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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그나마 우리 국사가 버티는 힘은 …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미국 뉴욕의 한인단체 코리아 소사이어티 한국 연구(Korean Study) 부회장인 최영진(70) 선생님이 찾아왔다. 선생은 매년 여름 미국인 사회교사들에게 한국 역사를 가르치기 위해 그들을 인솔해 한국에 온다. 이번엔 32명과 함께 열흘 일정으로 왔단다. 한데 선생은 “내년에도 올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이 행사를 지원해온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최근 계속 지원 규모를 줄이고 있어서란다. 선생은 30년 전 뉴욕에 정착한 후 큰딸이 다니는 고등학교 세계사 시간에 한국사가 빠진 것을 보고, 미국 고교 과정에 한국사를 넣기 위해 교사교육과 자료개발 운동을 벌였다. 그러다 25년 전 재단 지원으로 한국사 연수를 시작했다.



 “한국을 다녀간 교사들은 한국사와 일본사를 구별해요. 일본이 워낙 공격적으로 자기네 역사 홍보를 해서 교사들이 한국 고대사를 일본 고대사의 시각으로 이해하고 가르치는 일이 많았어요. 그래서 특히 왜곡이 심한 신라·가야 역사 교재를 우선 개발해 보급했죠.”



 일본은 요즘 매년 300~400여 명의 미국인 교사를 데려다 역사교육을 시킨다고 했다. 경기침체 후 크게 위축된 규모란다. 요즘 이 시장엔 중국이 뛰어들었다. 학교마다 거의 전 교사를 중국에 데려가 역사교육을 시킬 정도로 ‘대량송출’한단다. 그래서 요즘 걱정은 중국사 관점에서 왜곡한 한국사가 교육과정에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 판국에 한국사는 연 30여 명 연수도 기약할 길이 없단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선생은 최근 미국인 교사와 학생들에게 조선 역사 자료를 제공하는 웹사이트(www.chosonkorea.org)를 오픈했다며 한번 들러달라고 했다. 현지에서 제대로 된 한국사 교육 확산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한 민간 주도 사이트다. 조선시대의 그림과 사진·비디오파일, 현지에서 활동 중인 한국학자들이 쓴 조선 역사와 인물에 관한 논문들을 올려놓았다. 들어가봤다. 열정만큼은 충만했으나 조선의 장구한 역사를 섭렵하기엔 아쉽고 다뤄진 범위와 내용은 단편적이었다.



 한데 한국사를 모르는 것이야 미국인뿐 아니라 국내 학생들도 마찬가지이고, 우리 국사 교육의 한심한 현실을 생각하면 이것도 감지덕지일지 모른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고교생 70%가 6·25를 북침으로 대답했다는 조사 발표 후 충격이 가시지 않고, 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에 올리자며 100만 명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시·도교육감들은 이제야 교육부에 국사교육 강화를 건의했다. 한국사 교육의 현실은 이렇게 국내외를 막론하고 서글프다. 그나마 국사교육이 버티는 힘은 그래도 우리 역사에 헌신하는 최 선생 같은 보통 사람들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양선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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