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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연금 있다고 유족연금 80% 싹둑

경북에 사는 주모(68·여)씨는 2005년 1월 만 60세가 되면서 월 79만970원의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했다. 젊어서 부지런히 연금보험료를 낸 덕분이다. 지난해 8월 그 전부터 국민연금을 받아오던 남편이 갑자기 숨졌다. 국민연금 수령 중이거나 가입 중에 숨지면 유족연금이 나온다. 남편의 유족연금은 69만5450원으로 산정됐지만 연금공단 측에선 20%(13만9090원)만 줬다. 남편 유족연금의 80%(55만6360원)가 삭감된 것이다. 주씨는 남편이 보험료를 덜 낸 것도 아닌데 유족연금이 싹둑 잘려나간 게 이해할 수 없었다. 주씨에게 이런 일이 생긴 이유는 국민연금의 중복조정 규정 때문이다. 한 사람에게 두 개의 연금이 갈 경우 둘 다 온전히 받지 못하도록 조정한다. 한 사람이 과도한 연금을 받지 못하게 제한해 두루두루 혜택을 보게 하려는 취지에서다.



중복조정 규정에 한쪽 삭감
본인 노령연금 전액 포기도
연금발전위 개선 의견 모아
정부 "돈 많이 드니 신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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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까지 이 규정에 따라 연금이 삭감된 사람은 5만2948명이다. 2011년(4만5069명)보다 7000여 명이 늘었다. 이런 연금 삭감자는 매년 15% 정도 늘고 있다. 가장 많은 유형이 주씨와 같은 경우다. 국민연금에 10년 이상 가입하면 만 61세 이후 연금이 나온다. 이를 노령연금이라고 한다. 본인의 노령연금과 배우자의 유족연금이 겹치면 선택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 본인의 노령연금이 많아 이를 선택하면 배우자 유족연금의 20%만 나온다.



 이렇게 된 사람이 지난해 말 현재 2만5597명이다. 유족연금을 선택하면 본인 노령연금은 아예 못 받는다. 지난해 8219명이 대상이었다. 연금 가입 또는 수령 중 크게 다치면 장애연금을 받게 되는데 이것과 본인의 노령연금이 겹칠 수 있다. 이 경우 하나만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말 현재 1만7568명이 둘 중 하나를 포기했다.



 전문가들은 노령연금과 유족연금의 중복조정을 완화하자고 지적한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증가하면서 부부 가입자(전체의 21.3%)가 늘고 있는데 유족연금을 지금처럼 20%만 지급하면 보장효과가 너무 떨어진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든다. 지난해 기준으로 유족연금 평균액은 24만1000원으로 20%만 받으면 4만1000원에 불과하다. 또 부부 공무원·군인의 경우 두 개 연금이 겹치면 유족연금의 50%를 받을 수 있다는 것과 비교하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윤석명 연금연구센터장은 “두 개의 연금을 합쳐도 노후 생활비에 턱없이 부족한데 그걸 조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세금으로 기초연금을 지급하자는 마당에 자기 돈으로 보험료를 낸 사람에게 불이익을 줘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윤 센터장은 독일처럼 두 개의 연금을 합한 금액이 최저생계비의 150%(2인 가구 146만원)를 초과하는 경우에만 삭감을 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 이목희 의원도 지난 4월 본인 노령연금과 유족연금이 겹칠 경우 유족연금 지급률을 올리고, 유족연금을 선택할 경우 지금은 아예 받지 못하는 본인 노령연금은 절반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에서도 일부 중복조정 규정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회는 출산율과 경제성장률 등의 변화를 반영해 5년마다 연금제도 개선을 논의하는 기구다. 이달 말까지 제도 개선 권고안을 만들어 정부에 제출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측은 “어느 정도 필요성은 있지만 중복조정을 완화하면 연금지급액이 늘어나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성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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