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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귀가' 일 마친 새벽 … 취객이 여성대원 길 막고 시비

8일 새벽 서울 서대문구의 주택가 골목. 여성 안심 귀가 스카우트 김모씨가 일을 마치고 귀가 중이었다. 대중교통이 끊긴 시간이라 50대 여성인 김씨는 어두운 주택가 골목을 혼자 걸었다. 인적이 드문 골목 귀퉁이에 술에 취한 남성 한 명이 눈에 띄었다. 김씨는 “딸 같은 여성들을 안전하게 데려다 준다는 보람으로 이 정도는 감수하려 한다”며 “눈에 잘 띄는 노란색 유니폼 때문에 가끔 취객들이 시비를 거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시행 한 달 … 겉도는 서울시 여성 심야안전 서비스
홍보 안돼 하루 1~2명 이용
70%가 여성인 대원에게
지급된 건 경광등 정도뿐
남 안전 돕다 범죄당할 우려

 여성 안심 귀가 서비스는 서울시가 밤 늦게 홀로 귀가하는 직장 여성, 여대생 등을 안전하게 집에 데려다 준다는 취지로 마련한 제도다. 지난 5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발대식을 갖고 6월부터 종로·성동구 등 15개 자치구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선발된 스카우트는 495명으로 평균 연령대는 50대 초반이다. 이 중 70% 이상인 350명이 여성이다. 이들은 월급 62만원(4대보험·야간수당·교통비 포함)을 받고 하루 3시간(오후 10시~새벽1시) 일한다.



 하지만 서울시의 당초 예상과 달리 귀가 서비스 이용은 시행 한 달째인 현재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종로구의 경우 지난달 신청 건수가 하루 평균 1~2건에 불과했다. 동작·도봉구 등 다른 자치구들도 2~3건에 머물렀다. 같은 여성이 반복해 신청하는 경우가 많고 자치구당 많게는 40명의 스카우트가 배치돼 있는 걸 감안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이용하는 여성이 드물다 보니 대부분의 스카우트들은 귀가 서비스 대신 대기 장소에 머물거나 주변 순찰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홍보가 부족해 이런 서비스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여성이 많다.



 본지 기자가 서울시내 한 구청에 전화해 보니 당직자조차 스카우트 제도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서비스를 알지만 절차가 번거롭다는 이유 때문에 이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여대생 김미선(23)씨는 “도착 30분 전 미리 연락을 해야 하는 등 서비스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또 새벽에 혼자 귀가해야 하는 중년 여성 스카우트의 안전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중교통이 끊기는 새벽에 일이 끝나는 여성 스카우트들은 대부분 혼자 걷거나 택시를 타고 귀가해야 한다. 한 여성 스카우트는 “늦은 새벽 홀로 귀가하는 걸 본 남편이 새벽마다 골목 앞으로 데리러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 4일 기자가 안심 귀가 서비스를 직접 신청해 보니 약 30분 뒤 약속 장소에 50대 여성 스카우트 3명이 나왔다. 신촌 연세대 앞에서 서대문구 주택가까지 약 20분간 동행했다. 스카우트에게 지급되는 호신장비는 호루라기와 경광봉, 경보벨이 전부였다. 동행하는 것이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순 있지만 별다른 장비가 없는 50대 여성 2~3명이 위급상황에서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한 여성 스카우트는 아예 전기 충격기를 직접 사비로 구입해 들고 다니기도 했다. 자치구에선 스카우트에게 1시간여 동안 기본적인 호신 요령을 교육하는 데 그쳤다.



 이미 경찰에서 지구대 등과 연계해 귀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어 굳이 안심 귀가 서비스를 찾지 않는 경우도 있다. 순찰 차량으로 집 앞까지 데려다 주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고 느끼는 여성이 많다. 회사원 강미소(32)씨는 “경찰의 귀가 서비스는 무장한 여경이 동행해 주는데 굳이 구청의 스카우트 서비스를 받을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했다.



 서울시 여성정책과 관계자는 “라디오, 지하철 광고를 시작하고 여성들의 체험 후기를 공유하는 등 홍보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위급상황에서 지구대, 순찰차와 연계할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손국희·이유정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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