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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놀듯, 아빠와 놀듯 … 우리말로 놀이 해봐요

문혜진(왼쪽)·최승호 시인이 자신들의 동시집에 실린 삽화를 프린트한 흰 티셔츠를 입고 사진을 찍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아이들의 말이 사라지는 시대다. 동시·동요보다 아이돌 그룹의 국적 불명 가사에, 그리고 거친 말의 홍수에 휩쓸린 탓이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말의 청청지대’를 만든 시인이 있다. 동시를 쓴 최승호(59) 시인과 문혜진(38) 시인이다.



두 시인의 동시집
최승호 『말놀이 동시집』- 소리로 언어감각 깨우칠 수 있게
문혜진 『사랑해 사랑해 … 』- 아기 키울 때 쓴 의성·의태어 담아

 미당문학상·김수영문학상 등 주요 상을 두루 받은 최씨는 동시계에서도 스타다. 2005년부터 내놓은 『최승호 시인의 말놀이 동시집』(비룡소) 시리즈와 작곡가 방시혁과 함께 낸 동요집을 합쳐 23만부나 팔렸다. 덕분에 저작권협회에 작사가로 등록했고, 저작권료를 받는 색다른 경험도 하고 있다. 김수영문학상을 받은 실력파 시인 문씨도 최근 동시집 『사랑해 사랑해 우리 아가』(비룡소)를 냈다. 아이의 마음을 그리는 두 시인을 만났다.



 두 사람의 동시집은 상호 보완적이다. 4세 이전의 아이를 대상으로 한 ‘모성의 언어’(문혜진)와 5세 이후의 아이를 위한 ‘부성의 언어’(최승호)라는 점에서 그렇다. 그럼에도 이들의 동시는 아이들에게 중요한 놀이와 맞닿아 있다. 몸놀이와 말놀이다.



 문 시인의 동시는 몸놀이 쪽이다. ‘우리 아기 다리/기리기리 기린 다리/칙칙폭폭 칙칙 폭폭/기리기리 기차 다리//쭈쭈쭈쭈 쭈쭈쭈주//우리 아기 다리/기리기리 쭉쭉 길어져라!’(문혜진 ‘기리기리 쭉쭉’)



 “아이를 키우면서 오갔던 언어를 담았어요. 아이와 밀착해 숨결과 살결을 느끼며 생기는 경험을 시로 옮긴 거죠. 아기가 말을 배울 때는 다른 단어보다 의성어와 의태어를 잘 받아들이죠. 그런 말들을 반복하면서 말의 느낌을 확장하려고 했어요.”(문혜진)



 “문 시인의 동시는 갓 태어난 원초적 언어에요. 엄마와 아이 사이에 오가는 숨결 같은 언어죠. 엄마라는 악기와 아기라는 악기가 공명하는 거에요.”(최승호)



 최씨의 동시는 언어유희를 느낄 수 있는 말놀이다. ‘초가집 위에/초롱초롱/올빼미 눈 위에/초롱초롱/별 떴다/초여름밤/초승달 떴다’(‘초여름밤’)처럼 소리가 살아 있다.



 “소리에 집중했어요. 우리 말은 소리가 아름다운데, 그걸 느끼면서 문학이나 언어감각을 깨우칠 수 있게 한 거죠. 가르치지 않고 놀자고 하니 아이들이 해방감이나 자유로움을 느끼는 듯해요. 의미를 강조하지 않으니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도 있어요.”(최승호)



 두 사람 모두 동시를 읽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언어감각을 설명으로 배울 수 없어요. 동시로 우리말의 맛과 멋을 느끼면서 자연스레 체득하게 되죠. 동시집의 좋은 그림을 보는 경험도 아이들에게는 의미가 있고요.”(최승호)



 “요즘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은 듯해요. 그러니 엄마와 함께 동시를 읽고 노는 경험은 아이들에게 숨구멍이 될 수 있죠.”(문혜진)



 동시는 그들에게도 새로운 숨구멍을 뚫어줬다. 문씨는 “동시를 쓰면서 기존의 한계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다양한 음역 대를 아우르게 된 듯하다”고 했다. 최씨도 “동시를 쓰면서 난센스와 언어유희를 마음껏 해봤다. 그 덕에 몽타주 형식의 새로운 시작법을 찾았고, 신작에 이를 반영할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글=하현옥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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