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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방지 물질 과일의 10배 보기 좋은 꽃이 몸에도 좋다

꽃피자는 오감을 자극해 요리에 풍미를 더한다. 비올라·한련화처럼 꽃잎이 얇은 생화를 올려 먹으면 피자의 느끼함을 잡아주며 향긋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김수정 기자]




입맛 살리고 건강 지켜주는 꽃요리

노릇하게 구워진 얇은 피자 도우 위에 화려한 꽃이 피었다. 주황빛 한련화, 보랏빛 비올라 등 고운 빛깔의 꽃송이들이 사뿐히 얹혀져 시선을 끈다. 치즈를 듬뿍 올린 피자 한 조각을 집어 꽃잎을 얹고 싸먹는다. 느끼한 피자의 맛을 쌉싸름하면서 향긋한 꽃이 감싸준다.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풍미를 더한다. 오감을 자극하는 맛깔스러운 꽃요리다. 화려한 장식물이던 꽃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식탁 위 건강한 식재료로 주목받는다.



꽃의 건강 기능이 속속 밝혀지고 있어서다. 농촌진흥청 도시농업연구팀 이정아 박사는 “색채가 화려한 식용 꽃에는 노화를 방지하는 식물영양소인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하다”며 “꽃이 가진 고유의 향과 모양, 식감이 어우러지면서 요리에 풍미를 더해준다”고 말했다.



영양을 입증하는 연구결과들이 나오면서 꽃은 꽃피자·꽃비빔밥처럼 동서양을 넘나드는 요리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무더위로 지쳐 입맛이 떨어지는 때다. 오감으로 즐기는 꽃요리와 영양학적 가치를 알아본다.



노인성 치매와 파킨슨병도 예방





수세기 전에 꽃은 노화를 방지하는 식재료로 쓰였다. 중국 수·당 시대를 기록한 『수당가화록』에는 꽃이 부녀자의 얼굴을 아름답게 하고 늙지 않게 해 황후를 비롯한 여인들이 식용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런 꽃의 기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젊음·아름다움의 상징인 꽃에는 실제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물질이 많이 들어 있다. 이정아 박사는 “식용으로 이용하는 꽃 속에는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채소와 과일에 비해 최대 10배 이상 많이 함유돼 있다”고 말했다.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는 대표적인 파이토케미컬의 한 종류다. 붉은 토마토에 많은 라이코펜, 보라색 블루베리에 많은 안토시아닌, 매운 고추의 캡사이신 등이 파이토케미컬에 속한다.



이정아 박사팀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장미 품종의 식용 꽃에는 폴리페놀이 녹차·홍차보다 최대 7배 더 많다. 영양가가 높은 사과 껍질보다도 약 2배 더 많았다. 폴리페놀은 녹차에 많이 함유된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 생리활성물질이다. 몸에서 노화를 일으키고 피로물질을 쌓이게 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노인성 치매나 파킨슨병 등 뇌질환을 예방한다는 연구도 잇따라 발표된다. 서울여대 원예생명조경학과 윤경은 교수는 “채소 21종과 과일10종, 식용 꽃5종, 와인2종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 함량과 항산화력을 분석한 결과 식용 꽃이 가장 우수했다”며 “색깔이 짙은 부분이 옅은 부분보다 폴리페놀 함량과 항산화력이 높았다”고 말했다.



같은 항산화물질인 플라보노이드는 팬지·비올라 같은 붉은 계통의 꽃이 포도 껍질에 비해 1.8배 높았다. 플라보노이드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노화·암·만성염증·심혈관 질환을 방지하는 물질이다. 스페인의 카탈루냐 암연구소는 최근 플라보노이드 성분을 자주 섭취한 여성에게서 위암 발생률이 최대 절반까지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보라색·청색 계열에 풍부한 안토시아닌도 식용 꽃에 풍부하다. 안토시아닌은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색소다. 시력에 관여하는 ‘로돕신(빛을 감지하는 광색소의 일종)’ 물질의 합성을 도와 눈 건강에 좋다.



꽃은 색·향·볼륨 갖춘 완벽 식재료





꽃은 미네랄·비타민 등 영양소가 풍부해 고대부터 약용으로 쓰여 왔다. 지혜의 상징인 인디언은 감기를 예방하고, 해충의 독을 제거하는 데 에키나시아란 꽃을 사용했다. 유럽에서는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엘더플라워란 꽃을 활용하며 잼·시럽 등으로 만들어 먹었다. 우리 조상은 기력 없는 여름철이나 면역력이 약해질 때 꽃차를 늘 곁에 두고 마셨다. 충북과학대학 바이오식품생명과학과 백승화 교수는 “한련화와 백일홍, 맨드라미 등 식용 꽃을 채취·분석한 결과 마그네슘·칼슘 등 무기질과 비타민 C가 상당수 검출됐다”며 “꽃이 관상뿐 아니라 식품영양학적 측면에서도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꽃밥과 샐러드에 많이 쓰이는 한련화는 철분과 비타민C, 미네랄이 풍부하다. 금잔화에는 비타민A가 100g당 940㎎ 정도로 다량 함유돼 있다.



건강한 식재료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꽃은 피자·비빔밥·샐러드·화채 등 다양한 메인요리와 디저트에 활용된다. 국내에서 꽃피자를 선보인 조우현 셰프는 “요리의 3대 조건인 색·향·볼륨 3박자를 갖춘 완벽한 식재료가 바로 꽃”이라며 “꽃마다 향과 맛, 식감이 달라 샐러드와 소스·전병·튀김 등 다양한 요리에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봉오리가 크고 잎이 많은 국화는 튀김에 알맞다. 전분을 묻혀 튀겨도 형태가 유지되고 바삭바삭하다. 장미·로즈메리꽃·라벤더꽃은 향이 강해 소스류에 알맞다. 뜨거운 열을 가해도 고유의 향이 남아 있다. 꽃잎이 약하고 부드러운 베고니아나 한련화 등은 열을 가하면 형태·맛·향이 사라지므로 생화로 올려 먹는 게 좋다. 조우현 셰프는 “꽃은 관상용이란 인식이 강했지만 영양학적 가치가 알려지면서 꽃요리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며 “감각적 풍미를 더해 만족감을 높인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재배되고 유통되는 식용 꽃은 프리뮬러·팬지·한련화·맬로·베고니아 등 20여 종이다. 주로 4~10월 사이에 생산과 출하가 이뤄진다. 여름 제철 식용 꽃은 한련화·팬지·비올라·베고니아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하우스 재배로 과꽃·금잔화·금어초·장미·제라니움 등 대부분의 식용 꽃이 일년 내내 출하된다. 이정아 박사는 “관상용 꽃은 수확 직전에 농약을 살포해 유통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식용으로는 위험할 수 있다”며 “오염물질이나 꽃가루 알레르기 등을 주의해야 하므로 안전하게 생산된 꽃을 구입해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일부 백화점과 대형마트, 인터넷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보관 시 물에 적신 키친타월이나 면보를 밀폐용기에 깔고 냉장고에 넣어두면 3~4일 싱싱하게 유지된다.



글=이민영 기자

사진-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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