생각이 명쾌하게 정리됐다는 말이 더 맞겠다. 그가 야구인생을 반추하는 말은 삶을 달관한 종교인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행복해지기 위해 이기고 싶었는데, 이길수록 불안해졌죠.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너무 이기는 것에만 집착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 과연 정정당당한가, 이렇게 이기면 좋은가, 패자의 땀과 열정도 얼마든지 감동을 줄 수 있는데, 그럼 난 어때야 하는가.”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상대방에게 목적을 두니 내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강타자가 나오면)불안하더라고요. 그런데 상대가 나 자신이 되면 타자가 누가 나오던 상관이 없어져요. 이 선수에겐 이 공을 던져볼까 하는 재미가 생기고 재미가 있으니 창의력이 생기더라고요.”

전시를 진행한 이주헌 관장은 “전시 수익금의 일부를 베트남 어린이 심장병 수술 돕기에 사용한다”며 “이미 9명의 어린이가 입국해 수술 대기 중”이라고 귀띔했다.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