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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아베 총리의 페이스북 독설

서승욱
도쿄 특파원
“최고권력자가 페이스북에서 민간인을 비판했는데, 권력을 이렇게 써도 되나.”



 지난 3일 일본기자클럽 주최 토론회에 나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아사히(朝日)신문 편집위원이 따졌다.



 아베가 페이스북을 비판자들에 대한 ‘복수와 응징의 링’으로 삼고 있다는 비판이었다.



 최근 표적이 된 민간인은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전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다. 그는 지난달 신문 인터뷰에서 “총리를 비롯한 정치인들의 발언 때문에 주변국들이 일본의 우경화를 공격한다”고 말했다.



 기사를 본 아베는 언제나 휴대한다는 태블릿PC를 빼들었다. 그러곤 페이스북에 “다나카는 외교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썼다. “2002년 일시 귀국했던 납치 피해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자던 다나카의 말을 들었다면 피해자들은 아직도 북한에 갇혀 있을 것”이란 이유였다.



 민간인의 한마디 비판에 현직 총리가 해머를 휘둘렀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아베는 “전직 외무성 간부가 무슨 민간인이냐”고 반박했다.



 3일 토론회에서도 그는 당당했다. “다나카가 인터뷰를 못하게 막은 것도 아닌데, 왜 내가 권력을 함부로 휘두른 것이냐”는 취지였다.



 아베에게 혼쭐이 난 건 다나카뿐이 아니다. 국회에서 아베를 비판했던 한 여성 야당 의원도 모욕을 당했다. 아베가 페이스북에다 “마치 숨을 쉬듯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한다”고 독설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정치에 있어 일본은 한국보다 까마득한 후진국이다. 21일 치러지는 참의원 선거에 인터넷 선거운동이 처음으로 도입됐을 정도다.



 그래서 일흔이 넘은 의원들이 당내 ‘인터넷 교실’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법을 익히느라 한바탕 난리가 났다. 이런 척박한 토양에서 아베는 ‘인터넷 재상’이라 불리는 독보적 강자다. 페이스북은 그에게 재기의 발판이었다. 지난해 여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아베는 “폭거다. 점령하고 있는 쪽이 도발적 행동을 하는 건 몰상식하다”는 글을 올렸다. 반나절 만에 2만 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좋아요”를 연발했다. 아베가 인터넷 우익의 아이돌임이 확인됐고, 인터넷은 ‘아베 대망론’으로 달궈졌다. 현재 아베의 팔로어는 37만 명을 넘는다. 분초를 쪼개 쓰는 살인적 일정 속에서도 그는 하루 1.8회의 글을 올린다.



 직선적 감정 표출과 인신공격을 마다 않는 아베의 SNS 스타일, 그런데 이를 따라 배우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한다.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던 일본 관료들이 특히 그렇다. 외교관이 “인간적으로 미성숙했다”고 국회의원을 공격하고, 부흥청 간부는 시민단체 회원에 대한 욕설을 트위터에 버젓이 올렸다. 최근 한국에서도 축구 선수의 SNS 글 때문에 촉발된 소동이 꽤 오래 이어졌다. 디지털 시대의 소통법에 아날로그적 예의나 배려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대중의 관심을 받는 공인이 모범을 보이면 그의 SNS가 더욱 빛이 날 텐데 말이다.



서승욱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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