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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설익은 정책 쏟아내는 서울시

강기헌
사회부문 기자
타이밍은 기가 막혔다. 하루 전, 국회 공공의료 국정조사 특위가 동행명령에 불응한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고발키로 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그래서 더 주목받았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해 서울 시민들을 설득하기엔 부족했다. 서울시가 11일 발표한 ‘시립병원 공공의료 강화 계획’ 얘기다. 핵심은 상급 종합병원에서 담당하는 전문 의료 분야를 시립병원이 품겠다는 것이었다. 서울시 김경호 복지건강실장은 “보라매 병원 등 서울 시내 6개 의료기관을 암센터 등 어르신 전문 센터로 특성화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각론에 들어가자 스텝이 꼬였다. 올해 암센터를 만들겠다는 보라매 병원엔 암을 전공한 내과 전문의가 5명뿐이었다. 2015년까지 백내장센터를 신설하겠다는 동부병원엔 안과 전문의가 단 1명뿐이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윤강섭 보라매병원장은 “ 대형 병원처럼 암센터가 독립된 건물처럼 있는 게 아니라 ‘Hospital(병원) 위드 암센터’로 병원 내부에 암센터가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보라매 병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방사선 종양학과 전문의 2명과 핵의학과 전문의 2명을 추가로 확인할 수 있었지만 암센터를 만들기엔 벅차 보였다.



 이날 기자회견 중에 언급된 서울 시내 한 상급 종합병원 암센터의 경우 산하 위·폐·식도암센터에만 전담 의료진 23명이 암과 싸우고 있다.



 암센터는 물론이고 심뇌혈관센터(서울의료원), 뇌건강센터(서북·서남병원)가 시민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든다. 불과 한 달여 전 정부는 암을 포함한 4대 중증 질환(암·심장질환·뇌혈관질환·희귀난치질환)의 본인부담금을 절반 이상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시가 중앙 정부의 복지 정책 기조만 잘 읽었다면 4대 중증 질환이 아닌 다른 공공의료 지원 대책을 마련할 수 있지 않았을까.



 김 실장은 이날 “시민 1000명에게 물었더니 대부분 의료의 질이 높아 믿을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해 돈 부담 없이 방문 가능한 병원을 원하고 있었다”며 “시민들의 요구가 모순되지만 (둘 다) 잡아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다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지, 실현 가능한지를 결정하는 게 더 중요한 이유다.



  같은 날 서울시 정보기획단이 내놓은 생활 불편 사항 신고 제도도 설익어 보였다.



 시는 “보도블록 파손 등 생활 불편을 신고하는 학생들에겐 네 건당 자원봉사 한 시간으로 인정해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어르신들의 어깨를 주물러 드리는 것과 깨진 보도블록을 찾아다니는 건 차원이 엄연히 다른 일이다.



강기헌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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