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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특정범죄 수형자 DNA 수집 논란 … 헌재 공개변론

헌법재판소는 11일 강력범죄를 저지른 이들의 DNA 신원정보를 수사기관이 채취해 보관하는 규정을 담은 법률을 두고 공개변론을 열었다. 인권 침해 여부 등을 놓고 합헌과 위헌으로 갈린 전문가들이 팽팽히 맞섰다. 왼쪽부터 서기석·안창호·이진성·이정미 재판관,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김이수·김창종·강일원·조용호 재판관. [사진 헌법재판소]


광주에 사는 A씨(22·여)는 중학생이었던 2004년 끔찍한 경험을 했다. 집 대문이 열려 있는 틈을 타 한 남자가 들어와 물을 달라고 청했다. 부엌에 물을 따르러 간 사이 남자는 집에 어른이 없는 것을 확인했고 A양을 성폭행했다. 강력하게 반항을 한 덕분에 남자는 도망쳤다. 하지만 범인은 찾을 수 없었다. 9년이 지난 올해 초. 갑자기 경찰로부터 범인을 잡았다는 연락이 왔다. 강도상해죄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일용직 노동자 김모(54)씨가 범인이라는 것이다. 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 대해 광주지법 형사11부는 최근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위헌" 채취 대상 너무 광범위해 인권 침해
"합헌" 외국에선 모든 실형 선고자가 대상



 김씨는 어떻게 잡혔을까. 2010년 7월부터 시행된 DNA 신원 확인 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DNA법)이 단초였다. 이 법률에 따라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김씨의 DNA 정보가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됐고 경찰이 미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과거 물컵에 남아 있던 범인의 DNA를 대조해 일치 여부를 밝혀낸 것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현재 관리하고 있는 DNA 데이터베이스에는 총 5만8939명의 DNA 정보가 담겨 있다. 검찰은 법 시행 후 이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지난 6월까지 1208건의 미제 사건을 해결했다. 그러나 이DNA법이 위헌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강력사건의 범인을 찾아내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인권을 침해한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1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DNA법 위헌 소원에 대한 공개변론에서 합헌과 위헌 주장으로 갈린 양측의 전문가들은 격론을 벌였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문제가 된 것은 DNA를 채취하는 대상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부분이다. DNA법 5조는 살인·강도·강간 등 11개 대상 범죄를 저질러 유죄가 인정돼 확정 판결을 받은 사람에 대해 DNA를 채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비교적 경미한 범죄를 저지르거나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재범 위험성에 상관없이 DNA를 제출해야 한다. 이혜정 변호사는 “재물 손괴, 주거 침입 등 출소 후 재범 우려가 크지 않은 사람도 일률적으로 자신의 DNA를 제공하는 것은 지나친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측을 대리하는 서규영 정부법무공단 변호사는 “영국·오스트리아 등 외국에서는 대상 범죄를 정하지 않고 모든 실형을 선고받은 이들이 채취 대상이 되는 것과 비교할 때 대상 범죄를 한정한 국내 법령은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 번 제출한 DNA 정보가 평생 보관된다는 점도 논쟁 대상이 됐다. DNA법 13조는 무죄로 확정 판결을 받거나 본인 사망 시 직권 또는 친족의 신청에 따라 삭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호중 서강대 로스쿨 교수는 “평생 수사기관의 감시를 의식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은 최소 침해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반면 서 변호사는 “시간이 지난다고 재범 위험성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법 시행 전에 확정 판결을 받은 이들에 대해서도 DNA를 채취한 점도 위헌 논란을 불렀다. 형이 확정됐는데 또 다른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은 형벌불소급의 원칙에 반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권창국 전주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DNA 채취는 형벌이 아니라 효율적 수사를 도모해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라 고 설명했다.



박민제 기자



◆DNA 시료 채취=시행령에는 DNA 시료를 입속의 점막과 머리카락을 통해 채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힘들 경우 신체부분, 분비물, 체액 등을 통해서도 채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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