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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광역철도 깔아 노벨상 5명 과학신도시 키웠다

국제 비즈니스 도시 겸 산·학 집적단지(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 2003년 개발을 시작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이곳에 입주한 송도 글로벌 대학캠퍼스는 내부적으로 해외 유수 대학 10여 곳의 캠퍼스를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2013년 현재까지 유치한 대학은 뉴욕주립대를 비롯해 4곳뿐.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데 대해 송도 캠퍼스 관계자는 “외국 대학들은 다른 대학이나 연구기관과의 협력 관련 여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서울을 얼마나 쉽게 오갈 수 있는지를 따진 대학들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로의 접근성이 문제였던 것이다.



다시 기차다 <하> 수도권 경쟁력의 핵 GTX
한국, 교통망 확충 없이 팽창
신도시 시너지 효과 떨어져

송도국제도시는 제3경인고속도로 등이 나 있지만 실제 도로를 타고 서울 강북지역에 오려면 두 시간 넘게 걸린다. 해법은 철도다. 그러나 송도와 서울 도심을 연결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는 진작 계획이 나왔지만 언제 첫 삽을 뜰지 요원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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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에서 북동쪽으로 60㎞ 떨어진 일본 쓰쿠바시. 일본 정부가 1980년대 인공 조성한 연구과학도시다. 일본은 쓰쿠바와 도쿄 내 대학·기업의 연구 협력을 고려해 1990년대 중반부터 두 도시를 연결하는 철도사업에 착수했다. 현재 쓰쿠바와 도쿄는 최고 시속 160㎞, 평균 시속 80㎞로 달리는 광역급행열차가 운행 중이다. 완공된 뒤 쓰쿠바와 도쿄 간 체감 거리는 성큼 가까워졌다.



이런 인프라가 생기면서 유수의 해외 연구기관과 대학 등이 들어왔다. 현재 120여 개국 출신 7000여 명의 외국 연구인력이 살고 있다. 연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5명의 노벨상 수상자까지 배출했다. 도시도 자연스레 커졌다. 철도 개설 전에 10만 명이던 인구는 현재 21만 명을 넘는다.



 철도가 도시의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다. 송도국제도시는 서울과 연결하는 철도의 부재가 유수의 대학을 불러오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고, 반대로 쓰쿠바는 철도가 최고급 해외 연구인력까지 끌어들이는 촉매 역할을 한 것이다.



 영국·프랑스 등 선진 각국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한 철도망을 확충하는 것도 쓰쿠바와 같은 맥락이다. 현재 영국 런던은 대도시권을 연결하는 ‘크로스레일(Crossrail) 프로젝트’를, 프랑스 파리는 광역권을 외곽순환도로처럼 감싸는 ‘그랑 파리 익스프레스(Grand Paris express)’ 계획을 추진 중이다.



파리는 외곽 도시를 산업 및 금융, 관광, 예술 등 7개 클러스터로 특성화하고 이를 GPX로 연계해 2030년까지 100만 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각각 특장점을 가진 지역들을 철도로 묶어 여러 방면에서 고루 경쟁력을 갖춘 거대 도시 같은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아주대 최기주(교통시스템공학) 교수는 “영국·프랑스 모두 수도권 일대에 고도로 발달한 철도망을 구축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일찌감치 세웠다”고 평했다.



 이에 비해 한국 수도권은 몸집만 커질 뿐 각 지역을 빠르게 연결하는 철도망이 없어 지역들의 장점을 한데 묶는 시너지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재 수도권에는 6곳의 산업형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 파주출판단지를 중심으로 하는 경기 서북부의 ‘컬처로드-K’와 의정부 쪽 ‘북부 섬유·패션 클러스터’, 인천 송도를 포함한 경기 남부지역의 ‘서해안선 레저거점’, 성남·판교 중심의 ‘융·복합 R&D 특구’ 등이다. 경기개발연구원 이정훈 전략연구센터장은 “이들 클러스터는 자체적으로 일정 수준의 특성화 기능을 축적하고 있지만 이들을 묶어주는 연결고리, 즉 광역철도 같은 이동수단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클러스터들이 하나로 묶이지 못하고 서로 고립된 섬처럼 따로 놀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를 해소할 대안이 바로 GTX라고 주장한다. 서울대 고승영(건설환경공학) 교수는 “특성화 도시의 기능을 연계해 수도권을 광역화하는 것이 수도권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이를 어느 정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GTX는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X자 형태로 관통하는 광역급행철도망으로 2008년 경기도가 제안한 사업이다. 최고 시속 200㎞로 달리는 열차로 인천 송도, 경기 화성·동탄, 의정부·일산 등지를 서울 도심과 연결하는 게 골자다.



 그러나 GTX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 조차 끝내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이 2011년 12월 예비 타당성 조사를 시작했지만 1년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수도권과 국가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여줄 GTX가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실정이다.



 한국교통연구원 최진석 철도정책실장은 “철도는 사람의 이동을 통해 지식의 흐름과 교류를 가속화하는 효과가 있다”며 “GTX의 효과를 측정할 때는 단지 수송 편의성만 따질 것이 아니라 이처럼 지식기반 산업의 인프라 역할을 한다는 점까지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환·윤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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